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중국 사회를 하나로 뭉치게 하고 공산당의 통치를 정당화하는 것이 민족주의다. 이제 당이 중화민족을 상징하고 대표하게 된 것이다. 장쩌민 국가주석은 애국심을 열렬히 드러내지 않는 사람을 배신자, ‘국가의 인간쓰레기‘라고까지 비난했다. 그리고 2013년 국가주석이 된 시진핑도 장쩌민의 유지를 기꺼이 받들었다.
- P38

1949년을 기점으로 수모의 한 세기가 끝나고 중국이 세계의 중심에 다시 서려는 ‘백년의 마라톤‘이 시작되었다. 1993년부터 2003년까지 국가주석을 지낸 장쩌민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중국이 세계 강대국이던 시절을 상기시켰다. 후진타오 국가 주석도 ‘역사적 명분‘을 이어받아 인민들에게 외세의 괴롭힘을 떠올리게 하며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은 중국의 모든 세대가 실현하려는 확고한 목표가 되었다‘고 선언하려 했다. 하지만 후진타오는 고대손자병법의 교훈과 덩샤오핑의 가르침에 따라 야망을 숨기고 중국이마음껏 행동해도 좋을 만큼 강해질 때까지 기회를 엿보는 전략을 채택했다. 이것이 바로 도광양회 전략이다. - P44

시진핑이 사용한 ‘중국몽‘은 인민해방군 예비역 대령이자 군사학교수이며 강경파로 유명한 류밍푸치明福의 용어에서 빌려온 것으로 생각된다. 류밍푸는 영어로 출간된 책 《중국몽: 포스트 아메리카 시대의 강대국 사고와 전략 태세 The China Dream: Great power thinking and strategiesposture in the Post-American era)에서 중국이 과거의 영광을 되찾고 미국을대신해 세계 지도자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국가 전략을 명시한다. 중국이 21세기 초 수십 년 안에 반드시 미국을 뛰어넘어 ‘세계 제일의 강대국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 P45

허풍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류밍푸는 2015년에 중국의 ‘잠자는 사자‘가깨어났고 "언제든 거침없이 싸울 준비가 된 사자 무리의 우두머리가시진핑이다"라고 주장했다. 중국 지도층 중 강경파들은 2008년 미국에서 발생한 금융위기를 전환점으로 보고 이제 중국이 주도하는 세계질서가 펼쳐질 거라 믿는다. 이들의 생각이 맞을 수도 있다. 어쩌면 백년의 마라톤은 80년 만에 끝날 수도 있다.
이 모든 일을 알고 있던 인물은 아시아에서 중국을 가장 오랫동안 예리하게 관찰한 리콴유李光耀 싱가포르 전 총리다. 리콴유 총리는 "중국의 목적은 세계 패권국가가 되는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중국은 장기적인 화평굴기和平d起‘ 전략을 추구한다. 이 전략은 중국이 군사 대결이 아닌 류밍푸가 말한 ‘비정복 문명‘을 통해 경제적 지배를 추구함으로써 세계 패권을 장악한다는 이야기다. 다시 말해, 경제 - P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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