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사지 않는 날 - 소비와 절제 인성학교 마음교과서 3
김경옥 지음, 이현주 그림 / 상상의집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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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착한 소비를 해야 하는 건가요?

 

 

요즘엔 어린이를 위한 경제 동화가 예전보다 부쩍 늘어난 것 같다. 단순히 용돈을 모으는 용도로 쓰이는 용돈기입장 정리를 벗어나서 경제 원리를 쉽게 설명하는 책들이 많이 늘었다는 것이다. 그만큼 경제가 어려워진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렸을 때부터 경제적인 사고방식을 길러서 나중에 경제적인 어려움을 덜 겪기 바라는 부모님의 마음이 나타나는 것이다. 내가 생각해도 어렸을 때부터 올바른 소비 습관을 형성해 놓는 것이 어른이 됐을 때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어렸을 때부터 자신의 용돈을 모으고 그것을 꼭 필요한 곳에 사용하고, 자신에게 필요한 물건은 함부로 사지 않는 습관이 바로 어른이 됐을 때 신용카드를 함부로 긁지 않도록 해줄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이러한 차원에서 어린이들에게 물건을 사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고 돈을 모으는 것에 대한 방법을 알려주고 있었다. 실제로 요새 아이들이 경제 동화를 스스로 찾아 읽는 것을 보면 본인들도 경제에 대한 필요성이 형성되어 가는 것 같아서 대견하면서도 조금은 씁쓸하기도 했다. 순수한 동심의 세계에서 빠져나와 빨리 어른이 되어 버리는 것 같기 때문이다.

 

민호 가족은 버는 것에 비해서 지출이 많은 편이다. 서점을 운영하는 엄마는 아끼려고 하지만, 아빠와 민호는 이것저것 많이 사는 편이었다. 아빠는 금요일마다 민호와 마트에 가서 먹을 것을 잔뜩 사왔고 민호도 마트에 가서 눈에 들어오는 장난감을 샀다. 그런 민호네 옆집으로 독일에서 래연이네가 이사온다. 래연이네는 물건을 아끼고 채소를 직접 키우면서 살고 있었다. 민호와 엄마는 그런 래연이네에게 많은 영향을 받게 되었다.

 

민호의 엄마는 어느 날, 인터넷을 하다가 '아무것도 사지 않는 날'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남편과 민호에게도 11월 마지막 날을 아무것도 사진 않는 날로 만들자고 하였다. 민호는 반대하지만 아빠는 흔쾌히 찬성하여 각서를 쓰기도 했다. 민호의 엄마는 래연이 엄마인 콜라비 여사와 얘기하다가 아무것도 사지 않는 날을 기념하여 동네에서 물물 교환의 이벤트를 열자고 의기투합하게 된다.

 

그렇게 아무 것도 사지 않는 날이 다가왔다. 그런데 하필 그날 민호가 정말 사고 싶었던 조립 장난감이 근처 문방구에서 50% 세일에 들어갔다. 점포를 정리한다면서 그날 하루만 그렇게 판다는 것이다. 민호는 돈을 적게 쓰는 것이 엄마에게 효도하는 거라는 이상한 논리를 갖다 붙이며 조립 장난감을 사려고 한다. 그런데 지갑을 들고 나가는 것을 엄마에게 들키고 만다. 민호는 자기 용돈으로 정말 사고 싶은 물건을 사지 못하자 엄청 화가 나서 엄마에게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아빠까지 나서서 그런 민호를 혼내지만 민호는 감정이 격해져서 아빠에게도 소리를 지른다. 그렇게 민호가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자, 평소에 거의 화를 내지 않던 엄마가 공중으로 영수증 더미를 던지고 말았다. 그리고 엄마는 너무 쓸데 없는 데에 돈을 쓴다며 화를 내며 통장을 내놓기까지 했다. 결국 민호네 가족은,,,

 

어느 가족이나 이런 문제로 부부 싸움이 끊이지 않을 것이다. 그것을 누가 얼마나 슬기롭게 이겨 내느냐가 가정의 평화를 지키는 방법이 될 것이다. 한 가족으로서 서로 서로를 생각하고 노력해야지만 가정이 화목해질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한 사람만의 노력만으로는 가정이 유지되기가 힘든 것이다. 요즘처럼 가정이 쉽게 깨지는 시대라면 더욱 더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가족 구성원 모두가 말이다.

 

어쨌든 그렇게 물물 교환 장터에서 민호는 래연이와 함께 웃었다. 래연이의 입에서는 치아 교정기가 빛을 발하는 것으로 끝을 맺고 있었다. 래연이의 치아 교정기에 작가의 주제의식이 반영되고 있어서 특별히 언급하고 넘어가야 할 것 같았다. 삐뚫어진 치아를 교정기로 교정하는 것처럼, 삐뚫어진 소비 습관이 있다면 교정해야 한다는 작가의 의식이 담겨 있었다.

 

마지막에 경제와 소비, 절제, 착한 소비, 지구 환경을 위한 소비 등을 교사나 부모님과 함께 얘기를 나눌 수 있는 페이지가 마련되어 있어서 좋았다. 조금은 그 내용이 어려운 측면이 있는 것 같았지만 경제에 대한 배경지식이 있는 아이들이라면 얘기를 나눌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책을 읽고 아이들이 지구를 위한 착한 소비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 인터파크 신간리뷰단으로서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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