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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에게 ㅣ 높새바람 35
오시은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15년 9월
평점 :
아이들에게 일어난 기이하고도 신기한 일

최근 어린이를 위한 동화책을 많이 읽고 있는 편이다. 이 책은 동화책의 분량이 짧은 편이지만, 그것보다 더 짧은 6편의 단편 동화가 실린 책이다. 표지에서부터 느낄 수 있듯이 여기에 실린 이야기들은 뭔가 이상하고 신기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다. 이 책에 실린 단편들은 아이들 세계에서 제법 심각한 일들을 다루고 있다. 학교의 왕따 문제, 괴롭힘으로 인한 자살 문제, 가정 폭력 문제 등이 바로 그것이다. 그리고 그것보다는 심각하지 않지만, 아이들에게는 가장 큰 문제라고 할 수 있는 얘기들도 다루고 있었다. 친구들 사이에서 잘 어울리지 못하는 아이가 있거나 다들 보기 싫은 시험때문에 일어난 일도 있었다. 그만큼 현재 어린 학생들이 고민하고 공감할 내용들이 담겨 있었다.
6편의 단편을 읽으면서 정말 초등학교 고학년이 읽기에 적합한가 싶은 내용이 있기도 했다. <낯설고도 익숙한>이라는 단편동화는 가정 폭력 문제를 다루고 있었다. 층간 소음으로 인한 불편한 생활과 함께 나타나고 있는 아버지로부터의 폭력 상황은 학생들이 읽기에 적절한 수위를 조절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았다.
<내가 너에게>라는 단편은 괴롭힘으로 자살한 혼령의 입장에서 적혀 있었는데, 과연 학생들이 읽고 이해하기 쉬울까 의문이 들었다. 이 책의 처음에 나온 단편이 너무 모호하고 애매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 않나 싶었던 것이다. 그리고 '내가 너에게'라는 단편이 이 동화책의 표제작이 된 이유도 궁금했다.
<숨바꼭질>은 반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민지가 담벼락에 붙어 살아 움직이는 이끼 덕분에 다른 친구들을 사귀게 된 내용이었다. 어른이든 아이든 친구는 무척 소중한 관계가 된다.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는 그때 친구는 자신의 모든 세계를 구성할 정도로 관심이 집중되게 마련이다. 무엇이 계기가 되었든 무서운 마음을 누르고 친구들에게 다가간다면 막상 그들과 친해지는 것이 어렵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을 것이다.
<그날의 오늘>은 매일 지각하는 동규가 선생님과 학교에 빨리 오자는 내기를 건다. 동규는 내기에서 이기려고 하다가 과거의 자신을 만나게 된다. 그러면서 과거에 저지른 잘못을 고치기 위해 고군분투 한다. 하지만 생각보다 과거의 사건 자체를 바꾸기가 힘들다. 그래도 미래의 동규는 과거의 동규에게 하나의 가능성을 제시하게 되고, 그것이 미래의 동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게 된다. 다른 어느 단편보다 재미있게 읽혔는데, 과거의 사건을 바꾸고자 노력하는 아이의 심리가 재미있었다.
<문門>은 생각보다 도덕이나 교훈성이 강하게 드러났는데, 자신을 괴롭히며 힘을 과시하는 아이에게 굽히지 않고 자신의 의견을 말한다는 주제가 조금은 빤하게 느껴진 까닭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의 <헛것>은 보통 시험을 볼 때면 다들 한번씩 상상해 본적이 있는 것을 소재로 삼았다. 시험 공부를 안 했을 때, 마음만 급한 상황에서 우리는 학교가 무너지거나, 폭우나 눈이 엄청 쏟아지길 바라지 않았는가. 그것처럼 시험을 피할 핑계가 마련된 아이들이 즐거워 보였다. 늙은 고목이 아이들의 마음을 알고 소원을 이뤄준 것 같았다.
다양한 단편동화를 읽어서 좋았다. 어렵고 힘들고 고통스러워 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잊지 않기 위해서 작가는 이런 글을 썼다고 했는데,,, 아이들이 고통스럽지 않고 마음의 고민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기를 바란다.
* 인터파크 평가단으로서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