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켄슈타인 지성과 감성이 자라는 어린이 세계문학고전 9
메리 셸리 지음, 길 타브너 엮음, 조경인 외 옮김 / 가나출판사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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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세계문학고전의 9번째 이야기 프랑켄슈타인. 완역판이 아니라 초등학교 친구들이 읽기 쉽게 원작을 요약하여 출간되었다. 학창시절 이 책을 접하면서 단지 프랑켄슈타인이 만든 괴물이 무섭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였다. 하지만 지금 아이와 다시 읽어보면서 그때와는 조금 다른 느낌으로 만나게 된다.

 

스위스 제네바 출신인 빅터 프랑켄슈타인. 사이 좋은 부모님 밑에서 자라고 자연의 법칙에 대한 호기심이 많았다. 대학에 들어가 인간 생명의 비밀을 밝히려는 열망이 집착으로 변하면서 무서운 일을 계획하게 된다. 밤마다 납골당과 시체 안치실, 묘지, 도살장 등에서 연구에 몰두하며 결국 생명 탄생의 비밀을 발견하게 된다. 그러면서 직접 생명을 창조하겠다는 일념으로 다락방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다. 연구에 몰입하면서 사랑하는 이들에게는 소홀해지고 건강도 악화되면서 예민한 성격으로 변해버린다. 사나운 폭풍우 치던 날 밤 자신이 그렇게 오랜 시간을 심혈을 기울여 만든 새로운 생명이 탄생한다. 하지만 빅터는 자신이 만든 창조물을 보고 공포를 느끼며 외면해 버린다. 결국 괴물은 자신을 만든 이에게 버림을 받은 것이다.

 

우리는 직접 보지 못하고 책에서만 만나지만 그림 속 괴물은 보는것만으로도 공포감을 준다. 하지만 외모만 그럴 뿐 심성은 그러지 않았을 것이다. 자신을 만들어준 빅터는 물론이고 처음 만나는 사람들도 이야기를 나눠 보지도 않고 외모만으로 괴물을 두려워하고 멸시하였다. 아마도 그런 아픔이 있었기에 빅터에 대한 분노심이 커졌는지도 모른다.

 

어릴 적 만난 괴물은 말그대로 괴물일 뿐이였다. 사람들을 죽음의 공포에 휩싸이게 하고 외모마저 공포감을 주는 아주 무서운 존재였다. 하지만 어른이 된 지금 아이와 다시 만난 프랑켄슈타인이 만든 괴물. 지금은 외모가 아니라 마음을 들여다보게 된다. 사랑받고 싶고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을 뿐인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의 마음을 알려 하지 않고 단지 외모만으로 평가하고 외면했다. 

 

인간에게 더 이상 동정이나 이해 따위는 바라지 않소. 나 홀로 겪어야할 고통이라는 걸 잘 알고 있소. (중략) 나는 애정을 구했지만 돌아오는것은 잔인한 증오뿐이었지. - 본문 85쪽

 

문득 어둠 속으로 사라진 괴물이 자신이 말한대로 지구의 북쪽으로 가서 불꽃이 되어버렸을까하는 의문이 든다. 어쩌면 그 곳에서 외모가 아니라 마음을 보고 친구가 된 누군가가 있지 않을까하는 작은 희망을 가져본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외면하는 괴물일지라도 그의 진심을 알아주는 한 사람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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