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에 빠진 앨리스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24
작자미상 지음, 이다희 옮김 / 비룡소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마약 중독에 빠진 아이들

 

 

제목만 보고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엉뚱한 상상의 세계에 빠진 '앨리스'를 상상했다면 그건 큰 착각이다. 나도 '앨리스' 책을 좋아해서 그 앨리스와 관련된 내용이 나올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은 전혀 다른 얘기를 하고 있었다. 마약을 하고 난 이후의 상태를 쓴 내용을 보면 '앨리스'일지도 모른다. 엉뚱하고 신기한 체험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찌보면 이 책의 나오는 아이들이 모두 순진무구한 '또 하나의 앨리스'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아이들을 중독에 빠뜨리는 손길도 결국 그보다 나이가 많은 '어른'이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는 이러한 앨리스를 얼마나 지켜줄 수 있을까?

 

이 책은 미국에서도 오랫동안 금서로 지정되어 왔다고 한다. 최근에 금서 목록에서 빠진 책으로 얼마 전에 우리나라에서도 출판이 된 상태이다. 아동 문학 출판 시장에서는 꽤 이름이 알려진 '비룡소'라는 출판사에서 나온 책이다. 하지만 순수하게 아이들을 위한 책이라고 하기에는 어려울 것 같다. 우리나라 정서상으로 보면 더더욱 그렇다.

 

이 책은 미국의 청소년들이 마약 중독에 빠지는 과정을 일기 형식의 고백체로 담담하게 서술하고 있다. 처음에 아무것도 몰랐던 순진한 아이가 처음 마약을 먹고 그 다음에 조금씩 먹기 시작하면서 그 세계에 깊숙히 발을 들이게 된다. 그리고 나쁜 사람들과 사귀게 되면서 마약을 파는 짓을 배우게 된다. 결국 아이는 다른 친구와 함께 다른 지역으로 도망쳐 가서 가게에서 일을 하게 된다. 그런데 그곳에서도 상류층의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마약을 즐긴다. 그러다 고향 집으로 다시 돌아와 새로운 시작을 꿈꾸지만 결국 그 아이는,,,

 

마약을 처음 하는 순간의 느낌, 그리고 그 마약에 점점 빠져드는 과정이 일기 형식으로 솔직하고 대담하게 쓰여져서 감정을 동일시 하기가 더 쉬웠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오히려 '마약'에 대한 호기심이 생길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마약의 느낌을 너무나 '진짜'처럼 실감나게 묘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마지막을 보면,,, 그만큼 마약이 한번 중독 되면 끊기가 무척 어렵고 파국으로 치닫는 과정을 그리며 그만큼 마약 중독이 무섭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기는 했다.

 

우리나라 현실과는 동떨어져 있어서 읽으며 '내 일'이 아니라는 거리감이 생기기는 했다. 하지만 최근 '가출팸' 등에 대한 뉴스 기사가 많이 나오고 있는 것을 보면, 내가 모르는 곳에서는 이 책에 묘사된 상황보다 더 기막힌 일이 많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의 불안한 현대 사회는 어느 하나에 '중독'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시대 같기도 하다. 하지만 마약이나 술, 담배 등처럼 자신의 몸을 스스로 훼손하는 일은 처음부터 하지 않아야 할 것 같다. 점점 커피에 중독되어 가는 것 같은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 말이다.

 

어느 순간,,, 우리 모두는 이상한 세상에 빠진 '또 하나의 앨리스'가 되어버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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