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렛 도넛
배정진 엮음, 트래비스 파인 원작 / 열림원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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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이 생각하는 가족의 모습은 어떨까. 대부분의 가정에는 가족 사진이 걸려있다. 사진 속에는 엄마, 아빠 , 아이들의 모습이 보인다. 그 외에 다른 가족들이 함께 할때도 있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계시는 경우도 있고 엄마나 아빠의 형제들이 함께 하는 가족 사진이 있다. 가족의 구성원이 조금씩 다를수는 없지만 한 가지 공통적인 것은 엄마는 여자이고 아빠는 남자라는 것이다. 다른 성을 가진 엄마, 아빠를 우리들은 생각할수 없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본다면 가족의 구성원들은 제한적일수 있다. 혈연 관계가 아니면 가족이 될 수 없는 것일까. 간혹 친부모이지만 남보다 못할때도 있고 남이지만 가족보다 더 좋은 사람들을 만날때가 있다. 우리의 이런 편견 때문에 한 가정이 사라지고 만다.

 

 

초콜렛 도넛. 단 것을 싫하는 분들이라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달콤함의 매력에 빠져든다. 초콜렛 도넛을 먹을때처럼 달콤함을 전하는 이야기였더라면 얼마나 좋을까. 마르코의 바람처럼 해피엔딩이였으면 얼마나 좋을까.

 

동명의 영화로도 제작된 이 책은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동성애자 부부와 함께 살기 원하는 다운증후군 소년 마르코. 우리가 알고 있던 가족의 모습이 아니다. 이들을 보면서 부모의 자격이 단지 낳았다는 것만으로 주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아이를 소유물로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 이들은 소유가 아닌 사랑으로 돌봐주려 한다. 마약중독자인 엄마대신 사랑으로 보살펴주려 하지만 현실은 그들을 부모로 인정하지 않는다.

 

첫눈에 서로의 사랑이라는 것을 알게 된 루시와 폴. 이들은 다른 사람들 앞에서 당당히 사랑한다고 말할수 없다. 그런 두 사람 앞에 다운증후군 소년 마르코가 나타난다. 장애를 가진 부족한 아이가 아니라 이들에게는 사랑스러운 존재이다. 거의 방임하다시피하는 엄마의 존재를 대신해 루시는 자신이 보호자가 되고 싶어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들에게 부모가 되기를 허락하지 않는다. 당사자인 마르코의 의견은 중요하지 않은 것이다. 마르코가 마지막으로 찾아 간곳이 어디였을지는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왜 들에게는 해피엔딩의 삶이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 행복은 강자에게만 허락되는 것일까.

 

부모는 어떤 사람들이 될수 있을까.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이기에 책을 읽으면서 그런 부분들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수 없다. 다양성을 인정하라고 말하지만 우리들은 쉽게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이야기의 배경은 1979년 캘리포니아이다. 지금은 30여년이 훨씬 넘은 2014년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달라지지 않았다.  폴처럼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것을 쉽게 밝힐수 없는 것이다. 우리의 현실은 그들을 포근히 감싸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초콜렛 도넛처럼 달콤한 이야기를 기대했다. 해피엔딩을 원했다. 평생 마음속 고통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잠시의 행복도 허락되지 않는 현실에 분노한다. 하지만 결국 그 현실속에 있는 사람들 중 나도 함께 서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가족의 사랑에 대한 것뿐만 아니라 사회적 약자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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