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비담맛타 상가하Abhidhammattha Sarigaha)에서는죽음이 도래하면 마음의 문에 업 또는 업의 표상相이나타난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 말은 죽음의 시발점에서실제행위나 상징화된 행위가 기억 가운데 재생한다는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표출되는 사고의 질이 다음 생을 결정짓는다고 한다.

죽음은 땅거미와 같이 자연스런 하나의 현상이다. 하지만 이는 무상의 법칙을 실현하는 한 예이기도 하다.

비록 우리는 죽음이 말할 수 없이 싫긴 하지만 피할 도리가 없는 이상, 그 불가피성을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죽음이 자리 잡을 때 갑자기 허를 찔리는꼴이 되지 않으려면 ‘죽음에 대한 마음챙김을 익히는 것이 좋다고 경전에서는 여러 번 설하고 있다. - P74

《증지부》(Ⅲ권 203쪽)에서 부처님은 평화로운 죽음을준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설하신다.

누구나 평화로이 죽을 수 있으려면 자신의 삶을 그목적에 맞게끔 영위하면서 적절한 태도를 길러 나아가야 할 것이다. 경전에 나오는 가르침은 다음과 같다.

1) 여러 가지로 일을 벌이는 바쁜 생활을 좋아하면 안 된다.

2) 지껄이기를 좋아해서는 안 된다.

3) 잠자기를 좋아해서는 안 된다.

4) 너무 많은 친구 사귀기를 좋아하면 안 된다.

5) 너무 많은 사회적 교제를 좋아해서는 안 된다.

6) 공상하기를 좋아하면 안 된다.
- P75

어떤 경에서 부처님은 이 작은 인간의 육신에서 전세계와 그 세계의 발생, 소멸 그리고 소멸에 이르는 길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 이 말씀은 곧 경험의세계는 인간 육신 안에 있다는 말이다. 다른 말로 하면인간 육신의 신비를 이해하게 된다면, 그것은 세계의신비를 이해한 셈이 된다는 뜻도 내포하고 있다. 사실외부세계란 우리가 감각기관이라는 도구를 통해서 겨우 알아차리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만일우리가 감각기관과 감각자료들을 이해하게 되면 모든것을 이해한 셈이 된다.
- P81

또 다른 경전에서는 서로 기대어 세워놓은 두 다발의 갈대의 비유를 통해서 몸과 마음의 상호의존 관계를 설명하고 있다. 

마음속의 감정변화는 신체의 화학작용에 영향을 미치고, 신체의 화학작용상의 변동은 마음에 영향을 끼친다. 그 명백한 예로 분노라는부정적인 감정을 들 수 있다. 

분노는 몸속에 있는 샘[原]의 분비작용을 촉발시켜서 신체의 화학작용에 현저한변동을 가져온다. 그래서 몸이 떨리고 땀이 나고 뜨거워지는 것을 느끼는 등의 변화가 일어난다. 

한편으로,예컨대 술이나 마약 등의 섭취로 인한 육체의 화학작용상의 변화는 마음에 영향을 끼쳐 각각 특유의 기분전환, 병적쾌감, 환각상태를 일으킨다. 

《증지부》(V권 385쪽 이하)에 의하면 모든 생각은 느낌으로 전환된다고 한다.) 이 말은 곧 육신이 얼마만큼 마음에 의해 영향을받는가를 보여준다.
- P82

부처님께서는 만일 육신이 우리가 생각하듯이 진실로 우리의 것이라면 우리가 원하는 대로 움직여주어야마땅한 것이라고 설파하셨다. 그렇다면 우리가 언제나원하듯이 육신은 젊고 건강하고 아름답고 튼튼한 채로변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육신이 우리 원대로되어주는 일은 거의 없으며 그래서 우리의 바람과 기대에 어긋날 때마다 매양 쓰라린 꼴을 겪게 된다. 

육신은실제로 우리에게 속한 것도 아니고 우리의 자아도 아니며 또 우리 자아의 일부도 아니라고 부처님께서는 지적하신다. 

따라서 우리는 육신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하며 자신을 육신과 동일시하는 일도 그만두어야 한다.
- P91

불교에서 깊이 개탄하는 것은 과도하게 욕심스러운탐심과 쌓아두는 습성이다. 인색함은 경멸하나 검소함은 미덕으로 칭찬한다. 낭비는 개탄할 습관이며 심지어는 반反사회적인 것으로 간주한다. 

한번은 아난다 존자가 어느 왕에게 승려들이 받은 보시물을 어느 정도로까지 활용하는지 설명해 준 적이 있다.

새로 옷을 얻으면 헌옷은 덮개로 쓴다. 헌 덮개는 좌복의 씌우개로 쓰고 헌 좌복의 씌우개는 깔개로 쓴다.

헌 깔개는 걸레로 쓰고, 낡아 너덜너덜하게 해진 걸레는 진흙에 이기어 금이 간 마루나 벽을 때우는 데 쓴다.( 《율장》 ①권 291쪽) 불교 승려들이 자원을 알뜰하게쓰는 모습이 실로 이와 같았다. - P101

《증지부》의 한 경(I권 160쪽)에서는 사회에 뒤틀린욕망, 부정한 탐욕, 그릇된 가치관이 만연하면 강우량이줄어든다고 단언하고 있다. 가뭄은 흉년을 가져오고 그결과 사망률이 상승한다. 부도덕과 강우량 부족 간의직접 관련을 설명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나, 다만《논서論書》들에 나오는 다섯 가지 자연법칙을 해석해보면 가능해질지 모르겠다. 

우주에는 다섯 가지 자연법칙 또는 자연력이 있다. 즉 계절에 의한 결정utuniyama,
종자에 의한 결정 brjaniyama, 마음에 의한 결정cittaniyama,
업에 의한 결정 kammaniyama 그리고 법에 의한 결정dhammanyama이 그것이다.

이를 달리 해설하면 물리적 법칙, 생물학적 법칙, 심리학적 법칙, 도덕적 법칙 그리고 인과의 법칙이 된다.
- P115

불교에 의하면 세계와 인류가 존속할 수 있는것은 바로 이 우주적 도덕법칙 또는 도덕력 때문이다. 업에 의해 세계가 존재하고, 업에 의해 인간이 존재한다.

이 우주적 도덕력은 다른 누구에 의해서가 아니라 바로 인간 자신에 의해 생성되는 것이다. 

부처님께서도 인간의 생각은 도덕력이라고 단언하셨던 것이다.

좀 더 직접적으로 말씀하신 것으로는 "생각(또는 이념)이 세계를 지속하게 만든다. "는 말씀이다. - P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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