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가 아프다 - 경향 특별기획보도
류인하 외 지음 / 위즈덤경향 / 2012년 6월
평점 :
품절


10대가 아프다. 이 말을 들으니 10대 두 소녀를 키우는 저도 마음이 아픕니다. 이 아이들의 아픔이 무엇인지 우리는 관심을 갖고 있었던 것일까요? 책을 보며 일부 문제 학생들의 문제라고 간과할 수 없을 것입니다. 문제 아이는 없어도 문제 부모는 있으니까요.

 

아, 힘들어...그만두고 싶어. 위로의 말 한마디 받고 싶어 말하는 사람한테 다른 사람들은 '내가 네 나이 때 이미 겪어봤어. 아무것도 아니야. 더 커봐. 지금보다 더 힘든 일이 생길거야. 네가 지금 겪는 일은 아무것도 아니야' 이렇게밖에 말 안 하잖아. - 본문 74쪽 

 

이런 말을 저희 학창시절에도 어른들께 들었습니다. 이 말을 하시는 어른들이 왜 이렇게 밉던지. 어느새 저는 아이들에게 이런 말을 하고 있는 어른이 되어버렸습니다. 그 시절을 보냈고 누구보다 그 시기의 아픔을 알고 있습니다. 사실, 지나고 나니 그 시절보다 더 힘든 일들이 우리 앞에 다가옵니다. 돌아보니 그 때의 일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우리들은 아이들에게 그런 말을 쉽게 할 수 는 없을 것입니다.

 

자신도 어찌해야할지 모르는 혼란스러운 시기에 우리는 그들에게 따스함이 아닌 질책으로 일관하고 있는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줄을 세워 놓고 그 줄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문제아'라는 낙인을 찍습니다. 아이들은 어떻게해서든 그 줄에 맞춰서려하며 맨 앞에 서고 싶어합니다. 비록 그 줄에 서 있다하더라도 앞에 서 있지 않은 아이들은 누구의 관심도 받지 못합니다.

 

2011년 10월 한 중학생이 대한민국 교육의 잘못을 적은 유서를 남기고 자살을 하였습니다. 이 일을 계기로 특별취재팀이 만난 10대들의 이야기가 책에 담겨있습니다. 취재를 통해 직접 보고 들은 이야기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으니 우리들의 아이들이 얼마나 아파하고 있는지 새삼 알게 됩니다.

 

고등학교에 입학한지 얼마 안되어 큰 아이가 눈물을 보였습니다. 스스로 공부에 대한 중압감과 자신의 생각과는 다른 환경들 때문에 혼란스러워 했습니다. 눈물을 보이는 그 아이를 나약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며 공부라는 현실적인 문제앞에 서니 선택이라는 것을 할 수 없게 됩니다. 즐기면서 공부할 수 있다는 말은 아이들에게 그리 와닿지 않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듭니다. 누군가와 경쟁하지 않으면 안되는 구조적인 틀 안에서 아이는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중학교때와는 또다른 서열이 형성되고 더 심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 아이들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우리는 듣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많은 형태로 우리들에게 신호를 보냅니다. 간혹 조금은 과격한 형태로 전하고 있지만 그것은 그 아이들이 여러번 이야기하였지만 우리들이 듣지 못하였기에 그런 방법을 사용한 것이 아닐까요?

 

제가 있는 곳에 간혹 학기 중에 봉사를 하러 오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학교에 가서 수업 받을 시간에 그 친구들은 봉사를 하러 옵니다. 교내외에서 문제(?)를 일으켜 사회봉사를 하러 온 것입니다. 그 친구들을 보면서 어떤 문제를 일으켜 이 곳에 왔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영락없는 10대의 소중한 친구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처음에는 자신들도 낯설고 본인의 의지가 아니라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봉사를 왔기에 그런 상황들을 어색해 합니다. 하지만, 최선을 다하려는 모습과 몇마디 나누어보면 순수한 친구들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책을 보며 아이들을 바꾸려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이 바뀌어져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 아이들이 집에 들어가지 않고 거리를 헤매고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을 곳이 없다는 것에 마음 아파해야 하는 것입니다. 내 아이만 행복한 세상이 아니라 모든 아이들이 행복해지는 세상이 되어야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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