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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홀의 사생활 - 블랙홀을 둘러싼 사소하고 논쟁적인 역사
마샤 바투시액 지음, 이충호 옮김 / 지상의책(갈매나무) / 2017년 10월
평점 :
절판
블랙홀을 직역하면 '검은 구멍'이다. 하지만 그 안에는 많은 것이 담겨 있다. 블랙홀이 주는 이미지는 다양하다. 신비스럽고 강력한 느낌 등 다양한 것을 생각하게 한다. 과학에서는 '중력장이 극단적으로 강한 공간'을 의미한다. 블랙홀은 엄청나게 강한 중력으로 어떤 물체든지 흡수해 버리는 별이라고 한다. 과학 영화에서뿐만 아니라 사랑을 소재로 하는 영화에서도 등장하는 용어이다. 과학 용어이지만 다양한 영역에서 사용한다.
<블랙홀의 사생활>이라는 독특한 제목을 만났다. 블랙홀과 사생활이라는 단어의 조합을 보니 더 흥미를 끈다. 검은색 표지에 보이는 초록 글씨들이 눈에 띈다. 이 책에서는 어떤 이야기로 우리들을 끌어들일까.
12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에서는 블랙홀을 둘러싼 사소하고 논쟁적인 역사를 다루고 있다. 어려울 거라는 생각을 잊게 만든다. 과학 영역은 비전문가들에게는 어려운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물론 흥미롭게 접근하는 내용들도 많지만 과학이라는 학문 자체가 주는 느낌은 무겁고 어렵다는 생각을 한다. 이 책을 만나면서도 흥미로운 제목과는 상반되게 내용은 어렵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첫 장을 넘기면서 그런 생각들은 기우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
누구나 알고 있는 아이작 뉴턴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뉴턴하면 자동적으로 떠오르는 것은 중력이다. 지금은 당연히 이해하는 내용이지만 뉴턴이 살던 시대에 중력은 획기적인 내용이었을 것이다. 뉴턴의 이야기로 시작되는 것은 존 미첼이라는 인물 때문이다. 존 미첼은 뉴턴의 법칙을 바탕으로 블랙홀의 존재 가능성을 처음 주장했다고 한다. 그 뒤로 프랑스 수학자 피에르-시몽드 라플라스도 '보이지 않는 천체'를 언급했다고 한다. 시대를 앞서간 이들의 연구는 사람들의 지지를 받지 못한다. 그 당시에는 주목받지 못했지만 후세의 누군가에게는 중요한 자료들이 되는 것이다.
그전에는 중력 붕괴를 연구하는 물리학자와 상대론자는 오로지 별의 물질에만 신경을 썼다. 즉, 별의 물질에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그 최종상태는 어떻게 되는가에만 관심을 보였다. 미스너는 "하지만 그것은 사라지고, 블랙홀이 남습니다. 이전에는 사람들이 별의 운명에 초점을 맞추었지만, 이제 우리는 뭔가 다른 것이 생겼다는 것을 보게 되었지요. 그것은 여전히 거기에 있고, 어떤 일들을 할 수 있답니다. 그것은 단순히 별의 무덤에 불과한 것이 아닙니다."라고 말한다. - 본문 189쪽
블랙홀이라는 용어는 언제 누구에 의해 만들어진 것일까. 그전에는 어두운 별, 얼어붙은 별, 붕괴한 별이라는 용어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블랙홀이라는 용어는 많이 사용하지만 언제 누구에 의해 만들어졌는지에 대한 의문을 갖지 못했다. 책에서는 그 과정들도 소개하고 있다. 과학이라는 학문을 다루고 있지만 과학 이론들이 어떻게 일상 속에서 만들어지며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는지에 대한 내용들을 다루고 있어 무겁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영화 속에서 만나던 신비스러운 이야기가 아니지만 블랙홀이라는 이름으로 만나기까지의 역사를 통해 많은 과학자들의 논쟁을 만날 수 있다. 그들의 논쟁이 있었기에 지금 우리들은 새로운 것들을 알아간다. 아직도 어렵고 이해하기 힘든 내용들이 있지만 읽으면서 블랙홀이 주는 신비스러움이 현실적으로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