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층 나무 집>_상상 그 이상의 집

13층 나무 집 ㅣ 456 Book 클럽
앤디 그리피스 지음, 테리 덴톤 그림 / 시공주니어 / 2015년 3월

무엇이든 가능한 세계 엿보기

13층씩 늘어나는 나무 집 시리즈는 전세계적으로 많은 인기를 끌었다. 그래서 그 유명한 나무 집 시리즈에 대한 호기심으로 먼저 <13층 나무 집>을 꺼내 들었다. 사실 처음에는 이게 시리즈인 줄 모르고 비슷한 책들이 많아서 뭔가 싶었다. 잊을만 하면 신간으로 올라오는 책이라서 인기가 많아서 재출간이 된건가 싶었던 것이다.

이 책에서는 '밥 먹어라, 숙제를 해라, 학교에 가라,,,'고 잔소리를 늘어놓는 부모는 나오지 않는다. 그리고 '얌전히 있어라, 규칙을 지켜라, 밥을 남기지 마라,,,'고 잔소리를 늘어놓는 선생님도 나오지 않는다. 어린이의 일상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집과 학교'라는 공간을 벗어나 있어서 좋았다. 일상의 지겨움으로 걱정과 고민의 세계에서 벗어나 다른 세상을 꿈꿀 수 있었다.

누구나 어렸을 때는 자신만의 공간을 꿈꾸게 된다. 아니, 어른이 되어서도 자신만의 공간을 얻기 위해서 매일 매순간 많은 노력을 기울이게 된다. 어른은 현실적인 공간이지만, 어렸을 때는 모든 게 이뤄지는 공간을 상상하게 된다. 그 상상의 공간은 어떤 모습일까? 이 책의 공간과는 다르게 자신만의 공간을 꿈꿀 수도 있다.

나무 위에 집이 있다. 서양에서는 정원이 있는 집이 많기 때문에 커다란 나무 위에 아이들만의 집을 지어 놓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에서는 많이 볼 수 없는 모습이기 때문에 낯설기는 하지만 나무 위가 아닌 다른 공간을 상상하면서 책을 읽으면 좋을 것 같았다.

나무 위의 집에는 재미있는 것들이 많다. 영화관에서 영화를 볼 수있고, 볼링을 칠수도 있다. 자신만의 실험실도 있고 수영장에서 헤엄을 치기도 한다. 커다란 어항에는 상어가 날카로운 이빨을 벌리고 있다. 이 다음 시리즈인 26층, 39층 등에서는 대체 어떤 공간이 있을지 궁금해졌다.

이 책의 주인공인 글을 쓰는 앤디와 그림을 그리는 테리는 출판사 사장인 큰코씨의 원고 독촉을 받는다. 그리고 책을 써 보려고 하는데, 테리는 자꾸 다른 일을 벌인다. 새우를 키우려고 새우를 주문하는데, 알고보니 바닷속의 괴물, 마녀였다. 한참이나 마녀에게 쫓겨다니다 겨우 정신을 차리려고 하는데, 이번에는 원숭이 떼가 나타난다. 원숭이들이 집들을 난장판으로 만드는데,,, 앤디와 테리는 다음 날까지 원고를 다 완성할 수 있을까?

맛있는 음식을 배가 터질 때까지 입에 쏘아주고 집을 난장판으로 만들어도 누가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다. 그것은 자신만의 공간에서 자신들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상상만으로 만들어진 집에서 벌어진 일들을 적어낸다. 그런 이야기들이 모여 또다른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그 이야기가 자꾸 자라나 더 많은 공간, 다른 상상의 일들을 일어나게 만든다.

다른 더 많은 공간에서는 어떤 재미나고 유쾌한 일이 일어날지 궁금하다. 그리고 자유롭고 무엇이든 맘대로 할 수 있는 나만의 공간,,, 지금 이순간 너무도 절실하게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