부처님은 초심자들을 가르치실 때, 보시의 미덕을 설명12하는 것으로 그 단계에 맞는 설법을 시작하셨다. 세가지 복 짓는 일(三福業事] 가운데서도 보시가 첫 번째이며,
그 다음은 계율을 수지하는 것, 마음을 닦는 일이다. - P34

보시행은 삼독심三毒心의 첫 번째인 탐욕을 무찌르는 데있어 최상의 무기인 까닭에 불자들의 마음 닦는 수행 과정에서 제일 앞자리를 차지한다. 

중생들은 자기의 됨됨이를 ‘나‘라고 여기고 자신의 소유물을 내 것‘이라고 고집하기때문에 탐심은 자기 본위와 이기심에 싸여 있다. 베푸는행위는 바로 이러한 이기심을 녹여 내는 데 도움이 되며, 또한 이기심과 탐욕이라는 독성을 치유하는 해독제인 것이다. - P35

주석서는 주인답게 베푸는 자(施主,檀越]‘의 개념을 다음과같이 설명한다.

자신은 맛난 것을 즐기면서 남에게는 맛없는 것을 주는 사람은 자신이 베푸는 선물의 종이다. 자신이 즐기는 것과같은 것을 베푸는 사람, 그는 선물의 친구쯤 된다. 자신은아무것이나 되는 대로 만족하며 남에게는 좋은 것을 베푸는 사람, 그가 곧 주인답게 베푸는 자이며 자신이 베푸는선물의 어른이요 주인이다.
- P38

부처님께서는 바르게 모은 재산을 어려운 사람에게 베푸는 이를 두 눈을 갖춘 사람으로, 모으기만 할 뿐 베풀지 않는 사람을 한쪽 눈 밖에 없는 사람으로 비유하신다. - P39

《증지부》에는 예부터 성인들이 훌륭한 보시물이라고 존중해 온 다섯 가지를 언급하고 있다. 그러한 보시의 가치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미래에나 결코 의문의 여지가 없는 것이다. 사려 깊은 출가 수행자들이나 브라만들은 바로이러한 보시를 가장 존중했다. 이 다섯 가지 위대한 보시는 바로 오계五戒를 철저히 지키는 것이다. - P42

부처님께서는 《증지부에서, 브라만들이 제사에서 쓰는불을 비유로 들어 정성과 존경심으로 돌보아야 할 세 부류의 사람들을 설명하신다. 

첫 번째는 공경해야 할 불로, 존경하는 마음으로 잘 보살펴드려야 할 부모님을 말한다.

두 번째는 가장家長의 불로, 아내와 자녀들, 피고용인과부양가족들이다.

마지막으로 나오는 공양해야 될 불은 성위聖位를 이룬 아라한이나 마음속의 해로운 요소들을 닦아내기 위해 수행의 길에 들어선 사람들을 말한다. - P44

부처님과 승가를 함께 공양하는 것이 부처님 한 분만을 공양하는 공덕보다 크며 언제 어디서나 승가가 사용할절을 세우는 일은 더 큰 공덕이 된다. 그러나 불법·승삼보에 귀의하는 것은 그보다 더욱 훌륭하다. 그보다 오계를 지키는 삶은 더욱 값진 일이다. 그리고 그보다 더 나은것은 자비관을 닦아 자애심을 계발하는 것이며, 더 나아가가장 수승한 것은 우리를 열반으로 이끌어 줄 ‘무상無常을꿰뚫어 보는 지혜를 계발하는 일이다.
- P49

남들이 어려울 때 그저 돕는다는 이타적인 마음으로 베풀어야 한다. 베푸는 행위에 있어서 스스로나 받는 사람의마음이 상하지 않도록 신중하게 베풀어야 한다.

부처님께서는 사려 깊게 베푸는 것을 장려하셨다. 만약시물이 받는 이를 복되게 한다면 주는 것이 현명한 일이다. 그러나 받는 이의 안녕을 저해하게 될지에 대해 신중하게 고려해야만 한다. - P53

베푸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에게 생명과 아름다움과 행복과 활력과 지성을 준다고 한다. 남에게 그와 같은 것을베풀면 실은 자기에게 베푸는 것이나 다름없으니, 심은대로 거둔다]는 말이 그 뜻을 간결하게 잘 드러낸다.

신심으로 베푼 보시는 언제 그 결실을 맺든지 재물과 아름다움을 얻게 하며, 그 위에 더 나아가 마땅히 공경할 사람에게 성의껏 공양을 올리면, 공손하고 충실하며 사려 깊은 자손과 아내, 부하와 아랫사람들을 얻게 된다.
- P56

성스러운 팔정도를 따르는 수행자들에게 베푼 공양은마치 비옥하고 잘 손질되었으며 물이 충분한 땅에 뿌려진씨앗이 많은 수확을 내듯이 놀라운 과보를 돌려준다.아무 보답도 바라지 않고 보시한 사람은 범천梵天에 태어날 수 있고 마침내 불환과를 성취하게 된다. - P57

보시행만으로는 생사 고품를 끝내기에 충분하지않다는 것은 분명하다. 부처님께서 으뜸가는 보시자라고하셨던 아나타디까도 예류과를 얻었을 뿐이다. 특별히언급되는 것은 철저한 계행이 수반될 때 보시행이 좋은 과보를 가져온다는 사실이다. 비록 아나타삔디까가 나무랄데 없는 덕을 실천했지만 그가 정신적인 수행을 했다는 이야기는 어디에도 나오지 않는다. 그러므로 엄청난 보시행을 했지만 그는 예류과에 머물러야만 했다.
- P61

불교는 조금씩 자신을 비워나가는 과정을 가르친다. 우선 물질적인 소유물을 내주는 것으로 첫 걸음을 삼는다.
점차 마음속에 베푸는 성품이 자리 잡고, 그러한 성품이사물의 실상을 꿰뚫어 보는 깊은 이해로 힘을 얻게 될 때사람들은 감각적 쾌락의 미망으로부터 깨어나게 된다. 이러한 단계에 이르면 어떤 사람은 재가자의 생활을 청산하고 출가의 길에 들어서기도 한다. 다음은 감관을 잘 제어함으로써 감각을 통해 들어오는 유혹들을 비워낸다. 그리고 깊이 들어앉은 번뇌를 명상을 통해 제거하고 그 자리를고결한 자질들로 채운다. 그러나 부정적인 요소들을 제거해 나가는 이 모든 과정은 보시의 실천에서 시작된다.
- P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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