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안네의 일기
안네 프랑크 지음, 이건영 옮김 / 문예출판사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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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 안네의 일기를 읽었을 것이다. 읽지 않았더라도 내용은 알고 있다. 방학숙제에 꼭 일기가 있었다, 개학이 다가와 한꺼번에 써 본 경험이 누구나 있지 않을까. 일기는 쓰기 싫은 일이며 누군가 본다는 것에 거짓으로 이야기를 지어낼 때도 있었다. 가장 솔직해야 할 공간이 그렇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안네는 불안한 자신의 삶을 일기에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안네의 일기>를 보기 전에 어린 시절 일기장을 꺼내보니 나도 일기장에 이름을 붙여 주었다. 그 계기가 무엇인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았지만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은 큰 위로가  되지 않았을까. 일기장에 감정이나 그날의 일을 서술하기보다는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하면 내 감정을 나누는 느낌이 든다. 안네도 그렇지 않았을까. 일기장에 '키티'라는 이름을 붙여주며 자신에게 일어난 일들을 적고 있다.

 

안네의 일기를 통해 역사적인 사실뿐만 아니라 한 소녀의 성장을 만난다. 사춘기 소녀가 느끼는 자연스러운 감정들. 어쩌면 어려운 현실적인 문제보다는 자신 앞에 놓여있는 작은 일들이 더 크게 다가오지 않았을까. 어른이 되어 이 책을 다시 만나니 어린 소녀가 마주할 역사적인 아픔보다는 자신의 작은 감정조차 해결하지 못했던 상황들이 마음이 아프다. 마음껏 자신의 감정을 가족들에게 드러내지 못하는 것이다. 숨어지내는 시간들이기에 부모에게 하는 행동이나 말들이 투정처럼 느껴지지 않았을까. 그 시기에 누구나 하는 투정도 사치처럼 느껴지는 아픈 역사 속에 살고 있었다.

 

"유대인이든 아니든 나는 명랑한 분위기와 찬란한 햇빛이 필요한 한 소녀에 지나지 않아요"하고 자신에게 항변할 때도 있어. 만일 누구에게 이런 말을 한다면 나는 곧 울어버리고 말 거야. 사실 운다는 것은 때론 크나큰 구원이 되기도 해. - 본문 172쪽 

 

<안네의 일기>를 이야기할 때 '꿈'과 '희망'이라는 단어가 빠지지 않는다. 목숨이 오고 가는 극한 상황 속에서 하루하루를 견뎌내는 일이 얼마나 힘들 일일까.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일 수도 있다. 죽음을 마주하고 있는 상황에 태연하게 보낼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이 어린소 녀의 일기를 보면서 우리가 마주한 상황들이 힘들다고 감히 말하지 못하는 것이다. 어린 소녀가 우리들에게 많은 것을 전하고 있다. 희망고문이 아니라 진짜 희망을 생각하며 힘든 시간들을 버텨낼 수 있는 힘을 갖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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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 : 산사 순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유홍준 지음 / 창비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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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진 것의 소중함을 모르고 지나칠 때가 많다. 늘 보는 것이기에 그 가치를 높이 평가하지 못한다. 다른 사람들이 인정하면 정말 그런가 하는 생각을 하는 어리석음을 보일 때도 있는 것이다. <산사 순례>를 보면서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했던 우리나라의 산사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이 된다.

 

 

종교를 떠나 누구나 한 번쯤은 산사를 찾는다. 발길을 멈추게 만드는 곳. 산사를 찾으면 마음이 차분해진다. 간혹 우리를 작게 만들기도 한다. 나를 들여다보는 시간을 만들어 주기도 한다. 2018년 6월 30일 바레인에서 열린 제42차 유네스코 세계위원회에서 21개 회원국 중 20개국의 지지를 얻어 우리나라의 산사 7곳이 세계유산에 등재되었다. 이렇게 많은 나라가 인정할 만큼 우리의 산사가 소중하다는 것이다.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산사를 찾아가며 그냥 좋다는 단순한 감정에서 출발했는데 이 책을 보며 다른 감정들을 품게 된다.

 

역사적으로 소중한 곳들이다. 유홍준 교수의 말처럼 아는 만큼 볼 수 있다. 모르고 보는 때와 알고 보는 것은 다르다. 가보았던 산사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미처 알지 못해 그냥 지나친 것들, 알고 보면 더 많은 것을 보았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있다. 그렇기에 이 책을 만난 후 산사를 찾는 분들은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책에서 소개하는 산사 중 유심히 보게 되는 것은 문경의 봉암사이다. 문경은 매년 가는 도시이다. 목적지를 향해 가며 봉암사 이정표를 보면서도 가보지 않은 곳이다. 다른 산사는 일부러 찾아갔음에도 문경은 자주 가면서도 봉암사를 가 볼 생각을 하지 못했다. 유홍준 교수는 문화유산의 가치와 멋을 찾는 것이 아니라 봉암사는 자리앉음새가 감동을 준다고 말한다. 문장 하나하나는 글이 아니라 그림이다. 그곳에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렇기에 봉암사를 가지 못했던 아쉬움이 크게 자리 잡는다.

 

 

조용한 산세에는 소박하게, 화려한 산세에는 다채롭게, 호방한 산세에는 기세 좋게 건물을 세운 것이 우리 산사 건축의 미학이다. 전국 각 산사의 건축이 비슷한 것 같지만 자연과의 어울림은 모두가 저마다의 여건에 따라 이런 원칙을 지키고 있다. (P 248)

 

세계유산에 등재되었다고 그 가치가 높아진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산사에 숨겨진 이야기를 보며 우리가 어떤 마음으로 바라보아야 하는지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책에서 소개하는 산사들을 보며 살랑살랑 가을바람이 부는 계절에 우리를 떠나게 만든다. 책을 보고 나서 찾아가는 산사는 이전과 다르게 보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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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에서 보낸 하루 라임 틴틴 스쿨 11
김향금 지음 / 라임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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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에서 만나는 우리의 모습은 어떨까. 역사를 다루는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서 역사왜곡에 대한 기사를 만난다. 제대로 알지 못하면 왜곡된 역사를 진실로 받아들일 수 있다. 가끔은 아이들과 함께 보는 일이 많은데 그것이 당시의 모습을 올바르게 담고 있는 것인지 모를 때가 있다. 다양한 자료들을 함께 찾아보는 일이 많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표현이 진부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제대로 아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재미요소와 상상이 더해진 드라마나 영화가 아니라 올바른 역사를 알기 위해 책을 만난다. 역사라는 딱딱한 이야기가 아니라 다양한 사진자료와 흥미로운 이야기로 만날 수 있다.

 

 

<경성에서 보낸 하루>에서는 경성역, 조선 총독부, 서대문 형무소, 화신 백화점, 종로의 요릿집 등을 둘러보며 일제강점기의 경성을 만난다. 일제강점기의 아픈 역사 속에서 이곳에는 어떤 사람들이 찾으며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지나간 시간들을 상상하기보다는 생생한 사진 자료들을 통해 그 당시의 모습을 들여다볼 수 있다. 감정적인 이야기기보다는 사실적인 이야기들이 함께 한다. 아픈 역사를 만날 때는 간혹 감정적으로 바라보게 된다. 이 책은 객관적으로 그 당시의 모습을 보며 사람들과 장소, 사건 등을 만난다.

 

드라마의 영향 때문일까. 드라마 속 장소와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역사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이런 작은 관심으로 시작한 역사가 책까지 이른다. 책에서는 흥미로운 사진과 이야기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지금의 '천원숍'과 비슷한 10전 짜리 화장품을 파는 깜짝 진열대에는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시계를 자랑하기 위해 자리가 있는데도 전차 손잡이를 잡고 서있는 유행을 풍자한 만화도 있다.

 

시간이 흘렀지만 그 당시 사람들과 달라지지 않은 우리들의 모습이 있다. 물론 풍경이나 삶이 달라지기는 했지만 사람이 사는 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그리 차이가 나지 않는다. 시대적 아픔이 있지만 그것을 떠나 하루하루 열심히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난다. 그들이 만들어낸 이야기는 우리에게 역사가 되었다. 시간이 흘러 경성, 지금의 서울이 앞으로 어떻게 변하게 될지 궁금하다. 책에서 언급한 것처럼 한성, 경성, 서울의 명칭별 영역은 조금씩 다르다. 깊이 있게 생각하지 못했던 이런 작은 부분들까지 알게 된다. 책제목처럼 하루에 경성을 여행하는 것은 힘든 일이다. 그렇기에 옆에 두고 여러 날에 걸쳐 경성을 여행하며 우리의 역사를 만나면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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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 조르바 에디터스 컬렉션 3
니코스 카잔차키스 지음, 이재형 옮김 / 문예출판사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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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에 만났던 그리스인 조르바. 그와 같은 삶을 살아갈 수는 없지만 선망의 대상이기도 했다. 같은 반에는 조르바 같은 친구가 있었다. 내 일기장에 등장하는 그 친구의 별명은 조르바였다. 그 친구를 보면 조르바가 떠올랐다. 어린 나이임에도 구속을 받지 않그 늘 자유로움 속에 사는 아이였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그런 삶을 살아가는 것이 더 힘들어진다는 것을 느낀다. 어리지만 구속받지 않고 자유로운 생각과 행동을 했던 그 친구를 부러워하면서 온전하게 이해하지 못했다. 그 친구를 떠올리면 조르바가 생각나고 조르바를 만나면 그 친구가 떠오른다.

 

 

조르바를 만나는 일은 새로운 경험이 될 수도 있고 지금의 내 모습이 초라해지기도 하다. 우리는 어쩌면 조르바처럼 살아가는 일이 힘들 수도 있다. 어떻게 어디에도 구속받지 않고 자유로운 생각과 행동을 할 수 있을까. 어떤 시기에는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궤변처럼 느껴질 때도 있었다. 어쩌면 자유로운 삶을 살아가는 그를 질투해서 그런 마음이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그가 하는 말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라 그의 말들이 궤변이라 생각했다. 어쩌면 부정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그의 행동이 옳다고 생각하면 지금 내가 가는 것이 잘못된 것이 되는 것이라 생각했다. 나이가 들어 다시 만나는 조르바는 어린 시절 만났던 조르바와는 확연히 다르다. 그가 전하는 이야기는 같지만 달라진 내가 만나는 조르바는 조금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난 매 순간 죽음을 바라봅니다. 죽음을 봐도 두렵지가 않아요. 하지만 '나는 죽음이 좋아'라는 생각은 절대, 절대, 절대 하지 않아요. 아니, 난 죽음을 전혀 좋아하지 않아요! 난 자유인 아닌가요? 그러니 그런 생각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요!" - 383쪽

 

화자와 조르바가 걸어가는 삶의 길은 같은 듯 다른 목적지를 향하고 있다. 화자는 갈탄광 사업의 성공을 꿈꾸었을 것이다. 원하는 대로 사업이 성공하지 않았지만 그 꿈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의 변화를 보면서 우리들도 변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화자와 같은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이 조르바를 만나며 변화될 수도 있지만 강하게 밀어낼 수도 있지 않을까. 그 실패가 다른 삶의 목적을 찾아 떠나게 할 수도 있다. 무엇이 옳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조금은 자유로운 삶을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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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나의 피아노 노트 3 (스프링) - OST 베스트 곡집 레이나의 피아노 노트 3
박혜란(Reynah) 지음 / 삼호ETM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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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라는 악기가 주는 신비로움이 있다. 서툴지만 악보를 보며 한음한음 만들어가는 행복한 시간이 될 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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