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랜드 대모험 - 2012 제6회 블루픽션상 수상작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69
이진 지음 / 비룡소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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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어린 시절의 놀이공원은 00랜드, 00월드 등의 멋진 이름이 아니라 가슴 아픈 역사가 담긴 창경원이다. 그때는 몰랐다. 다른 나라에 의해 우리의 소중한 궁이 놀이공원으로 전락했다는 것을. 몰랐기에 그곳을 가는 날이면 어찌나 흥분되고 잠이 오지 않았는지. 그 곳에서 만난 청룡열차는 정말 꿈같은 놀이기구였다. 지금 놀이기구에 비하면 시시하겠지만 우린 청룡열차가 내는 소리에 흥분하고 언제 찾아올지 모르니 그곳을 마음 속에 담고 눈에 담아 두기 바빴다. 이제 어른이 되어 아이들 때문에 놀이동산을 찾지만 그때 만난 청룡열차만큼 나를 흥분시키고 가슴 설레이게 하는 놀이기구는 없다. 내 마음속에 청룡열차가 아직도 소리를 내며 달리고 있을때 아이들의 마음 속에서는 무엇이 움직이고 있을까?

 

동양 최고 테마파크 <원더랜드> 완공 초읽기

 

같은 하늘 아래 너무 다른 모습들이 있다. 가난뱅이들과 부자들이 한 도시에 섞여살고 있다. 승협이네 동네는 좁다란 골목 양쪽에 작은 상자 같은 집들이 서로 마주보고 끝없이 늘어서 있어 사람들은 벌집이라 부른다. 승협이네 동네에서는 눈이 필요없고 귀와 코만 필요하다. 무엇을 하는지 굳이 보지 않아도 벽 너머로 방귀소리와 트림소리가 들려오고 김치 냄새, 라면 냄새, 썪는 냄새 등 이웃들의 온갖 냄새들에 둘러싸여 살고 있다. 엄마, 아빠는 공장에서 쫓겨나기 일쑤이고 동생은 심장병으로 돈이 없다는 이유로 수술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그런 승협이에게 자유이용권이 만원이나 하는 원더랜드는 그림의 떡인 것이다.

 

같은 반 부반장 집에 갔다가 <보물왕국> 창간 10주년 기념으로 중학생 애독자 35명을 원더랜드에 초대한다는 것을 보게 된 승협. 책을 빌려 몰래 애독자 응모권이 있는 페이지를 뜯어 별 기대를 갖지 않고 엽서를 보낸다. 그리 기대하지 않았지만 행운의 여신이 찾아온 것일까? 35명의 행운아 중에 승협이의 이름이 있엇던 것이다. 가고 싶다는 동생을 뿌리치고 온 승협이는 그리 마음이 편치않았지만 그렇게 오고 싶었던 원더랜드에 온 것이다. 행운이 점점더 승협이에 다가오는 것일까? 단순하게 원더랜드에세 놀이기구를 타는 것이 아니라 게임을 통해 1등에게는 푸짐한 상품을 준다고 한다. 우연히 35번 친구가 1등은 200만원의 상금을 준다는 이야기를 듣고 동생을 위해 1등을 하려고 마음 먹는다.

 

'꿈과 환상의 판타지 세상, 원더랜드'.

꿈과 환상이라는 건 내 손이 닿지 않는 곳, 내 세상 바깥에서 흘러가는 일들을 뜻하는지도 모른다. 세상 밖에서 흘러, 세상 안으로 들어와, 전혀 가늠할 수 없는 방향으로 변해 간다. 어디로 어떻게 움직일지 종잡을 수 없는 원더랜드의 놀이 기구처럼. - 본문 228쪽~229쪽

 

죽을 힘을 다해 1등을 했지만 승협이의 손에는 백과 사전과 동생이 갖고 싶다던 풍선 뿐이다. 5개의 상품을 가질수 있다고 했지만 재믹스는 텔레비전이 없으니 소용없고 30인치 TV는 좁은 집에 둘 공간이 없고 일을 하느라 하루도 쉬지 못하는 엄마, 아빠와 여행을 간다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할 일이니 제주도 여행권은  필요없는 것이다. 그 많은 선물들 중 승엽이에게 필요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가져가라는 주최측 때문에 들고 온것은 동생을 위한 책과 동생이 부탁한 풍선 뿐이였던 것이다.

 

삶은 우리의 바람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간혹 우리는 행복 고문속에 살고 있는건 아닐까하는의문이 들기도 한다. 꿈을 향해 가지만 결코 닿을수 없는 꿈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현실의 우리들은 꿈과 환상의 나라에는 갈수없는 것은 아닐까? 승협이에게 돌아온 헛헛함은 어쩔수 없지만 현실이라는 이름으로 우리의 삶을 조금은 이해해가게 되는 시간이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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