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의 시대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84
이디스 워튼 지음, 이미선 옮김 / 문예출판사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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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의 시대>는 유독 인연(?)이 없던 책이였다. 영화로도 개봉된 작품이지만 영화, 책 모두 만나지 못했었다. 매번 읽으려고 리스트에 적어놓지만 늘 뒤로 밀렸다. 작년말부터 지인이 꼭 읽어보라고 권유하였다. 만날때마다 책을 읽었냐고 확인(?)을 했다. 밀린 숙제처럼 남겨진 책이였다. 그러다가 다른 책들을 뒤로하고 읽기 시작했다. 추천해준 지인이 워낙 극찬을 해서 그분이 느낀 감정들을 나도 느껴보려 노력했다. 좋지 않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분처럼 강한 느낌을 받지는 못했다. 아직은 깊이 읽기에 부족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읽기를 미뤄 두었던 시간들이 후회되기는 했다. 하지만 영화로 만들어진 이유나 많은 사람들이 찾는 작품일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을 했다.

 

 

이 책의 저자인 '이디스 워튼'은 영국의 여류 작가 '제인 오스틴'과 비교된다고 한다. 두 여류 작가의 작품들은 모두 영화로 개봉되었다.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은 영화와 책으로도 만났지만 이디스 워튼의 작품은 이번에 만나게 된 것이다. 비교가 되는 작가여서 그런지 이 책을 읽으면서 조금은 다르지만 '오만과 편견'을 떠올리게 된다. 여류 작가가 쓴 여성들의 내면을 담은 것이라 비교할수 밖에 없는 것이다.

 

1870년대 초 뉴욕이 배경이 되며 이야기는 시작한다. 두 여성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남자 뉴랜드 아처가 오페라하우스에 도착하면서 세련되지 않은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가 말하는 것처럼 세련되는 행동에 신경을 쓰는 사람들. 결국 그들은 누군가에게 보여지는 모습에 많이 신경을 쓰는 것이다. 내가 나를 위해 예쁘게 꾸미는 모습이 아니라 행동 하나에도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생각하는것이다. 그런 시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이란 과연 행복한 것일까. 그런 시대를 '순수의 시대라'라 말할 수 있는 것일까.

 

어느 시대나 자기 주장이 강하고 순응하는 삶을 살아가지 않는 여성들은 사람들의 비난을 받게 된다. 간혹 기가 세다는 말까지 듣는다. 여성들은 능동적이고 자기주도적인 삶을 살아가기 힘든 것일까. 결혼이라는 제도아래 참으면서 사는 것이 아니라 이혼을 감행하는 여성들은 더 그렇다. 지금도 이혼을 한 여성들을 색안경 쓰고 보는 경우가 많은데 앨런이 살던 시대는 그 편견이 더 많지 않았을까.

 

"나는 자유로워지고 싶어요. 모든 과거를 싹 지워버리고 싶어요." - 본문 137쪽

 

나약하고 중심이 없어 보이는 '뉴랜드 아처'와 강한 이미지를 보이는 '엘런 올렌스카'와 그녀와 사촌지간인 '메이 웰렌드'를 중심으로 이야기는 흐른다. 얼핏보면 삼각관계의 사랑 이야기가 아닐까라고 생각하지만 시대적인 모습과 그들의 내면을 들여다볼수 있는 이야기이다.

 

주어진 것에 순응하며 살면 어쩌면 편할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행복하지는 않다. 욕심 때문에 무언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 주도적으로 내가 만들어가는 것은 분명 힘든 일이다. 힘든만큼 행복할거라 생각한다. 이처럼 주어진 시대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자신의 생각으로 주도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어쩌면 우리들은 뉴랜드 아처를 비난하지만 현실에서는 그와 마찬가지의 선택을 하지 않을까. 우리들도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생각하며 순수한 마음을 버리고 세련되려고 어리석은 노력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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