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토끼 서울을 그리다 - 각계각층의 그림꾼 21인이 바라본 서울의 모습
박재동 외 20인 지음 / 성안당 / 2012년 10월
장바구니담기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살고 있는 나. 서울은 나의 고향이다. 조용하고 공기 좋은 곳에 여행을 다녀와 서울에 들어서는 순간 복잡하고 탁한 공기가 나를 맞이한다. 이렇게 복잡하고 시끄러우며 공기도 좋지 않은 곳이지만 나에겐 고향이기에 마음은 늘 포근한 곳이다. <달토끼 서울을 그리다>는 내가 살고 있는 곳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이라 반가울 따름이다. 더구나 예쁜 그림들과 소개된 서울의 풍경은 나의 추억을 하나씩 떠올리게 만드는 책이다.

달토끼는 '매주 마지막 주 토요일에 크로키를 하는 모임'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손재주가 전혀 없고 그림과는 거리가 먼 사람인지라 그림을 잘 그리는 분들이 참으로 부럽다. 나의 부러움의 대상인 많은 분들이 모여 서울에 대해 그림과 함께 들려주는 이야기. 21인의 작가들은 서울의 어떤 모습과 이야기를 들려줄까? 서울을 잘 모르는 분들은 복잡할것만 같은 곳이라 생각하겠지만 참으로 아기자기한 면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될것이다.

언젠가 방송에서 미술을 전공한 연예인이 여행을 다닌 곳을 스케치한 노트를 보여준적이 있다. 자신이 다닌 곳의 풍경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이 너무도 부러웠다. 그곳에 대한 정보를 정확히 알려주려면 사진을 찍으면 될것이다. 물론 사진 속에도 이야기가 담겨 있지만 그림이 전하는 이야기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이고 다녀온 곳이지만 언제 누가 어떤 것을 보았는지에 따라 이렇게 다르다는 것을 다시한번 알게 된다

며칠전 평일 오전 시간에 인사동을 찾았다. 가끔 찾는 곳이기는 하지만 갈때마다 생동감이 넘치는 곳이다. 외국 관광객들이 많아서인지 늘 활기차 보이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우리의 모습도 보이고 옛 정취도 느낄수 있는 참으로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는 곳이다.

옛날과 오늘이 공존하는 인사동.
온갖 풍경과 이야기를 품고 사는 곳, 우리들의 인사동. - 본문 중에서

아마도 서울에 사는 이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자주 이용하는 것이 대중교통이 아닐까 한다. 특히 지하철 출,퇴근 시간은 지옥철이라 부를만큼 늘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곳이다. 윤홍 작가가 우리에게 그림으로 보여주는 서울 직장인의 퇴근길 희로애락은 공감 백배이다. 나또한 주로 대중교통을 이용해 움직이는데 그 안에서의 나의 모습과 다른 사람들의 모습이 고스란히 그림에 담겨있다.

지하철에서 우연히 눈이 마주치게 되면 궁금해진다. 나와 잠시라도 같은 공간에 있는 이 수많은 사람들은 과연 행복할까? - 본문 79쪽

그림과 들려주는 서울 이야기는 모르는 이들에게는 새로운 곳을 꿈꾸게 하지만 나에게는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나의 추억이 담겨 있는 정겨운 이 곳도 예전과는 많이 다른 모습으로 변하고 있다. 왠지 나의 추억이 하나씩 사라지는듯한 슬픔이다. 차갑고 경쟁 속에 치열한 곳이 아니라 아름답고 소중한 추억이 담겨 있는 서울 이야기 한번 보실래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