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위를 걷는 느낌 창비청소년문학 59
김윤영 지음 / 창비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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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미래 위를 걷는 느낌

 

 

달 위를 걷는 건 대체 어떤 느낌일까?

지구의 그 많은 대륙 중에서 '아시아'라는 곳에서, 그 넓은 아시아 대륙 중에서도 아주 작은 '한반도'에서, 우리는 무엇을 얻기 위해 아둥바둥 하루를 살아나가고 있는 걸까? 가끔 나 자신에게 물을 때가 있었다. 지금도 그 물음에 대한 적당한 대답은 찾을 수 없었다. 단지 하나의 사회 속에 속해 있기 때문에 학교를 다니고 직장을 다니고 결혼을 하고 애기들을 낳아 키운다. 현재 우리들의 상황은 이것마저도 해내기 어렵게 되었지만 말이다.

 

이 책의 상황은 어떤 미래 사회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특히, 원전 폐기물의 심각하게 오염된 상황에 대해서 말이다. 현재도 진행중인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사태는 방사능에 대한 공포를 극에 달하게 만들었다. 지금도 뉴스가 되어 나오지 않을 뿐, 다양한 동식물들이 사라졌고 남아있는 것은 유전자가 변형되어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그곳의 아이들은 벌써부터 암이라고 하는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몇 군데에서 원자력 발전소를 운행하고 있다. 그런데 그 시설이 노후화되어 몇 번의 고장을 일으켰다는 기사가 심심치 않게 나온다. 사람들은 이런 뉴스에 처음에는 엄청 불안해 하며 걱정을 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런 불안함에 무감각해지기 시작한다. '뭐, 별 일이야 있겠어?'하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그러다 큰 사고가 한번 터진다. 그때서야 사람들은 '내가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서 국가가 책임을 지라며 시위를 하게 된다.

 

그 다음에는 대체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 아무리 큰 사고라도 얼마 지나지 않아 사람들에게 잊혀지게 마련이다. 하지만 소신이 있는 몇 명의 사람들은 지구의 환경을 바꾸기 위한 운동을 벌이게 될지도 모른다. 우리는 어떤 지구를 다음 세대에 전해주게 될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문제에 대해서 외면하고 생각하지 않는다. 경제적인 이유때문에 아이를 낳지 않는다고 하는데, 이게 지구 환경을 위해서는 더 잘 된 일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이 책은 아빠와 한 아이의 소통에 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그 원인은 바로 이러한 지구 환경 때문이지만 말이다. 루나의 아빠인 필립은 핵융합 물리학자이면서 우주 비행사이면서 지구 환경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던 환경 운동가이다. 과거의 어느 날, 필립은 가족들과 여행을 갔던 곳에서 사고를 겪게 되어 식물인간과 비슷한 상태가 된다. 필립의 딸인 루나는 아스퍼거 중후군이 있는 특수한 아이로서 물리학에 천재적인 소질이 있다.

 

필립은 한국인으로서 달 탐사를 하게 되는데, 그 이후에 시간의 질서를 넘어 미래를 엿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된다. 그래서 자신의 사고도 예감하고 그 이후에 혼자 남게 될 루나에게 영상 편지를 남긴다. 루나는 아빠가 남긴 영상을 보면서 그의 사랑을 다시 깨닫게 된다. 그러면서 아빠의 사고에 자신이 연관되어 있다는 오해를 풀게 된다.

 

우주에서 지구는 어디에 위치해 있을까? 달은 지구의 무엇일까? 정말 외계인이 있을까? 외계인은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걸까? 시간의 질서는 뛰어 넘을 수 있을까? 방사능이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우리는 언젠가 우주 여행을 떠나게 될까? 등등,,, 수많은 질문을 던져 보았다.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처럼 어디에서도 대답을 들을 수 없었다.

 

이 책은 인간의 달탐사에 대한 역사적 사실들이 많이 다뤄지고 있고, 우주인에 대한 흥미로운 가설도 엿보였다. 청소년들이 이 책을 얼마나 이해할까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아직도 수많은 청소년들이 하늘의 별을 보며 미래를 꿈꾸고 있다는 믿음이 있기에 이 책이 그런 아이들에게 조금의 자극이라도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눈에 보이지 않아서 현실감이 없는 '방사능'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궁금해졌다. 후쿠시마 원전이나 체르노빌 사태로 많은 위험이 있다는 것은 알지만, 그것이 아직 내게는 머나먼 나라의 비극 정도로만 여겨졌다. 내가 지금 있는 이곳에 원전이 터진다면 생지옥보다도 더 무서운 공간, 모든 게 죽고 녹아내리는 공간이 될 것이라는 막연한 상상 속에서,,, '지속 가능한 지구'를 꿈꾸는 작가의 생각에 더 많은 사람들이 마음을 모아야 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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