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수 돗자리 쑥쑥문고 81
송언 지음, 고아영 그림 / 우리교육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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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부족한 사람이라 그런지 아이들과 수업을 하다보면 눈에 띄게 미운 녀석들이 있다. 다른 친구들과 반대로 행동하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는 듣지 않고 자기말만 하는 아이들. 대부분 그런 아이들을 보면 또 시작이구나라는 생각으로 무관심하게 바라본다. 처음에는 아이의 말이나 행동에 일일이 반응을 보이다가 나중에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는 것이다. 어쩌면 그 아이들은 자신을 봐달라고 서툴게 표현하고 있는 것인지 모른다. 우리들 그것도 모른체 말썽꾸러기가 오늘도 여전히 말썽을 부리는구나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 책에서 만나는 용수도 말썽꾸러기이다. 수업시간 내내 연필을 깎고 짝궁 하나뿐만 아니라 새로 전학 온 우현이도 괴롭힌다. 용수가 옆에 있으면 늘 사건이 터진다. 아이들의 불만도 크다. 오히려 아이들이 털보 선생님께 용수를 때려서라도 버릇을 고쳐주라고 말할 정도이다.

 

"용수를 막 패 주란 말이에요. 용수처럼 제멋대로 행동하는 아이에겐, '돼 먹지 않은 짓 그만해라." 하면서 다른 선생님은 팍팍 패 준단 말이에요. 선생님은 왜 용수를 안 때리는 거예요, 네?" - 본문 13쪽

 

 

아이들은 용수만 없으면 교실이 조용하고 문제가 생기지 않을거라 생각한다. 특히 하나는 무슨 일이 있을때마다 선생님께 용수에 대해 이야기한다. 만약 이런 상황과 마주한다면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올 것이다. 한 녀석은 말을 안듣고 한 아이는 미주알고주알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니. 털보 선생님은 정말 대단한 분이다. 이런 상황에도 꿋꿋이 중립적인 모습을 보이고 아이들을 풀어주려하니 말이다.

 

어느 입장에서 보느냐에 따라 이야기는 조금 다르게 다가온다. 선생님의 입장이라면 솔직히 용수와 같은 아이들을 만나고 싶지 않을 것이다. 같은 반 친구들도 되도록이면 용수와 마주치지 않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부모의 입장에서 본다면 털보 선생님 같은 분을 만난다는 것은 행운 그 이상일 것이다. 현실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선생님을 탓할수는 없다는 것을 안다. 현실적으로 반 아이들 모두에게 신경을 쓰기 힘든 상황에 한 아이를 특별히 본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일인지 안다. 그럼에도 우리의 아이들이 털보 선생님처럼 성적을 떠나 아이 하나하나 보듬어 주시는 분을 만나고 싶은 것이다.

 

모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말썽꾸러기 용수이지만 털보 선생님을 만나 조금씩 변하는 것을 볼수 있다. 단순한 떼쟁이가 아니다. 돗자리를 가지러 돌아갔던 이유도 알고 보면 단순히 떼를 쓰고 고집을 부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맡은 임무를 다하기 위해서였다. 우리들은 기다려주지 못하고 앞에 놓여있는 상황만 보고 다그치는 경우가 많다.

 

 

용수는 피하고 싶은 아이가 아니다. 가만히 그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런지. 털보 선생님, 친구들과 함께 돗자리에 앉아 있는 용수의 모습이 행복해 보인다. 더 반가운 것은 다른 사람들도 행복해 보인다는 것이다. 누군가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분명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마음을 여는 순간 그 아이도 자신의 마음을 열고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려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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