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과 바다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18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이경식 옮김 / 문예출판사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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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지 않은 사람들도 <노인과 바다>의 이야기는 알고 있을 것이다. 이렇듯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작품을 학창시절에 만났고 그 후로도 여러번 읽은 기억이 있다. 여러번 읽은 책이고 줄거리를 알고 있음에도 자주 읽게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런 것이 고전의 힘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 번 읽고 답을 찾아가는 일은 드물다. 힘들게 찾아가는 과정이 있지만 우리들에게 정답은 아닐지라도 삶을 살아가는데 힘을 주는 무언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다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곱씹어보며 다시 읽게 되는 것이다.

 

 

세상에 초연한 노인과 늘 격동적이고 새로움을 추구하는 바다와는 너무도 다른 이미지이다. 어릴때 바라보았던 바다는 파도가 넘실대고 강한 느낌의 바다였다면 이제는 조용한 바다의 풍경이 먼저 떠오른다. 바다의 느낌이 달라진 것처럼 읽을때마다 이야기의 느낌이나 노인에 대한 생각이 다르다. 어릴 적 만났던 노인의 모습은 너무도 무모하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시간들을 정리하고 조금더 편안한 삶을 살수도 있을텐데 위험한 바다로 나가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간혹 무모한 도전을 하고 있는 것인지 의심이 들때가 있다. 어쩌면 실패를 생각하기에 무모하다라고 생각하는지도 모른다. 결과를 예측할 수 없기에 그의 행동을 무모하다라 할 수 없지 않을까. 지금 만나는 노인의 모습은 나에게 희망을 꿈꾸게 한다. 평생 삶의 터전이였단 바다, 그곳에서 노인이 낚은 것은 고기만이 아닐것이다. 예전에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이제는 하나둘 보이기 시작한다.

 

희망을 버린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야. - 본문 109쪽

 

바다에서의 처절한 싸움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예전에는 왜 몰랐을까? 같은 책을 읽으면서 언제, 어느 상황에서의 내가 읽었느냐에 따라 생각도 많이 달라진다. 아직 삶이라는 험난한 바다에서 파도를 만나지 않고 잔잔한 바다를 느끼는 아이에게는 보이지 않는 것들이다. 아이는 책을 보면서도 힘들게 고생만하고 노인에게 남은 것이 없다고 속상해한다. 어릴 적 나도 빈손으로 돌아오는 노인의 모습만 보였다. 노인의 강한 집념과 어떠한 상황에서도 버리지 않았던 희망을 보지 못했던 것이다. 아이도 언젠가는 노인이 배에 한가득 싣고 온 희망을 보는 날이 오겠지^^

 

행운이란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나는 법인데 누가 그것을 알아본단 말인가? 아무튼 나는 약간의 행운은 손에 넣은 셈이었고 게다가 상대방 요구대로 값을 치르기는 한 셈이었다. - 본문 122쪽~123쪽

 

망망대해에 덩그러니 혼자서 힘든 시간을 보내는 많은 사람들에게 무슨 말을 할 수 있으랴. 비록 눈에 보이는 결과가 만족치 못하더라도 어떠한 상황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살았다면 그 사람은 실패한 것이 아닐 것이다. 가끔은 끝이 보이지 않는 저 어두운 바다가 두렵고 포기하고 싶지만 내가 타고 있는 배 안의 가득 담긴 희망을 잊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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