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고요 산책길 - 나무 심는 남자가 들려주는 수목원의 사계
한상경 지음 / 샘터사 / 2014년 5월
평점 :
품절


만약 내가 다음 생에 사람이 아닌 다른 생명체로 태어난다면 무엇이 될까라는 생각을 해본적이 있다. 활동성도 많지 않지만 마음도 쉽게 움직이지 않는 사람이기에 '나무'를 생각한 적이 있다. 그 마음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아낌없이 주는 나무'라는 책이였다. 말 그대로 무엇하나 바라지 않고 아낌없이 주는 사람이 되고 싶었던 것이다. 나무의 삶 역시 그렇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우리에게 바라는 것이 없고 우리가 자신의 모든 것을 가져가도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나무. 지금도 그 생각에는 그리 달라진 것이 없다. 누군가에게 잠시 쉬어갈수 있는 그늘을 만들어주고 필요하다면 내가 가진 열매를 아무말 없이 줄수 있는 그런 나무같은 사람이 되고 싶은 것이다.

 

"나무는 나無다"라고 한 말이 생각난다. 아름다운 꽃을 주고 열매를 주고 그늘을 주고, 끝내는 모든 것을 주고도 끝까지 아무 말 없는 나 무(無)라는 말인가. - 본문 169쪽

 

아무리 악한 사람이라도 위대한 자연앞에서는 그 마음을 잠시 잊게 된다. 어떤 이는 아름다운 자연앞에 서면 눈물이 흐른다고 한다. 솔직히 어릴 때는 그런 말이 와닿지 않았다. 그전에는 느끼지 못했지만 나이가 들어갈수록 자연과 함께 하는 우리의 삶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 알아간다.

 

 

아침고요 산책길

나무 향기 꽃 내음 가득한 아침고요수목원으로 초대합니다

 

이 책의 저자는 아침고요수목원 설립자이다. 젊은 시절 농촌으로 돌아가 흙과 함께 살겠다는 꿈을 가진 저자는 드디어 자신의 꿈을 이룬 것이다. 나무가 되고 싶은 마음이 있었던 사람이라 '원예과'를 가려했던 적이 있다. 물론 선생님의 설득에 못이겨 그쪽과는 전혀 다른 공부를 했지만 가끔은 원예과를 선택하지 못한 아쉬움도 있다. 좀더 나이가 들면 나만의 작은 정원이라도 만들어 볼수 있을지 모르겠다.

 

 

우리나라에는 여러 곳의 수목원이 있다. 많은 곳을 가보지 않았지만 갈때마다 느끼는 것은 우리의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그곳에는 알수 없는 힘이 존재한다. 이기적인 마음과 욕심을 잠시 잊게 만들어준다. 자연 앞에서 우리는 한낱 작은 존재에 불과하다는 것을 느낀다. 단순히 휴식을 위한 공간이 아닌 것이다. 

 

 

<아침고요 산책길>에서는 아침고요수목원의 사계절을 만날수 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수목원의 풍경을 만나고 그 안에서 사람들의 이야기도 만난다. 자연과 인간은 별개의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자연따로 인간따로가 아니라 함께 더불어사는 모습을 보여준다. 가끔은 인위적인 모습을 많이 보이는 자연을 만나기도 한다. 그것을 자연이라고 해야할지 혼란스러울때도 있다. 자연을 느끼기 보다는 만들어진 인공적인 모습을 눈으로 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곳에서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만날수 있지 않을까 한다. 대자연 앞에서 우리들은 그들의 삶을 보고 배우며 성장해 나간다. 단순히 아침고요 수목원의 아름다운 사계절 풍경을 만나는 것이 아니라 결국은 우리들의 모습을 만나게 된다. 풍경만큼이나 이름도 예쁜 '아침고요'. 조선(朝鮮)을 의역한 이름을 가지게 된 이 수목원은 누군가의 꿈을 이루었고 그 꿈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의 행복한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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