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야 빵호돌 (문고판) 네버엔딩스토리 23
이금이 지음, 이누리 그림 / 네버엔딩스토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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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얘도 나처럼 빵을 좋아하나봐?"

"……"

"그러니까 이름앞에 빵을 붙였잖아. 그런데 얘는 어떤 빵을 좋아할까?"

 

아이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습니다. 빵을 좋아해서 빵호돌이라 생각했는데 전혀 다른 의미의 빵호돌을 만납니다.

 

"호돌이를 낳았을 때, 애 아빠가 돈 벌로 간다고 나가선 소식이 없는 바람에 출생 신고도 못했어요. 나중에 하려고 하니까 벌금을 물어야 한대서 그냥 한 살 적게 올려 버렸죠. 뭐, 남편이 아니라 웬수라니까요." - 본문 11쪽

 

8살이지만 잘못된 호적때문에 학교에 갈수 없게된 백호돌. 1학년인 친구들과 달리 호돌이는 다시 유치원을 갈 수도 없고 학교에 입학을 할수도 없어 빵학년이 됩니다. 엄마는 일하러 나가시고 친구들도 학교에 가고 없는 시간들을 혼자 보내는 호돌이. 학교 앞에도 가보고 동네를 어슬렁거리며 다니다 아파트 놀이터를 갑니다. 놀이터의 긴 의자에 앉아 계시는 할아버지 외에 놀이터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할아버지가 조금 신경이 쓰이지만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에 신 나게 놀이터에서 놉니다. 그 후로 할아버지와 친구가 되는 호돌이. 학교 선생님이셨다 정년퇴임하여 아들 내외와 함께 살고 있다는 할아버지를 보니 자기처럼 외로움이 많으시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그래서인지 호돌이는 누구에게도 할수 없었던 마음 속 이야기들을 하게 됩니다. 누구에게도 말할수 없던 아빠 이야기를 할 정도로 할아버지가 편하고 좋아진 호돌이. 학교에 갈 수 없는 빵학년이지만 학교 선생님이셨던 할아버지에게 글도 배우고 함께 있기에 즐거운 시간들입니다.

 

"아버지 생각을 잊으면 안 돼. 사람은 멀리서도 그리운 사람이 부르는 마음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단다. 네가 기억도 나지 않는 아버지를 보고 싶어하는 것은 네 아버지가 늘 너를 생각하고 있기 때문일 게야." - 본문 45쪽~46쪽

 

아파트에 살고 있는 할아버지와 달리 호돌이가 사는 동네는 연탄을 사용하고 일을 해야만 살림을 꾸려나갈수 있는 사람들이 모여 있습니다. 동네 사람들은 그런 속사정들을 잘 알아서인지 서로 힘들지만 도움을 주고 작은 것 하나라도 나누는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사람들입니다. 호돌이와 할아버지의 나이를 초월한 우정 이야기와 함께 우리들은 사는것은 넉넉치 않지만 함께 나누는 따뜻한 사람들을 만날수 있습니다. 우리가 말하는 '정'이라는 것이 느껴지는 동화입니다.

 

실제로 가정형편상 여덟살임에도 학교에 가지 못하고 유치원에 가야하는 아이를 보며 그 아이를 위로하고픈 마음에 이 책을 쓰셨다는 이금이 작가님. 호돌이를 통해 그 아이에게 용기와 위안을 주고 싶다고 하셨는데 아마 많은 친구들이 씩씩한 우리의 친구 호돌이를 보며 힘을 얻지 않을까합니다. 우리들도 책을 보며 아직 어린 친구이지만 자신이 처해 있는 상황들을 받아들이고 힘든 일들을 하나씩 해결해 가는 모습을 보며 응원의 박수를 보내게 됩니다. 가난이라는 불편함을 불행이라 생각하지 않고 씩씩하고 당당하게 걸어가는 우리의 친구 빵호돌을 알게 되어 참으로 행복한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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