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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 미친 것 같아도 어때?
제니 로슨 지음, 이주혜 옮김 / 김영사 / 2018년 11월
평점 :
절판

세상엔 여러 종류의 글이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공감이 가는 글을 읽는 것이 참 좋습니다. 제가 공유할 수 있는 감정이 실린 글들을 좋아합니다. 건강이나 여행, 종교, 과학 도서에도 관심이 많지만 가장 푹 빠져 읽는 글을 역시나 저자의 사설이 담긴 에세이인 것 같습니다. '살짝 미친 것 같아도 어때.' 이 책도 그런 글입니다. 저자는 자신의 과거를 고스란히 이 책에 담아냈습니다. 자신의 우울증과 맞서 싸우기 위해 인터넷의 블로그 상에 글을 올리기 시작했고, 정신적으로 지치고 힘든 많은 현대인들의 공감을 샀습니다. 그 블로그는 자신의 어두움을 들춰내고 서로 공감하고 위로하는 소통의 장이었으리라 생각됩니다. 사실 요즘은 초기우울증 증세가 없는 사람이 없을 것 입니다. 너무 바쁘게 살아가다보니 내가 얼만큼 아픈지조차 모르고 상처투성이가 될 때 까지 버티는거죠. 이 책을 읽으며 참 유쾌하고 따뜻한 위로를 받았습니다.

저자는 이야기합니다. 그냥 자신의 이야기인 것 같았다고 털어놓는 수천수만의 목소리를 듣고 자신도 인생의 가장 어두운 순간들을 무사히 통과할 수 있었다고. 어둠이 없다면 빛도 없고, 고통이 없으면 위안도 없을테니. 거대한 슬픔을 느끼면서 거대한 행복을 느낄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입니다. 우울증을 겪고 있는 사람도 누구나 행복한 추억을 가지고 있습니다. 화학적인 약물보다 더 약이 되는 것은 바로 자신이 여전히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는 그 시간입니다. 그저 힘내라는 말보다 약보다 더 큰 치료제는 바로 보물같은 나의 기억들과 내 주변의 공감의 메세지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또 한가지 인상적인 구문은, 바로 남과의 비교와 판단에 관한 글이었습니다. 보통 이렇게 이야기하는 책은 없습니다. 빛나는 사람을 피해라. 빛나는 사람은 거짓이다.그들이 사실 전혀 빛나지 않다는 것을 알 만큼 그들에 대해 알아가라. 우리는 보통 나보다 잘난 사람, 질투가 생기는 사람에게 적대감을 품습니다. 그리고 내가 그 사람보다 못하다는 판단에 온갖 압박과 스트레슷 받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그런 사람들은 우리의 적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누군가의 가치는 정확히 판단할 수 없으며, 우리는 편견에 사로잡혀 나 자신을 지나치게 비판적으로 수치스럽게 생각하곤 하지만, 사실 누구나 자신의 최악의 비밀 하나쯤은 가지고 있으니까요. 비교와 판단과 수치심을 일으키는 우리의 사고가 우리의 적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내 마음의 어두움도, 그런 통제불가능한 생각들고 결국 다 내 자신입니다. 그런 자신을 받아들이고 현재의 소중한 기억을 만들어나가는 것. 소통하고 서로 위로를 주고 받는 것. 그것이 요즘같은 혼란한 세대에게 가장 필요한 처방약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참 많은 공감과 위안을 느꼈습니다. 자신이 불행하다고 느끼거나 남에게 털어놓지 못 할 우울증을 겪고 계신 분들이라면 한 번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