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로 태어나길 잘했어! - 우리가 세상을 지배하는 50가지 이유
재클린 섀넌 지음, 노승영 옮김, 키므네 일러스트 / 에쎄 / 2015년 9월
평점 :
절판


여자로서 세상에 우뚝서길 바라는 책

 

 

지구를 구성하는 생물은 성(姓)이 구분되어 있거나 구분되지 않은 것으로 나뉜다. 인류는 우리의 사회 속에서 남성과 여성으로 나뉘어 가족을 이루며 살아가게 된다. 최근 남성과 여성 외에도 제3의 성이 있다며 그것을 사회 속에서 받아들이려는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어쨌든 오랫동안 남성과 여성은 삶을 공유하며 지구에서 함께 살아왔다.

 

남성과 여성은 지구에서 살아가면서 서로를 이해하려고 부단히 노력했다. <화성남자 금성여자>라는 책도 있는 것처럼 서로 다르다는 것을 알고 어떤 점에서 차이가 발생하는지 많은 연구가 이뤄졌다. 이러한 연구를 통해 서로를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다. 하지만 여기에서 벗어나 여성의 자존감을 높이기 위한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어렸을 때부터 우리는 남성과 여성을 나누고 다르게 가르치는 경향이 있다. 처음 아기가 태어났을 때는 어떤 성의 구별이 확실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남자는 이래야 돼, 여자는 이래야 돼,,, 라는 식으로 키우다 보니, 아이들은 점차 명확한 성의 구분을 가지는 가치관을 자연스레 가지게 된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고정관념과 편견에 사로잡힐 수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왜 남자아이는 파랑색과 로봇을 좋아하고, 여자아이는 분홍색과 인형을 좋아한다고 생각할까? 우리가 아이들에게 그것을 강요하는 것이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쉽게 남자아이는 울면 안 돼, 떼를 쓰면 안 돼, 여자아이는 거칠게 뛰어 놀면 안 돼,,, 자기도 모르게 이런 말을 얼마나 하고 있을까? 아이들에게 이렇게 성 역할에 대한 가치관을 심어주면서 더 넓은 세계에서 뛰어놀 수 있는 아이들의 미래를 차단하고 있는 건 아닌지 반성해 보아야 한다.

 

어쨌든 이 책은 여자는 활동적이지 않고 남자를 도와주는 보조적인 존재로 가정과 육아에 힘써야 한다는 식의 고정관념과 편견에 사로잡힐 여자아이들을 위해 씌인 책이다. 여자도 남자보다 더 뛰어난 점이 무척 많다는 점을 50가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는 남자와 여자의 차이점이 틀렸다면서 고정관념과 편견을 깰 수 있도록 해준 점이 좋았다. 여자가 지방이 있어서 남자보다 추위를 덜 탄다 거나, 여성의 몸이 더 유연성이 있어서 수영이나 달리기 등의 스포츠에서도 남자들을 따라잡을 날이 있을 거라는 점이나, 여성이 질병에 덜 걸리거나, 스트레스 상황에 잘 대처하거나, 위험한 상황에서 처리 속도가 더 높다거나, 이별 상황에서도 잘 극복해 낼 수 있다거나, 여자는 말솜씨가 뛰어나고, 냄새에도 더 민감하다는 등의 내용이 있었다.

 

그리고 남자보다 더 뛰어난 능력과 수완을 보여준 실제 사례들을 제시하고 있었다. 여성 사업가로서 성공한 여자들, 그리고 사회를 변화시키려고 노력한 여자들이 바로 그것이다.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유명한 화장품 브랜드나 거대 재벌들을 창업한 사람들이 많았다.

 

처음에는 여자아이의 자부심을 높여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새로웠다. 하지만 50가지의 이유가 서로 겹쳐지거나 하나의 항목으로 들어갈 수 있는 내용들이 섞여 있어서 50가지라고 할 필요가 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동안 남자들이 지배해 왔던 사회 구조 속에서 여자로서 활약한 것은 대단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만큼 '여자가 더 뛰어나'라는 논리는 조금 거부감이 생기기도 했다. '성 차별'과 '성 차이'는 구분해야 한다. 여자로서 더 뛰어난 부분이 있을 수 있지만, 그것은 인류가 진화하는 과정에서 남자와 여자가 서로 맡은 부분이 달랐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발생한 선택의 진화 과정일 뿐이었다. 이 책에서 말한 것처럼 여자가 더 뛰어난 부분이 있을 수 있지만 그것은 대체로 그럴 뿐이지 모두 다 그런 것은 아니다. 개인적인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또 다른 고정관념과 편견을 만들어 내는 것은 아닐까 걱정스런 부분이기도 했다.

 

그래도 여자아이의 여성성에 대한 자부심을 높이기에는 좋은 책이었다. 여자로서 좋은 점을 언급한 책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여자도 뛰어나! 여자도 할 수 있어! 그러니 집안에서 인형만 갖고 놀지 말고 밖에 나가서 네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 봐. 더 멋진 세상이 펼쳐져 있잖아." 이렇게 외치고 있는 책이었다.

 

 

* 인터파크 신간리뷰단으로서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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