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 철도의 밤 비룡소 클래식 28
미야자와 겐지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비룡소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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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닥 유쾌하고 흥미진진하게 전개되지 않았음에도 한 회도 빠지지않고 보게하는 매력이 있었던 작품이 있었다. '은하철도 999'. 지금 아이들에게 물어보면 거의 모른다고 말하지 않을까. 철이와 신비스러운 메텔이라는 캐릭터가 기차를 타고 우주를 여행하는 신비스러운 이야기였다. 그 만화를 아는 분들이 이 책을 보며 당연히 철이가 타고 가는 기차를 떠올리 것이다.

 

 

<은하철도의 밤>은 만화 영화 '은하철도 999'의 원작동화이다. 그 만화영화를 보면서 시종일관 조금은 무겁고 슬픈 느낌이 전해지는데 이 책도 마찬지이다. 기차를 타고 떠나는 흥미롭고 신비스러운 여행임에도 잔잔하게 전해진다. 작품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알고 있었지만 작가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지 못했다. '미야자와 겐지'는 서른 일곱이라는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시대를 뛰어넘은 작가였던 것일까. 그 당시에는 주목받지 못했지만 이 작품은 만화영화로 만들어진 만큼 이야기가 주는 힘이 크다.  참 안타까운 일이다. 살아생전에는 주목받지 못하다가 세상을 떠나고나서야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으니 말이다.

 

어딘지 모르게 슬퍼 보이는 소년 조반니. 고기잡이를 나간 아버지는 연락이 없고 엄마는 몸이 아프시다. 그런 상황에서 묵묵히 자진의 일을 하고 엄마를 보살피고 있다. 이런 조반니가 놀림을 받을 이유는 없다. 하지만 친구들은 이런 상황에 놓여있는 조반니를 놀린다. 친구의 아픔을 놀림의 대상으로 삼은 것이다. 책속에서 만나는 많은 사건들중 아주 작은 사건이지만 보고있는 우리들에게는 깊이 새겨지는 일이다.

 

편찮으신 엄마가 드셔야할 우유가 배달되지 않았다. 꼭 드셔야 하기에 우유를 가지러 가는 조반니. 사람들이 없으니 잠시후에 오라는 말을 듣고 돌아가다가 어디선가 들리는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은하 역, 은하 역."

짙푸른 들판위에 기차가 보인다. 그 기차에는 '캄파넬라'가 타고 있다. 우연히 올라탄 기차. 조반니의 신비스러운 기차 여행이 시작되는 것이다. 꿈같은 여행이 시작되는 것이다. 조반니가 여행을 하며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이 고스란히 담겨지기를 바라는 욕심일까. 그것마저도 그 아이에게 허락되지 않는 것일까. 마지막 이야기를 만나면 누구보다 우리들이 더 힘이 빠진다. 시종일관 슬픔이 느껴지는 것은 아마도 그 이유 때문이 아닐까한다.

 

조반니가 기차여행에서 만나는 새로운 사람들과의 많은 일들을 보며 우리들은 흥미진진함을 느끼기 보다는 안타깝고 슬픈 마음이 든다. 언제 깨어날지 모른는 꿈같은 여행이라는 알고 있어서일까. 삶이라는 것도 항상 웃을수 있는 일보다는 슬프고 힘든 일들이 더 많다는 것을 안다. 한 번의 행복과 웃음을 위해 우리는 많은 시간의 고통과 시련을 이겨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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