뻐꾸기 날리다
김우남 지음 / 문예출판사 / 2018년 1월
평점 :
절판


요즘 세대들은 '뻐꾸기 날리다'라는 표현을 잘 모르지 않을까. 제목을 보면서 누군가가 어떤 거짓말을 하는지, 이성에게 어떤 감언이설로 다가가는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다. 무슨 뜻인지 모르는 사람들은 어떤 느낌으로 이 책을 받아들일까 궁금하다.

 

 

<뻐꾸기 날리다>에서는 일곱 편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표제작인 <뻐꾸기 날리다>의 의미도 책에서 설명하고 있다. 설명을 보고 나면 이 둘 중 어느 하나가 소재가 된다는 것을 예측할 수 있다.

뻐꾸기 날리다:부풀려서 거짓말한다, 이성에게 작업을 건다 등의 뜻이 담긴 비속어.

살아가면서 거짓말을 한 번도 안 하고 살 수 있을까. 악의적인 거짓말이 아니더라도 선의적인 거짓말은 누구나 하며 살아간다. 그런 거짓말은 나중에 알아도 누군가에게 큰 피해를 주지 않는다. 어쩌면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선의의 거짓말을 하는지도 모른다.

 

책에서 만나는 인물 '이승연'을 보면서 그녀가 거짓말을 하는 것은 우리의 현실 때문이 아닐까. 그녀가 거짓말을 해야만 하며 알아도 눈감아 줄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거짓말이 좋고 나쁘다는 이분법적 사고로 접근하기 어렵다, 어릴 때는 거짓말은 나쁜 것이라며 거짓말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배웠다. 어쩌면 어른이 된다는 것은 거짓말이 하나둘 늘어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어디선가 또다시 시작하는 거짓말. 세상에 많은 이승연이 존재하는 것은 그런 거짓말을 하도록 만드는 우리의 현실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워진다.

 

표제작만큼 눈에 띄는 작품은 <빨래하는 여자>이다. 현실에서도 일어나는 일이기에 그냥 지나칠 수 없다, 피해자가 오히려 많은 사람들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으며 살아가는 현실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일까, 나에게 일어나지 않은 일이라며 다행스럽게 생각해야 하는 것일까. 나와 상관없는 일이라며 방관자로 살아야 하는 것일까. 아내가 큰 상처를 받은 것은 가족 때문이 아닐까. 아내의 상처를 보듬어 주는 것이 아니라 아내가 잘못된 행동을 했기 때문에 그런 일이 일어난 것이라 말한다. 아직도 사회에서는 피해자로 바라보지 않고 사건의 원인 제공자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있다. 이러한 문제들이 일어날 때마다 피해자들이 그 상처를 평생 안고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 마음 아프다. 어쩌면 치유되지 않을 상처이기도 한 것이다.

 

 

일곱 편의 이야기들은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의 문제를 담고 있다. 누구나 한 번쯤 고민하는 문제들이다. 이야기들을 담백하게 담아내고 있어 문제에 공감하면서 조금은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다. 무조건 감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고민하고 나와 상관없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해결해 가야 하는 것이라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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