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벙 테마 소설집
박솔뫼 외 지음 / 한겨레출판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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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뭔가에 중독되어 있지 않을까. 인터넷 중독, 스마트폰 중독, 커피 중독 등 다양한 중독에 시달리고 있다. 중독이라는 것이 긍정적인 의미로 다가올수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몸에 좋은 운동도 중독에 이르면 본인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도 힘들어지는 것은 아닐런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부정적인 의미의 중독만 있지는 않을 것이다.

 

 

첨벙

불가사의하면서도 기묘한 13가지 중독 이야기

 

제목과 부제가 눈길을 끈다. 심각하지 않더라도 한두가지 중독에 빠져있는 우리들이 만나는 중독 이야기. 이 책의 주인공들은 어떤 중독에 빠져 있는 것일까. 기묘하다라는 표현이 말해주듯 책속에서 만나는 이야기들은 이전의 이야기들과는 조금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어찌보면 평범한 이야기들은 아닌듯하다. 읽을수록 묘한 매력에 빠져들기도 하고 간혹 무엇을 말하는지 다시한번 읽기도 한다. 이렇듯 빠르고 쉽게 읽혀지는 이야기들은 아니다. 그럼에도 끝까지 읽게 만드는 이야기들이다.

 

첫번째로 만나는 이야기는 '수영장이다. 수영장이라는 장소를 생각하며 떠올리는 모습들이 있을 것이다. 시끌적적한 여름날의 수영장이나 조금은 한가로이 수영을 하고 있는 누군가를 떠올리기도 한다. 이런 모습들은 대부분 해가 떠있을때의 장면을 그리게 된다. 새벽에 누군가 수영을 하고 있다면 어떤 느낌이 들까.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또다른 누군가 있다면 우리들은 공포영화의 한 장면쯤으로 생각할 것이다. 아니면 수영을 하는 모습을 몰래 훔쳐보는 정상적이지 않은 장면을 상상할지도 모른다. 이야기속 화자 '나'는 새벽이면 처절하게 헤엄을 치는 '이애정'을 보게 된다. 잘하지도 못하지도 않는 수영 실력으로 새벽이면 첨벙첨벙 수영을 하는 이애정을 바라보고 있는 '나'. 조금은 미묘한 모습의 첫 이야기부터 우리들은 조금은 혼란스럽게 만든다.

 

모두 그런것은 아니지만 여자들이 조금이나마 공감할수 있는 것은 <원피스>에 나오는 옷에 관한 중독이다. 영화속 한 여주인공이 있었던 옷이 마음에 들어 푸른색 원피스를 십여 벌 사들이는 그녀. 책속에서 말하는 영화를 보면서 나또한 그당시 이야기와는 별개로 여주인공이 입었던 원피스가 예쁘다는 생각을 했었다. 우리들도 많은 옷은 아니지만 영화속 주인공을 따라 아이템들을 한두가지쯤은 사보았을 것이다. 중독까지는 아니지만 그런 경험이 있었기에 그녀의 그런 모습을 조금이라도 이해하려는 마음이 생긴다. 그녀와 전화상담을 하는 나.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들은 또하나의 중독을 만나는 것이다.

 

중독의 어원처럼 우리들도 이 책에 사로잡히게 된다. 이해를 하고 안하고를 떠나 묘한 매력을 가진 이야기들임에는 틀림없다. 무슨 말인지 모르지만 그 말에 빠져드는 경우도 있듯이 온전히 이야기속에 빠져들지 못할때도 있다. 늪에 빠진 것처런 이야기속에 허우적거리며 우리들은 책속에서 첨벙거린다. 그들이 말하고자 하는 것을 하나라도 잡고 싶은 마음에 첨벙거리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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