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길들이기 저학년 북플러스 9
최은옥 지음, 김중석 그림 / 함께자람(교학사)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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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고 괴로울 때 나를 구해줄 존재?

 

 

최은옥의 <그림자 길들이기>는 자신의 생각을 잘 말할 수 없는 동우라는 아이가 힘이 센 아이들의 괴롭힘을 자신의 그림자를 통해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그리는 책이다.

 

동우는 학교에서 키가 가장 작아 '땅꼬'라고 놀림을 당했다. 동우는 그렇게 놀리는 아이들에게 힘이 약해서 어떤 말도 하지 못하는 아이였다. 그래서 아이들은 그런 동우를 더괴롭히고는 했다. 그렇게 괴롭힘을 당하던 동우는 어느 날 놀라운 일을 경험하게 된다. 자신을 괴롭히는 아이가 갑자기 넘어진 것이다. 그때 동우는 자신의 그림자가 움직이는 것 같았지만 자신이 뭔가 착각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림자는 동우에게 가방을 떠넘긴 아이들을 쫓아가 혼을 내준 것이다.

 

"나 참, 뭘 또 그렇게 놀라냐? 아까 다 놀란 거 아니었어? 널 괴롭히는 아이들을 혼내 준 내가 뭐가 무섭다고 도망까지 가고 난리냐? 그리고 뭔가 잘못 알고 있는 거 같은데, 난 빛이 있을 때만 나타나는 게 아니야. 빛에서만 모습이 보일 뿐이지. 눈에 보이지 않을 때도 난 항상 네 곁에 있어. 이렇게 그늘에 숨어도 마찬가지라고. 어휴, 너 좀 웃긴 거 알아?" (34쪽)

 

동우는 자신의 그림자를 깨닫게 되면서 그와 친구가 된다. 동우의 그림자는 동우를 괴롭히는 아이들을 동우 대신 혼내주었다. 동우는 처음에는 그런 그림자가 고마웠지만 장난이 너무 심해 걱정이 되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동우는 자신의 그림자에 뿔이 자라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동우는 그림자의 뿔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그림자는 나쁜 일 대신 착한 일을 해 보았지만 뿔은 더 커졌다. 동우는 자신을 괴롭히는 애들이 여자 아이까지 놀리자, 자기도 모르게 놀리지 말고 청소를 동우라고 말하게 된다. 조금 더듬거리기는 했지만 말이다. 그제야 그림자 머리에 난 뿔이 조금 줄어 들어 있었다. 그러면서 동우는 자신의 생각을 직접 말한다는 의미를 깊이 깨닫게 되었다.

 

"고맙지만 나 스스로 해 볼게. 이젠 뭐든 자신 있어. 넌 그냥 예전처럼 가만히 있어 줄래?"

조금 뒤 그림자가 고개를 끄덕끄덕 했어요. 그러고는 동우 발밑으로 스르륵 미끄러져 들어갔지요. (82쪽)

 

동우는 이렇게 그림자에게 안녕을 고한다. 동우는 이제 자신의 생각을 분명하게 표현할 수 있는 아이가 되었다. 동우는 그런 자신을 뿌듯해 하며 길을 가다가 그림자에 뿔이 길쭉하게 난 반 친구를 발견하게 된다. 그 반 친구는 과연 그림자에게 자신의 인생을 빼앗기지 않고 자기 자신을 지켜낼 수 있을까?

 

누구나 괴롭고 힘들 때면 이 상황을 바꿔줄 수 있는 슈퍼영웅을 고대한다. 슈퍼영웅이 멀리 있는 모르는 존재가 아니라, 자신과 가장 가까이 있는 '그림자'라고 한다면 조금 더 마음 편히 자기 일을 맡겨 버릴 것이다. '그림자' 또한 자기 자신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힘들 때 나를 도와줄 수 있는 존재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바로 나 자신만이 나를 구해줄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 스스로 '나'를 단련하여 '나'를 구해줄 수 있는 존재가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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