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 우체국 - 황경신의 한뼘이야기
황경신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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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게 앞만 보고 달리며 살다보니 주위를 둘러볼 겨를이 없다. 그러다보니 보이지 않는 벽이 생기기 마련이다. 다들 힘들지만 쉽게 말하지 못하고 아픈 자신조차 돌보지 못하니 다른 사람들을 돌아볼 겨룰이 없는 것이다. 가끔은 이런 일들로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일들이 많다. 누군가를 위로할 힘도 없고 위로받기도 함들때 저마다 삶의 돌파구를 찾는다. 복잡한 마음이 들때 우리들을 편하게 하는 책들이 있다. 그런 책들을 만나면 참 반갑다. 삶의 정답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 내가 가진 문제들을 잠시 잊을 수도 있고 간혹 해답을 찾는 일도 생긴다. 이렇게 우리들의 마음을 편하게 작가가 있다. 황경신 작가의 작품을 의도치않게 거의 읽었다. 일부러 찾아 읽은 것이 아니라 마음이 먼저 움직여 만난 책들이다.

 

 

<초콜릿 우체국>은 호기심을 갖게하는 제목이다. 책속에 담긴 서른여덟편의 이야기들은 동화처럼 순수했던 시절로 돌아가게 만들고 현실의 모습을 담고 있음에도 다른 세계의 모습을 만나는 신비스러운 느낌을 준다. 한편한편 만나는 짧은 이야기들의 소재들은 친근하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은 이야기이다.   

 

처음으로 만나는 '스케이트를 타고 싶은 코끼리'는 동화같은 이야기이다. 스케이트를 타고 싶은 코끼리의 발상이 새롭다. 우리들은 이런 생각을 할수 있을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른다.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코Rl리를 지탱해줄 빙판도, 신발도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들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고 미리 단정짓는다. 하지만 책속에서 만나는 다른 동물들은 그런 생각을 하지 않는다. 처음으로 만나는 이야기부터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우리들은 마주하는 수많은 불가능한 일들을 당연하다는 생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렇기에 쉽게 꿈을 포기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코끼리야, 기억해. 이 세상에는 우리 모두가 힘을 합하면 이룰 수 있는 일들이 너무나 많아. 우린 지금 막 그중 한 가지를 해낸 거야." - 본문 18쪽

 

이 책을 읽으면서 반칙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어느 정도 읽다가 좋은 글들을 발견해야 하는데 처음부터 강하게 다가오는 이야기들을 만난다. 어느 이야기가 와닿느냐고 묻는 질문에도 답하기 어렵다. 곰스크로 가는 기차를 보면서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도 늘 곰스크로 가고 싶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다. 여자와 남자가 다르다는 것을 설명하지 않고 한 편의 이야기로 서로가 많이 다르다는 것을 확연히 느낄수 있다. 한편으로는 슬프기도 하다. 누군가는 기차를 타지 않으려하고 어떤 이는 마음속으로 곰스크로 가는 기차를 타고 싶어한다는 것이 말이다. 서로 다른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며 이해하는 마음으로 사는 것인지 다르기에 포기하고 사는 것인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허투로 보는 이야기들이 없다. 작가의 작품들은 강한 색상이라기보다는 파스텔 느낌의 글들이다. 한 눈에 들어오지 않지만 편안하고 계속 보게 하는 글들이다. 한번 읽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여러번 읽게 만드는 글이다. 힘들게 살아가는 우리들을 잠시 쉬어가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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