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쟁이 아기를 키우는 전업 주부인 내가 우울증 예방 차원에서 선택한 건 독서, 공부다.

공부할 과목으로는 역사와 영어를 골랐는데 역사에 비중을 좀 더 두고 있다. 이 쪽으로는 거의 아는 게 없어 계획을 짜다가도 좀 더 낫다고 생각되는 게 있으면 수시로 계획을 변경하는 편이라 고정된 커리는 없다.

일단은 고 남경태 작가의 종횡무진 시리즈를 기본 교재로 삼고 있다. 오늘 서양사 1권을 끝냈는데 아무래도 재독, 삼독이 필요할 것 같다. 중세는 너무 복잡해서 이비에스 고아름 선생님의 인강을 두 강좌 들었다.

일단은 큰 흐름을 먼저 잡는 게 우선일 것 같아서 2권을 바로 읽으려고 한다. 읽다가 막히면 또 인강 듣고 머리가 아프면 좀 쉬어야지.

요즘 즐겨 듣는 팟캐스트는 전문세랑 두철수다(제목이 너무 길어서 약자를..). 전문세는 세세해서 좋은데 이걸 기준으로 공부하다가는 몇 년 걸릴 듯하다. 아직도 중세가 시작되지 않았다. 두철수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다가 어이쿠, 하면서 듣고 있다. 가볍지 않다. 지대넓얕보다 훨씬 깊은 느낌인데 철학에 문외한이라 잘 설명은 못하겠다.

제목을 오늘의 좋은 일이라고 했는데 좋은 일은 네 개다. 맘에 드는 인강 선생님을 만난 것 하나. 붙들고 있던 책 한 권을 끝낸 것 둘. 알라딘 굿즈로 받은 위클리 다이어리가 생각보다 너무 맘에 드는 것 셋. 이웃 블로그에서 읽고 싶은 책을 만난 것 넷. 마지막은 좋은 일이 아니려나.

읽고 싶은 책은 이것. 사실 그림책이나 유럽이나 내겐 큰 관심의 대상은 아니었는데 아기가 클수록 그림책과 점점 익숙해질 테니 난 앞으로 분명 그림책을 포함해 어린이책에 관심이 생길 게 분명하다. 게다가 독서, 예술, 철학, 심리, 육아 모든 분야를 아우른 놀랍도록 멋진 책이라는 리뷰를 보면 안 읽어 볼 수가 없지 않은가!!

제목만 보고는 작가가 외국인일 거라 생각했는데 우리나라 사람이다. 국내 작가라니 더 친근하잖아. 언제 읽게 될지는 알 수 없으나 조만간 꼭 반드시 읽어 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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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중 최고는 개념어 사전이다. 종횡무진 서양사도 좋았지만..다음 달부터 2권에 들어간다. 끝나면 한국사를 읽을지 동양사를 읽을지 생각 중이다.

무례한..과 5년 만에..는 별 기대하지 않고 읽었는데 생각보다 괜찮았다. 모퉁이는..생각보다 무거운 책이었는데 내가 생각했던 책과는 좀 달라서 별 3개.

철학 듣는 밤은 2권도 장바구니에 담아놓은 상태..하지만 주문은 다다음달에나 할 것 같다. 책값 지출 초과..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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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관함에 담아 둔 책이 알라딘 중고로 떴을 때의 철칙은 단 하나다. 우물쭈물하지 않는다. 그것만 잘 지키면 되는데 하아...망설이다가 놓쳤다. 왜냐하면 벌써 이 달에만 책을 10만원 가까이 샀고 지금 읽는 책은 아직 많이 남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고책 한 권만 사면 배송비가 붙는 터라 그렇다면 어떤 책을 끼워서 살까 보관함을 보면서 고민하다가 아직 알라딘 다이어리를 주는 책이 있어서 만일 산다면 어떤 다이어리를 고를까 생각이 생각을 낳고 그 생각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벌써 그 책은 판매 완료된 후였다. 아아..남경태님..

난 이제 겨우 종횡무진 서양사 1권의 절반을 읽었을 뿐이고 서양사 2권까지가 끝나면 한국사를 시작할 예정이었다. 그리고 동양사, 맨 나중이 역사..

그래도 운이 좋아 종횡무진 서양사 1, 2권을 모두 상태 좋은 중고책으로 건졌다, 고 생각했으나 읽다 보니 가운데가 쩍 갈라져 버리는 참상이 벌어졌다. 찢어질 정도는 아니라 그냥 읽고는 있다만 가끔 중고책 상태에 화가 난다. 그리고 다시 팔려고 하면 책 상태 안 좋다고 받아주지도 않는다. 뭐냐.

그냥 종횡무진 시리즈는 나중에 진열만 해 둘 용도로 전 권을 새 책으로 사고 싶을 정도다. 그리고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돌아가신 게 너무 아까운 분이라는 것..투병 중에도 책을 쓰셨다는데 허투루 읽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그럼에도 앞으로 다시 돌아가면 내용이 잘 기억도 안 나는 내 머리가 원망스럽다. 아직 내 기억력은 네로가 카이사르보다 나중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는 정도지만..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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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위나 자격증과는 전혀 상관 없이, 말 그대로 그냥 필이 꽂혀서 공부가 하고 싶어졌다. 이런 마음은 어느 날 갑자기 든 것이 아니고 조금씩 조금씩 자극을 받아 생긴 것이다.

예를 들면 ‘아이를 키우다 보니 학교 다닐 때 열심히 공부하지 않은 게 후회가 되어 늦게 시작한 공부에 의외로 재미를 붙였다‘는 이야기라든지 또는 아이를 키우지 않더라도 늦게 시작한 나홀로 공부가 꽤 즐겁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인터넷에도 많다.

오늘도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나와 비슷한 이유로 늦공부를 시작하고 그 과정을 전자책으로 출판하신 분의 블로그를 발견했다. 나와 관심사도 비슷하고 좋아하는 작가, 즐겨 듣는 팟캐스트도 겹쳐서 반가운 마음에 그 분이 기록해 놓은 공부 과정들을 참조해서 나도 나만의 커리를 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영어와 역사를 공부하자. 문학은 아직은 별 관심이 없고 철학은 어렵다. ‘두 남자의 철학 수다‘라는 팟캐스트를 즐겨 듣고는 있지만 사실 완전히 이해하면서 듣는 건 아니다.

올해 상반기 안에 고 남경태 작가의 종횡무진 시리즈를 다 읽는 걸 목표로 하자. 일단은 서양사를 시작했다. 교보전자도서관에서 대여해서 읽은 적은 있으나 오래 돼서 다시 구입해서 읽기 시작했다.

그래도 한번 읽었다고 희미하게 기억이 남아 있긴 하다. 이것과 팟캐스트 ‘휴식을 위한 지식:전쟁사, 문명사, 세계사‘를 병행하기로 한다. 5회를 듣는 중이다.

영어는 ‘그래머 인 유즈‘ 를 인강과 병행할 생각이다. 4강까지 들었다.

매일 하면 2달 정도가 걸리는 걸로 나오지만 사실 아기 키우면서 못하는 날도 많을 것이다. 그리고 하다가 중도에 포기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더라도 자신을 너무 미워하지 말도록 하자. 어쨌든 한 만큼은 내가 한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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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에 5만원. 내가 정한 책값이다. 이 이상은 사지 말자고 결심했지만 벌써 초과다. 보관함에 담아 둔 책이 알라딘 중고로 나오면 어쩔 수 없이 결제를 클릭하고야 만다.

<유아 식판식>은 아기를 위해 샀다. 사놓기만 하고 구경만 한 요리책들이 이미 내 손을 한 트럭은 거쳐 갔지만 이 책은 몇 번은 써 먹게 되리라. 요리에 익숙하지 않은 나, 뭐라도 만들어서 먹여야 하니까. 이유식 책은 아기가 이유식을 거부해서 거의 활용하지 못했다. 이 책은 부디 종이가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보게 되길. 이 책을 고른 이유는 맘카페에서 이걸 가장 많이 추천해서이다. 요리 잘하는 사람에겐 굳이 필요없다는 평도 오히려 내겐 유용하리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푸코, 바르트...>는 <철학 읽는 밤>에서 추천해서 산 책. 어려운 책은 끈기 있게 읽기 힘든 내게 괜찮은 책일 것 같아서 구입. 우치다 타츠루의 책은 한 권 읽어 본 적이 있다. <곤란한 결혼>이라는 제목인데 결혼 생활에 조금 회의가 들었을 때 읽었다(응?). 읽고 나서는 제목과는 다르게 ‘그래, 결혼에 큰 의미 따위, 기대 따윈 던져 버리고 지금 이 상태로 만족하자‘라는 기세가 되어 지금까지 잘 살고 있다. 내겐 참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고마운 책이나 왠지 두 번 다시 읽진 않을 것 같아서 중고로 팔아 버린 후 이번엔 생뚱맞은 철학 장르로 다시 한 번 만나게 되는 저자다. 실제로 결혼 생활에 대한 상담을 받다가 갑자기 그 사람이 돌변해 구조주의에 대해 강의를 한다면 어떤 기분일까.

<내 아이와 함께한 수학 일기>는 실은 결혼하기 전에 사서 방치만 했다가 중고로 팔아버리고 이번에 다시 산 책이다. 사실 살까말까 망설이다가(이러면 사실 안 사는 게 맞는 건데) 리뷰에 다시 혹해서 사버렸다. 아마 아기 엄마가 된 지금이라면 미혼이었을 때와는 좀 다른 마음으로 이 책을 읽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면서. 사실 학교 다닐 때 수학을 엄청 못했었기에 내 아이를 내가 직접 가르친다면 수학은 어떡하지, 라는 막연한 불안감이 있는데 이 책이 현실적으로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잘 모르겠다. 그런데 수학을 떠나 저자의 교육관에 관한 부분이랄지 마음에 닿는 부분들이 있어서 그런 부분만 찾아 읽더라도 중고로 건진 책값은 하지 않을까 싶다.

그나저나 다음 달 장바구니는 또 찼다. 빨리 사고 싶어서 손이 드릉드릉한다. 일주일만 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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