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지붕의 나나 시공 청소년 문학 55
선자은 지음 / 시공사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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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더가 우는 밤>을 통해 처음 만났던 선자은 작가. 첫 작품의 강렬한 느낌 때문인지 그 뒤로도 작가의 작품을 빼놓지 않고 읽고 있다. 매번 기발한 아이디어를 담고 있는 책을 보면서 새로운 이야기를 기대하게 된다. 이번에 만나게 된 <빨간 지붕의 나나>역시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제목과 표지의 그림을 보면서 고개를 갸우뚱 거릴 것이다. 제목은 빨간 지붕인데 표지속 그림의 집은 노란색 지붕이다. 이 집에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

 

듣지 마. 알았지?

또 그 여자 목소리다. 낮고 쉰 목소리. 제발. 물러가. 저리가. 목소리는 어둠을 이끌고 찾아온다. 어둠은 동굴 같다. 소리가 웅웅 울린다. 몇 번씩이나 반복된다. - 본문 7쪽

 

심상치 않은 이야기로 시작한다. 아직은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어디선가 들려오는 소리 때문에 힘든가보다. 남들에게 들리지 않는 소리를 듣는다면 어떤 마음이 들까. 조금은 으스스한 느낌으로 시작하는 이야기. 앞으로 어떤 일들이 펼쳐질지 궁금하게 만드는 첫 문장이다.

 

고등학생인 은요는 여느 여고생들과 다르지 않다. 아니, 다르지 않고 싶다. 6명의 친구들과 함께 지내면서 쉽게 어울리지 못하고 있다. 친구들에게 '멍멍이'라 불리는 은요. 얼빠져 있다고 불리는 별명이다. 멍하게 있거나 어떤 생각에 잠겨 다른 친구들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은요에게 민세는 관심을 보이며 하나부터 열까지 챙겨준다. 함께 다니는 친구의 이름조차 기억을 못하는 은요가 그 위기를 넘길수 있도록 도와주는 친구이다. 은요는 무엇때문에 이렇게 친구들에게 마음을 열어보이지 못하는 것일까.

 

어릴적 유괴를 당한 은요. 그 당시의 일이 기억나지 않는다. 그 사건 이후로 모든 것이 달라졌다. 유난히 은요에게 집착을 하는 엄마. 무관심해 보이는 아빠. 그 일이 있은 후 부모님은 은요를 할머니댁에 데리고 가지 않는다. 그런 부모님을 대신하는 사람은 작은아빠이다. 힘든 일이 있을때나 무슨 일이든 자신의 말은 잘 들어준다. 그것이 미안한 마음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작은 아빠와 할머니댁에 갔다가 유괴를 당한 은요. 그 일 때문에 작은 아빠의 마음은 무거우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은요는 그때의 기억을 하지 못한다. 언제나 자신의 편이 되어주는 작은아빠가 좋다. 무슨 일이든 작은 아빠에게는 털어놓을수 있다.

 

은요의 눈에만 보이는 작은 소녀. 나나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 자꾸 눈에 보인다. 이제는 진실을 알고 싶다. 자신의 눈에 보이는 누군가의 실체를 밝히고 싶다. 유괴 사건 이후로 가보지 않았던 할머니댁. 그 곳에 가면 비밀이 밝혀지리라. 전혀 생각나지 않는 유괴사건. 자신에게 나타나는 빨간 지붕의 나나를 찾아야한다고 생각한 은요는 시골 할머니댁으로 간다. 친구들 사이에서는 유령처럼 지내고 엄마나 선샌님에게는 로봇처럼 말을 잘 듣던 은요. 이제는 목표가 생겼다. 그것이 무엇인지 아직은 모르지만 그 출발점은 빨간 지붕을 찾는 것이다. 집을 찾고 나면 자신이 무엇을 해야할지 하나씩 알아갈수 있을 것이다.

 

그곳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평범한 소녀 은요가 유괴를 당해 일어난 일들 그 이상이다. 나나가 살던 곳이 노랑지붕이 아니라 빨간 지붕이였는지 비밀이 밝혀진다. 그 비밀을 밝혀지는 순간 우리는 놀라지 않을수 없다. 충격적인 결말을 보며 한 편의 미스터리 공포물을 보고 있다는 느낌이다. 여고생의 일상적인 모습에서 벌어지는 일들이라 생각했던 우리들에게 충격적인 반전을 선물한다. 비밀스러운 사건속에 숨겨진 충격적인 진실. 역시 우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작가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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