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 바다로 간 달팽이 3
앙겔리카 클뤼센도르프 지음, 이기숙 옮김 / 북멘토(도서출판) / 2012년 6월
평점 :
절판


북멘토의 바다로 간 달팽이 시리즈 세 번째 이야기 소녀.

이전 이야기들이 강한 인상을 남겼기에 이번 책도 큰 기대감으로 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읽으면서 충격 그 자체. 사실 책을 읽으면서 이 책을 끝까지 읽어야할까라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 그만큼 이번 이야기는 너무도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허구이길 바랄뿐. 소설이니 당연히 허구의 이야기라는 것은 알지만 현실에선 절대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기에 늘 부족하고 아이들의 마음을 알지 못한다는 반성을 하게 된다. 하지만 소녀의 엄마와 아빠를 보면서는 이해를 할 수 없게 된다. 한창 사랑을 받아야할 남매는 부모에게 학대를 당하고 지옥같은 집에서 탈출하고 싶은 소녀.

 

소녀는 동생이 불쌍하지 않았다. 그러기에는 자신이 너무 지쳐 있었다. 그래도 동생을 지금 상태대로 내버려 두고 싶지는 않았다. 동생은 아무에게도 저항할 줄 모르는 아이였다. - 본문 63쪽

 

아이들을 키우면서 큰 소리를 내지 않을수 있을까?  간혹 회초리를 들때도 있지만 자신보다 힘이 약하고 보호해야할 아이들을 보살피지 않고 자신의 감정에 따라 폭언과 폭력을 사용하는 소녀의 엄마를 우리가 이해할 수 있을까? 가정이라는 따스한 공간이 소녀에게는 지옥과도 같은 공간이 되어버렸다. 자신보다 약한 동생이 엄마에게 매를 맞을때도 도움을 주지 못하는 소녀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자신조차 지탱할 힘이 없으니 동생의 학대도 방관할 수 밖에 없다.

 

통일 이전의 동독과 서독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경제적 상황이 어려운 동독에서 살고 있는 소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수 없는 동생 알렉스와 술에 취해 있는 날이 더 많은 아빠, 매번 다른 남자를 집에 데리고 오는 엄마. 소녀의 주변에서는 행복이나 희망은 좀처럼 찾아볼수 없다. 우리가 지금 이 상황이 힘들어도 힘을 내고 살 수 있는건 희망을 꿈꾸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소녀는 희망을 꿈꿀 수도 없고 당장 자신이 처해있는 상황이 버거울 뿐이다.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무거워지고 그 소녀의 존재를 부정하고 싶을 뿐이다. 가끔은 책 속의 이야기이지만 책에서조차 접하고 싶지 않은 이야기들이 있다. 나또한 우리 아이들에게 잘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기도 하고 내가 누군가에게 조언을 하거나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자격이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젠 어둠 속의 소녀가 아니라 희망을 꿈꾸는 소녀의 모습을 우리는 바란다.

 

소녀는 그 기러기들과 함께 날아가는 상상을 했다. 어디가 됐든 상관이 없다.(중략)소녀는 점점 더 높이 날다가 마침내 완전히 모습을 감추었다. - 본문 236쪽~23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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