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레미, 오늘도 무사히 사계절 1318 문고 86
자비에 로랑 쁘띠 지음, 김주열 옮김 / 사계절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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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을 통해 성장하는 형제의 이야기

 

 

'제레미'는 평범한 한 소년일 뿐이었다. 단지 미국의 작은 소도시에서 학교를 중단한 후에 동생과 음악을 연주하는 아이였다. 제레미는 무엇을 하고자 하는 염원이나 열망이 없었고 하루하루를 그저 그렇게 보내고 있을 뿐이었다. 그런 제레미를 보는 친동생과 가족들의 불만은 조금씩 높아지기 시작했다.

 

'제레미'는 어쩌면 오늘날의 많은 청소년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나라에도 해마다 많은 수의 학생들이 학교를 다니는 학업을 중단한다고 한다. 홈스쿨링을 하거나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매진하는 학생들도 있지만, 자신이 할 일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학생들도 있는 게 사실이다. 제레미는 그런 청소년들의 모습을 나타내는 표상일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런 제레미는 자신을 찾아와 솔깃한 이야기를 건네는 사람들의 말에 넘어가 어떤 종이에 싸인을 하고 만다. 그 종이는 바로 군대에 입대를 하겠다는 서약서였다. 가족들은 함부로 싸인을 했다고 걱정했지만, 제레미는 단지 다리를 놓을 뿐이라며 당당하게 말했다. 하지만 제레미가 막상 군대에 들어가 보니, 그렇지 않은 현실을 만나게 되었다. 바로 특수부대로 들어가 고된 훈련을 받게 된 것이다. 그리고 나중에는 결국 걸프전에 참전하게 된다,,,

 

제레미의 아빠는 바로 베트남전에 참전한 일등 사수였다. 그 당시 아빠의 사진들이 남아 있어서 형제들은 그걸 보며 아빠의 거짓말을 하게 된다. 이 부분에서 직접 군인들이 발로 뛰어야 했던 베트남전과 모든 게 기계화 되어 전쟁 게임 같아 현실감이 없었던 걸프전과 비교가 되기도 했다.

 

오늘날의 청소년들에게 '전쟁'이란 무엇일까? 옛날에 대포나 총이나 칼로 직접 적과 맞닿뜨리며 싸워야 했던 전쟁과는 다르게 생각할 것이다. 그저 버튼 하나 누르면 미사일이 날아가게 설정된 전쟁에서 인간은 그저 먼 곳에서 게임을 하고 있다는 기분이 들 정도로 현실감이 없을 것이다. 미래에 대한 아무런 희망이나 열망도 없는 청소년들이 일상의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PC방으로 달려가 전쟁 게임을 벌이는 것처럼 말이다.

 

이 소설의 구성 형식은 제레미 형을 관찰하는 동생의 시점에서 서술되고 있다. 형이 겪는 참혹한 전쟁 이야기와 함께 미국의 평화로운 소도시에서 음악을 연주하고 첫사랑에 설레는 동생의 모습이 극명하게 대비되고 있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군대 생활을 견디지 못한 형이 선택한 것은 결국,,,

 

이 책의 결말때문에 미국에서 오랫동안 금서로 지정되어 있었다고 한다. 우리가 읽기에는 국내의 문제와는 별개로 작용하여 객관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해주었다. 우리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의 문제였기 때문이다. 어쨌든 형과 동생이 대비되는 구성은 청소년 문학에서 전쟁을 다루는 데에 딱 들어맞는 형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우리나라는 의무적으로 군에 입대해야 하는 국가로서 공감하는 부분도 있을 것 같았다.

 

무엇보다도,,, '오늘도 무사히'는 전쟁에서 하루 하루를 겨우 살아남아야 그들이 서로에게 묻는 말이기는 했지만,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 자신에게도 던져지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도 무사히'보다는 '오늘만이라도 무사히!'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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