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난 저울 - 수평사회, 함께 살아남기 위한 미래의 필연적 선택
김경집 지음 / 더숲 / 2015년 9월
평점 :
품절


공평한 한국 사회를 위한 제언

 

 

김경집의 강연을 읽은 적이 있다. 청소년들을 위한 강연이었는데, <거북이는 왜 달리기 경주를 했을까>라는 책으로 출간이 되었다. 그 책을 읽으며 김경집의 강연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그래서 그가 쓴 책이라는 걸 알고 읽게 되었다. 그의 프롤로그를 읽으며 정말 글을 논리적으로 잘 쓴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의 강연 책을 읽으면서도 논리적인 사고가 순차적으로 이뤄지고, 참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책에서도 그것을 유감없이 느낄 수 있었다.

 

어떤 짧은 주제가 아닌, 한국 사회의 다양한 문제들에 대한 그의 사고를 엿볼 수 있어서 책을 재미있게 읽었다. 필자의 주장에 많은 공감이 되기도 했지만 어떤 부분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었다. 그래도 전체적으로 현재 한국 사회의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하고 있어서 한국의 미래를 걱정하는 사람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었다.

 

필자의 주장에 대해서 동의하지 못한 부분은 먼저 학생들의 교복에 대한 생각이었다. 필자는 교복이 학생들의 개성과 자유를 억압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그래서 한때 교복이 없어졌다가 다시 부활한 것이 어른들의 고정관념이라고 했다. 하지만 나는 학생들의 교복이 어느 정도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에서 학생들은 가장 먼저 보호 받아야 할 존재들이라고 생각한다. 어렸을 때는 부모님이 옆에 끼고 살지만, 중·고등학생이 되면 자신만의 자유를 찾아 집을 떠나려고 한다. 이때가 가장 사회적 유혹에 쉽게 휩쓸리는 시기가 아닌가 싶다. 그렇기 때문에 학생들의 교복은 그런 유혹을 조금은 차단해 주고, 본인 스스로 자신의 행동을 조심하는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학생들의 개성과 자유를 추구하다가 유명 브랜드의 옷을 사느라 더 힘들어질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겉에 입는 옷도 비싼 걸 사서 '등골브레이커스'나 옷의 가격에 따라 등급을 매기기도 하면서 많은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필자는 처음에 그런 과도기를 거쳐서 자정 작용을 거치면 나아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지만, 그런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

 

이런 부분을 제외하고는 필자의 생각에 많은 공감이 되었다. 1997년 IMF 사태 이후에 우리 사회의 균형의 추가 점점 기울어지게 되었단다. 특히, 보수가 집권하는 시기에 자살률과 살인사건이 많이 발생한 게 자료 분석으로 나와 있는 사실이라니, 관심을 가져 볼만한 이야기였다. 그는 이러한 '보수'를 정치 문제로 보는 것이 아니라 경제로서 바라보고 경제 민주주의를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리고 더 이상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없는 교육의 문제를 다루고 있었다. 특히, 수시 입학이 소수를 위한 특례를 만들 뿐이라는 날 선 비판은 구구절절 옳은 얘기였다. 또한, 교사가 다양한 아이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한계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는 부분은 나도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이었다. 그리고 사학법 파동 문제에 대해 우리도 더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았다.

 

마지막으로 수평 사회를 만들어 가기 위해서 새로운 노인상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러한 새로운 노인상은 바로 세시봉 세대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서,,, 자신들만의 기득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자손을 위한 의견을 제시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보았다. 나도 노년층과 젊은층이 점점 세대 간 갈등이 첨예해 지고 있는 것 같아서 필자의 주장이 더 절실하게 다가왔다.

 

에필로그에 검찰들에게 당부하는 말이 있는데,,, 속이 시원할 정도로 날카롭게 비판하고 있었다. 권력의 개, 권력의 시녀 노릇을 하는 검찰이 스스로 개혁을 이룰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 네이버 책콩 서평단으로서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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