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행복의 맛, 삿포로의 키친 - 지니어스 덕이 660일간 먹고 그린 음식들
김윤주 글.그림 / 컬처그라퍼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삿포로의 아기자기한 먹을거리를 품다
최근 몇 권의 여행 안내서를 살펴 보았다. 여행은 못 가지만 눈으로 보는 것으로라도 세계여행을 하고 싶었다. 다른 여행 안내서와는 다르게 이 책은 여행보다는 카폐 순례를 담은 책이다. 우리나라도 최근에 자기 나름의 아기자기한 커피 전문점이 많이 생겼다. 그들은 거대자본으로 밀고 들어오는 프랜차이즈 가맹점들의 자리 싸움 사이에서도 새우등이 터지지 않도록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들은 커피의 맛이나 조용한 분위기, 친절한 접대, 특이한 물건들, 귀엽고 예쁜 수집품들을 장식해 놓고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그런 카페들이 창업 노하우와 함께 책으로도 많이 나와 있다.
이제 일본 삿포로 지역의 카페들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먼저, 다른 여행 안내서와는 다르게 사진보다는 그림이 많이 그려져 있다. 특히, 여행의 동선이 중요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지도 좌표만 표시되고 있을 뿐이다. 그저 지니어스 덕인 작가가 1년 간 일본 삿포로에서 유학 생활을 하면서 맛본 다양한 카페들을 소개하고 있다. 거기에는 인터넷에서 소개된 맛집도 있지만 돈이 풍족하지 않은 유학생이 찾게 되는 양이 많은 곳도 포함되어 있고 길을 걷다가 발견한 의외의 장소도 나와 있다.
중요한 것은 귀여운 그림들이 보는 눈을 즐겁게 해주었다는 것이다. 예술적이지는 않지만 귀엽고 아기자기했다. 요새 유행하는 컬러링북으로도 손색없을 정도였다. 그래서 부록으로 컬러링북이 함께 포함되어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색색깔의 아름다운 수많은 음식들이 군침을 흘리게 만들었다. 라면의 고장답게 수많은 종류의 라면과 그 이외의 커리 음식들이 다양하게 소개되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많이 사먹을 정도로 유명세를 떨치는 호로요이 모모사와! 정말 마트에서 박스로 사가는 경우도 봤을 정도로 일본에 오면 선물이나 자기가 먹기 위해 많이 사가는 모양이었다. 특히, 그 중에서도 복숭아맛 음료가 가장 인기가 많다.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볼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나도 호기심에 먹어보기는 했지만,,, 사람마다 좋아하는 입맛은 다르다는 걸 깨달았다. 어쨌든 한정판이 많이 나오는데, 그걸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일본은 천국인 곳이다. 그리고 삿포로라는 지역에서만 나오는 맥주가 오른쪽에 그려진 것처럼 저렇게 많았다. 저 뒤로 몇 페이지가 더 이어지고 있다. 그걸 모아서 그린 것도 대단하다. 그 설명까지 포함되어 있으니, 관심있는 사람은 참고해도 좋을 듯 했다.
무엇보다도 정말 보는 것만으로도 배가 부른 듯한 착각이 일어나게 만드는 예쁜 케이크들을 보며 감탄사를 연발할 수밖에 없었다. 일본 만화 등을 보면 케이크 가게를 순례하는 내용이 많이 나오는데, 저렇게 종류가 많은 예쁜 케이크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고 하면 어떻게 돌아다니지 않고 배기겠는가? 단음식을 좋아하지도 않고 케이크 종류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더라도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싶게 만들 정도로 종류가 다양하고 무척 예뻤다. 게다가 한정판으로 나오는 것까지 포함하면 정말 셀 수도 없이 많은 종류였다. 그리고 매년 열리는 스위츠 그랑프리 같은 대회가 케이크의 수준을 더욱 높이는 것 같아 기대가 되었다.
단지,,, 전에 삿포로에서 음식을 먹어보기는 했지만,,, 그렇게 유명한 라멘이 우리 입맛에는 맞지 않을 수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냥 우리나라 입맛에 맞게 변형한 일본식 라면집이 더욱 맛있을 것이다. 그리고 삿포로 음식이 많이 짠 편이라 이것도 고려해야 할 점이기는 하다.
어쨌든 작가인 김윤주에게 1년 간의 삿포로 유학 생활은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하고 충만한 음식 맛보기 여행이 되었을 것 같다. 그 행복한 맛이 보는 것만으로도, 그녀의 그림만으로도 느껴지는 것 같아서 나도 낯선 곳을 무작정 걷다가 우연히 만난 가게로 들어가고 싶어졌다.
* 네이버 책콩 서평단으로서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