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잎새 (문고판) 네버엔딩스토리 45
0. 헨리 지음, 전하림 옮김 / 네버엔딩스토리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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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이 불고 옷깃을 여미는 계절이 오면 떠오르는 것이 몇가지가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마지막 잎새가 아닐까 합니다. 책의 내용을 알지 못하더라도 세찬 바람 속에서 떨어지는 잎을 보며 자신의 삶의 끈을 놓으려하는 이야기는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그만큼 유명한 오 헨리의 단편 마지막 잎새. 이번에 만난 책에는 마지막 잎새를 포함해 10편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오헨리 하면 마지막 잎새가 떠오르지만 다른 이야기들을 읽어보면 정확한 제목은 알지 못했더라도 그 내용은 우리들이 익히 알고 있는 것입니다. 크리스마스 선물이나 이십년후 같은 경우는 예전에 방송에서 패러디를 하여 보여준 적이 있어 너무도 익숙한 이야기들입니다. 몰랐다고 생각했지만 조금은 익숙한 이야기들을 보려 합니다.

 

우연히 만나 공통된 취향에 대해 이야기하다 공동 화실을 열게 된 수와 존시. 찬바람이 부는 11월 폐렴이라는 불청객이 예술인촌을 덮치고 존시도 그 불행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살고자 하는 마음만 있으면 병을 이겨낼수 있을거라 의사는 말했지만 존시는 창밖의 떨어지는 잎들을 보며 자신도 삶의 끈을 놓으려 합니다. 이런 모습을 지켜볼수 밖에 없는 수. 같은 건물 1층에 사는 베어먼은 40년동안이나 그림을 그렸지만 예술가라 불릴만한 작품을 남기지 못했습니다. 결국엔 수의 생명의 끈을 연장시키는 걸작을 남기게 되었으니 그것이 바로 마지막 잎새인 것입니다. 

 

"나는 정말로 저 마지막 잎이 떨어지는 걸 보고 싶거든. 이제는 기다리는 데 지쳤어. 생각하는 것도 지쳤어. 모든 걸 내려놓고 저 가엾고 고달픈 잎들처럼, 저 아래로 떨어지고 싶어." - 본문 13쪽

 

사춘기를 호되게 앓던 시기에 이 책을 읽었을때는 '존시'라는 인물에 빠져 있었습니다. 살고자 하는 마음이 없는 그에게 찬바람에 나부끼는 잎새가 자신의 목숨같다고 생각하는것이 당연하게 느껴졌습니다. 별 희망도 없고 자신이 언제 죽을지도 모른다는 어둠속에 놓여 있을때 희망의 끈이라는 것이 보이지 않을수도 있다는 생각에 그녀의 마음을 이해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다시 만난 존시는 나약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나약함 때문에 베어먼이 죽음을 맞이했다는 생각까지 드니 말입니다. 누군가는 언젠가 떨어지는 잎을 보며 절망했지만 다른 이는 그런 사람에게 삶의 용기를 주기 위해 자신의 것을 모두 바치는 조금은 아이러니한 일들이 벌어진 것입니다. 같은 책을 읽었건만 예전의 나와 지금의 나가 느끼는 너무도 다릅니다.  

 

마지막 잎새 뿐만 아니라 다른 이야기들이 주는 느낌도 많이 달라진 것이 사실입니다. 유독 겨울이라는 시간적 배경을 가진 작품들이 많습니다. 그래서인지 더더욱 지금처럼 찬바람이 불면 생각나고 읽고 싶어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거리에 잎이 얼마 남지 않은 나무들을 보며 설마 자신의 삶도 그렇다고 생각하는 어리석음을 가진 사람들은 없겠죠? 지금 당장은 잎이 떨어지겠지만 추운 겨울을 견디어 내면 반드시 새로운 잎들이 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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