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더스 블랙 로맨스 클럽
리사 프라이스 지음, 박효정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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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종말에서 살아남은 인간들의 삶

 

 

<엔더스>는 <스타터스>의 후속작이기 때문에, <스타터스>의 세계관을 아는 것이 필요하다. <스타터스>는 생화학 전쟁이 일어나서 십대 이하의 스타터스들과 고령층의 노인들인 엔더들만 남은 세계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 당시 미등록 미성년자였던 켈리는 아픈 동생을 살리기 위해, 불법으로 신체 대여를 운영하던 회사인 '바디 뱅크'를 찾아갔다. 부유한 엔더에게 스타터스의 젊고 건강한 몸을 고가의 비용을 받고 대여해 주던 바디 뱅크에서 켈리는 생각지도 못한 음모를 만나게 되었다는 내용이 바로 <스타터스>였다.

 

<스타터스>에서 켈리는 바디 뱅크를 파괴하고 더 이상 엔더들에게 몸을 대여해 주지 않아도 되어 자유를 찾은 듯 했다. 하지만 <엔더스>에서는 프라임 데스티네이션이 남긴, 뇌에 칩을 이식한 스타터들인 메탈을 추적하여 모으는 사람이 나타났다. 그리고 켈리에게 올드맨이 나타나 강렬한 경고를 남긴다. 프라임을 파괴했다고 자신이 파괴되었다는 것은 아니라고. 올드맨은 여전히 어떤 칩이라도 접속할 수 있었다. 게다가 그 칩을 파괴하거나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기까지 해서 하나의 무기로도 만들 수 있었다.

 

<엔더스>에서 켈리는 자신의 몸을 잡아가려는 올드맨을 피해 달아나면서 올드맨의 아들인 하이든을 만난다. 켈리는 하이든과 함께 메탈들을 모으는 한편, 자신만의 삶을 살기 위해서 머리에 이식된 칩을 제거하려는 노력을 기울인다. 켈리의 칩이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 켈리가 가진 칩은 대여자가 유일하게 살인을 할 수 있도록 허용된 것이었다. 그리고 여러 명의 대여자가 동시에 칩에 접촉할 수 있었고, 접촉을 할 때 켈리는 자신의 정신을 유지할 정도였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켈리는 특별하게 취급되어 돈 많은 엔더들에게 비싼 값에 팔릴 수 있는 상품이었다.

 

하이든은 이러한 기술을 팔려는 자신의 아빠에 반대하여 그것을 막기 위해 노력하는 인물이었다. 그는 아주 특별한 병을 가지고 있었는데, 피부가 너무나 예민해져 있어서 보통 사람의 접촉도 하이든에게는 너무나 고통스런 감각이 느껴졌다. 그러면서 하이든과 켈리는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며 공감대를 형성해 가고 있었다.

 

솔직히 <스타터스>를 읽지 않아도 <엔더스>를 이해하는 데에는 큰 무리가 없었다. <엔더스>에서 조금씩 나오는 세계관이 그대로 드러나 있기 때문이다. 조금씩 드러난 단서로 <스타터스>의 내용을 추리해 보는 것도 재미있는 부분일 수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며 든 생각은 '세대 전쟁'이라는 말이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도 조금씩 세대 간의 갈등이 드러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세대 간의 단절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제는 일자리의 경쟁과 세금이나 연금 수령, 노인을 부양하는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이 책에서는 화학 전쟁으로 중간 세대가 사라진 것이지만 말이다.

 

나이든 엔더들은 돈이 많지만 젊음이 없다. 나이 어린 스타터스는 돈이 없지만 젊음이 있다. 서로의 돈과 몸을 교환하는 것이 과연 물물교환이나 공정한 경제 사회일 수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어쨌든 <스타터스>나 <엔더스>의 세계를 창조한 필자의 상상력이 공감되는 부분이 있기도 했고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있었다. 스타터스로 대변되는 전형적인 모습의 묘사라든지, 중간 세대인 미들만 사라진 이유라든지, 정신이든 영혼이든 자신의 의식을 칩을 이용해 다른 사람을 조종할 수 있는 것이라든지,,, 이러한 세계가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 건지 궁금해졌다.

 

지구가 종말을 맞든 맞이하지 않든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대립은 지금보다 앞으로가 첨예하게 대립하게 될 것이다. 그때는 어떤 도덕이나 윤리의 가치가 남지 않고 경제적인 이유로 모든 것이 판단 될 것 같아서 마음이 무거워졌다. 그러한 세계 속에서도 사람은 어쨌든 살아남기 위해서 발버둥을 친다. 어떤 상황 속에서도 어떻게든 살아가는 구나,,, 이게 우리 인류의 마지막 남은 희망이라고 생각한다.

 

 

* 네이버 블로클 황금가지 서평단으로서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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