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저드 베이커리 - 제2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구병모 지음 / 창비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소원이 이뤄지길,,, 그 결과가 무엇이든

 

 

우리는 꿈을 꾼다.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나서 나의 소원이 이뤄지길 바란다. <알라딘>의 마법 램프에서 '지니'가 내게도 나타나기를 얼마나 소원했던가. 어른이 되어서야 '지니'가 얼마나 허황된 것이었는지 알게 된 이후에는 더 이상 지니를 꿈꾸지 않게 되었다. 이제는 '로또'를 사서 대박의 꿈을 꾼다. 돈이 많으면 나의 소원은 무엇이든지 이뤄질 수 있을까? 그러면 나는 행복해지게 될까?

 

'위저드 베이커리'는 누구나 한 번쯤 꿈꾸었을 만한 공간이다. 평범한 빵이나 쿠키를 먹었는데, 그것을 통해 내가 바라는 일이 이루어지게 되다니 말이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누구가와 사랑하고 싶기도 하고, 나를 못살게 구는 누군가를 괴롭히고 싶기도 하다. 그래서 이 '위저드 베이커리'라는 공간은 온,오프라인에서 꼭 있을 만한 공간 같다. 마법을 사용해서 내게 관심이 없는 사람을 나를 돌아보게 만들고 싶다. 그리고 나를 못살게 구는 누군가에게 저주를 퍼붓고 싶기도 하다. 이런 생각은 누구나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이 정말로 이뤄지면 어떻게 될까?

 

<위저드 베이커리>는 소원이 이뤄지고 난 이후의 결과를 다루고 있다. 이 책을 읽는 청소년들은 작은 일에도 예민하게 받아들일 위험이 있다. 그리고 어떤 일의 결과를 생각하지 않고 장난으로 일을 벌이게 된다. 그래서 이 책은 어떤 일의 결과를 심각하게 생각할 수 있는 반성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들어 주었다.

 

이 책의 주인공은 어렸을 때 엄마에 의해 지하철 역에서 버려졌다. 몇 시간을 기다린 끝에 일반 시민들에 의해 역무원으로 인계 되었다. 병원과 경찰서로 옮겨지면서 일주일 만에 아버지를 찾게 된다. 엄마는 뭔가 힘든 상태였다. 결국 엄마는 자살을 하게 된다. 그 이후 아버지는 교사인 배 선생과 재혼하게 된다. 그 배 선생에게는 무희라는 딸이 있었다. 주인공은 낯선 가족들과 친해질 수 있었을까?

 

주인공은 집에 잘 적응하지 못하게 된다. 그리고 매일 집 앞에 있는 '위저드 베이커리'라는 빵집에서 빵을 사먹는다. 그러던 어느 날, 무희의 옷에서 피가 묻은 걸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학원 상사를 고발하며 사태는 일파만파로 커진다. 학원 강사는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며 오히려 배 선생을 고소한다. 수세에 몰린 배 선생은 무희를 닥달하는데, 무희는 얼떨결에 옆에 있던 주인공을 가리킨다. 그리고 주인공은 집을 뛰쳐나가 위저드 베이커리에 몸을 의탁한다. 그곳에서 주인공은 '마법의 빵'을 만나게 된다.

 

마법의 빵은 생각보다 달콤하지만은 않았다. 어떤 아이는 별 생각 없이 혼내주는 빵을 먹여서 친구를 자살 시도를 하게 만들었다. 그 사태를 바꿔보고자 했지만 자신이 만든 결과를 바꾸기가 쉽지 않았다. 그리고 어떤 사람은 사랑을 이뤄주는 빵을 먹였다가 상대방이 집착을 하게 되어 도리어 떼어내기 위한 저주의 빵을 사려고 했다. 그 빵을 사지 못해서 결국 몸을 다치게 된다.

 

이 외에도 시간을 거슬러 올라갈 수 있는 빵이 있지만 그것은 세상이 흘러가는 인과율에 반하기 때문에 쉽게 가질 수 없는 물건이었다. 그리고 먹으면 입 속에서 톡톡 터지며 말을 하는 신기한 빵도 있었다. 이런 빵들을 우리 현실에서 진짜로 만날 수 있다면 막상 더 많은 고민을 하며 힘들어 할 것 같다.

 

이 책에서 나오는 상황들은 의외로 현실적이다. '마법'이라는 말이 있어서 환상적이고 달콤할 것 같지만 책 속의 내용은 그렇지 않았다. 자신이 선택한 결과가 잔인하게 현실적으로 나타난다. 그 선택에 의한 '책임감'이 무겁게 다가왔다.

 

마지막 결말이 씁쓸했다. 우리 현실에서도 많이 일어나는 상황이라서 더 할말이 없지만 말이다. 이런 현실을 청소년 성장 소설 속에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 어른으로서 아이들에게 많이 미안하고 부끄러웠다. 그리고 시간을 되돌려 다른 선택을 했어도 마냥 행복하지는 않다는 사실이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가끔은 내가 다른 선택을 하면 다른 결과가 되었을 것 같은데,,, 막상 더 나쁜 상황이 될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

 

지금 우리에게 말하는 것은 최선을 다한 '선택'이다. 그 선택의 결과는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그 결과 자체를 받아들이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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