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도둑 초승달문고 11
임어진 지음, 신가영 그림 / 문학동네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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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야기가 없다면??
우리는 하루도 쉬지 않고 누군가에게 이야기하고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듣고 있다. 
가끔 내가 듣기 싫은 이야기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이야기들은 우리가 살아가는 활력소가 된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슬픔의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기쁨의 미소를 짓기도 한다. 

이야기를 너무 좋아하는 설아기. 마당에 내려앉은 까치도, 땅바닥을 기어가는 쇠똥구리도 동네 사람들도 모두 설아기의 손님이였다. 설아기의 부모님은 늘 걱정이다. 임금님 이야기만 좋아해서 다른 이야기는 하지 못하게 하는데 설아기는 세상이 갈라지면서 사람이 처음으로 나온 이야기, 나라를 구하려다 스러진 장수 이야기, 큰 물이 져서 세상을 뒤엎은 이야기 등 모르는 이야기가 없으니 말이다.

참으로 우스운일이다. 다른 이야기는 하지 못하게 하고 자신의 이야기만 하라는 임금님, 우리도 그런 때가 있지 않았던가?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지 못하고 누군가 시키는 말만 할 수 밖에 없는... ’언론의 자유’는 먼 나라 얘기였던 시절. 방송에서조차 누군가의 지시대로만 해야했던 그 시절..설아기의 이야기를 듣지 못해 온 동네가 폐허가 되고 사람들에게선 웃음이 사라지고 서로 싸우기만 했던 것처럼 우리에게도 그런 시간들이 있었다. 웃을 수 없고 울 수 밖에 없고 화가 나서 어찌할 수 없었던 시간들...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주세요. 편견과 힘들게 싸우는사람들의 이야기, 집단 따돌림으로 혼자 울고 있는 친구의 이야기, 오늘도 혼자서 추운 방에서 식은 밥을 드시는 독거 어르신들, 이주 노동자라는 이름으로 아픔을 겪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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