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친구 재덕이 작은도서관 24
이금이 지음, 성병희 그림 / 푸른책들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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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덕이를 보면서 내가 매주 월요일에 만나는 친구들의 얼굴이 하나하나 떠오른다. 처음 그 친구들을 만난 건 자의에 의한 것이 아니라 타의에 의해 어쩔 수 없이 가게 된 것이였다. 물론 조금 편한(?) 곳에서 봉사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난 무슨 용기로 그 곳을 선택했는지 모르겠다. 지금 생각해 보면 우연이 아니라 필연이고 운명이라는 생각이 든다. 처음으로 장애를 가진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였다. 조금은 두렵고 허물없이 다가와 악수하고 안아주는 친구들을 난 가까이 하지 못했다. 그 친구들도 책 속의 재덕이처럼 어쩜 그리도 잘 웃는지. 못된 생각이지만 처음에는 ’뭐가 그리 좋아 아무 이유도 없이 웃기만 하는거야.’ 라고  생각했다. 내가 해야하는 봉사 시간을 채우고 마지막날 헤어지기 아쉬워 약간의 간식과 선물을 준비했다. 사실..그리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지 않았기에 나라는 사람을 기억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이제는 오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눈물이 핑...헤어지기 싫은지 몇몇 친구들이 손을 잡고 놓지 않았다. 그런 손을 뿌리치고 난 집으로 돌아왔지만 계속 그 모습이 떠나질 않았다. 그 일이 있은 후 나는 봉사 시간 때문이 아니라 내 스스로 그 친구들을 만나러 갔다. 몇 년째 일주일에 한번 그 친구들을 만나고 있다.

재덕이처럼 주위에서 바보라 불리는 친구들. 내게 바보는 모자란 친구가 아니라 순수하고 맑은 영혼을 가진 친구들인 것이다. 그런 친구들에게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바보라 부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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