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안녕 읽기의 즐거움 21
마리오 브라사르 지음, 쉬아나 베렐스트 그림, 이정주 옮김 / 개암나무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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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우리들은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것이 영원한 이별이라면 더욱 그렇지 않을까. 엄마라는 이름을 가지고 살아가지만 엄마, 아빠가 내 곁을 떠난다는 것은 상상할수 없는 일이다. 연세가 드시면서 죽음의 시간과 가까워 지는 것은 자연의 당연한 섭리 일것이다. 그럼에도 자연의 섭리를 거스리고 싶을 때가 있다. 나의 곁에 영원히 머무를수 없다는 것을 알지만 평생 내 곁에 두고픈 부모님인 것이다.

 

 

<아빠, 안녕>은 이제 겨우 일곱 살 남자 아이가 아빠의 죽음으로 이별을 받아들이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아이가 아빠의 죽음을 쉽게 받아들일수 있을까. 어린 아이들에게는 이별이라기보다 여행의 느낌일 것이다. 가끔 하늘나라로 여행갔다는 표현을 쓴다. 아이들은 언젠가 사랑하는 사람이 돌아올거라 생각한다. 그들의 죽음을 온전히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힘들 것이다. 단지 긴 여행을 떠났을 뿐이다.

 

얼마전 본 한 드라마의 장면이 떠오른다. 이제 초등학생인 아이가 아빠의 장례식장에서 보인 모습은 오히려 더 슬프게 한다. 엄마와 나이차가 많은 언니는 계속 눈물을 흘린다. 이제 초등학생인 아이는 복도에 쭈그리고 앉아있다. 예비 형부가 될 남자 주인공이 아이에게 다가가자 아이는 말한다.

 

"엄마와 언니는 하루종일 울기만 해. 오빠 나 졸려..."

 

아이는 아직 아빠가 자신의 곁을 떠났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렇기에 엄마와 언니가 왜그렇게 눈물을 흘리는지 모른다. 형부가 될 주인공에게 오빠라 부르며 졸립다고 말하는 아이. 서글프게 눈물을 흘리는 엄마와 언니가 아닌 그곳에서 졸립다고 말하는 아이의 이야기에 더 슬펐던 것이다.

 

책에서 만나는 아이도 지금 당장 자신있게 아빠에게 안녕이라고 마지막 인사를 하지 못한다. 끔찍한 악몽일거라 말한다. 아빠의 죽음을 믿을수가 없다. 아이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아빠 품에서 잠을 깰수 있기만을 바란다.

 

교통사고로 돌아가신 아빠. 평소와 달리 빨리 차를 몰았다고 한다. 아빠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늘 다니던 길인데 그날따라 빨리 운전을 해 속도를 줄이지 못해 절벽 아래로 떨어진 것이다. 그것도 자신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아이. 그날 아침 아빠 자동차 열쇠를 몰래 숨겼다. 그것때문에 아빠가 회사에 지각할까봐 빨리 운전을 한거라 생각하는 아이. 그런 마음이 있는 아이기에 아빠의 죽음을 더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우리들도 그렇다. 누군가 떠나면 잘한것 보다는 못한 것이 더 많이 생각난다.

 

나는 아침을 거의 먹지 못했어요. 목이 꽉 메어서요. 고통은 도무지 삼켜지지 않아요. - 본문 22쪽

 

아직은 아빠의 죽음이 고통으로 다가온다. 그런 아이가 거북이처럼 느리지만 받아들이려 노력한다, 흑백의 삽화들과 묵직한 이야기이지만 아빠와의 소중한 추억들을 마음에 품으며 죽음이라는 현실을 받아들이려는 아이의 성장을 만날수 있는 책이다.

 

매일, 매일 밤, 우리는 조금씩 조금씩 일상으로 돌아왔어요.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요.

거북이처럼요. - 본문 7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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