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해도 되나요? - 제14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수상작 초승달문고 34
이정아 지음, 윤지회 그림 / 문학동네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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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 식품을 신고해도 되나요?

 

 

아이들의 입장에서 불량 식품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동화책이다. 요새 동화책은 예전의 틀에 박힌 교훈적인 글에서 많이 벗어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다양한 캐릭터들의 등장과 아이들의 심리가 재미있고 생동감 있게 표현되고 있는 책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이 이 책을 읽고 재미있다고 느끼는 것이다. 특히, 중간에 나오는 맞춤법이 틀린 반성문은 진짜 아이들이 쓴 것 같은 재미를 주었다.

 

이 책은 제14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수상작으로서 어느 정도의 수준을 갖추었다고 볼 수 있다. 꼭 문학상이 작품의 질을 평가해 주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의 수준을 유지한 작품이라고는 볼 수 있을 것이다. 어쨌든 1, 2학년을 위주로 그들만의 세상을 가감없이 보여주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었다.

 

이 책에서는 불량 식품에 대한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 다양한 불량 식품 이름이 등장하고 있었다. 그런데 거의 대부분 모르겠어서 요즘 아이들은 이런 걸 먹는 건가 싶었다. 옛날에 항상 학교 앞에 있는 불량 식품이 많이 생각이 났는데, 어째서 그때는 그런 게 유독 맛있었는지 모르겠다. 지금이라면 그냥 줘도 먹기 싫다고 고개를 흔들었을 것 같은데 말이다.

 

이 책의 주인공인 헌재는 경수에게 얻어 먹은 문어다리 값을 갚기 위해 돼지저금통에서 돈을 몰래 빼낸다. 학교에 가서 갚으려고 하는데, 경수는 점심 시간에 학교 앞 가게에 나가 '얄라리'라는 과제를 사오라고 한다. 헌재는 선생님께 거짓말로 외출증을 끊고 나가 겨우 얄라리를 사오게 된다. 그런데 경수에게 갚은 얄라리에서 벌레가 발견되고 만다. 아이들은 소란스럽게 모여들면서 전에 배운대로 경찰서에 신고하라고 한다.

 

헌재는 아이들의 성화에 떠밀려서 경찰서에 신고하게 되는데,,, 무슨 일이 일어나지는 않을까 조마조마하며 기다린다. 그런데 학교에 갑자기 경찰차가 들이닥치고, 헌재는 담임선생님과 경찰관과 함께 집 앞 슈퍼로 따라가게 된다. 헌재는 자신의 말 때문에 슈퍼 가게 할아버지가 곤란하게 된 것을 알게 되고 미안하게 생각한다.

 

학교로 돌아와 헌재는 다시 교감선생님께 불려간다. 헌재는 생각보다 일이 커진 것에 당황하게 된다. 교감선생님은 나이도 어린 헌재가 바로 경찰서에 신고한 것이 잘못한 것이라며 혼을 내고 반성문을 쓰게 한다. 그리고 신고하라고 부추긴 경수를 불러와 똑같이 반성문 쓰기를 시킨다,,,

 

이처럼 이 동화책은 그저 재미난 동화책으로 끝나지 않은 면도 있는데, 그것은 바로 어른의 이중적인 면모가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학교에서는 분명 불량 식품이 있을 때는 경찰에 신고하라고 가르치지만,,, 막상 신고하면 함부로 신고했다고 혼이 나는 것이다. 아이들이 어리다고 교육의 이상과 현실이 너무 동떨어져 있느 게 아닌가 싶었다.

 

마지막에 나오는 헌재와 경수의 도넛 나눠 먹기에 대한 우정은 이 동화책을 하나로 모으는 응축된 힘이 되는 것 같아서 보기 좋았다. 무엇보다도 어린이들 스스로 재미있게 읽는다니,,, 초등학생들이 있다면 한번 읽혀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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