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무녀굴 - 밀리언 셀러 클럽 한국편 17 - 영화 [퇴마 : 무녀굴] 원작 소설 밀리언셀러 클럽 - 한국편 17
신진오 지음 / 황금가지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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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토속신앙에서 느껴지는 공포

 

 

원혼에 의한 복수나 빙의 현상은 그동안 수많은 문학과 영화 등으로 창작되어 왔다. 특히, 고전 중의 고전인 <엑소시스트>는 지금 봐도 심연의 공포심을 건드리며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그 중에서도 악령에 빙의된 인물이 계단을 기이한 몸으로 내려오는 장면은 가장 압권이라 할 수 있다. 감독의 꿈에 나타난 악령이 그런 모습으로 다가와 영화 속 장면으로 집어넣지 말라고 위협했다는 일화는 이 영화와 관련해서 너무나 유명한 이야기일 것이다. 게다가 이 영화와 관련된 스텝과 배우들이 그 후에 불행한 일들이 겹치면서 악령 영화 중에서 바이블처럼 자리매김하고 있다.

 

서양의 공포 영화는 악령과 살인자나 괴물, 최근에는 좀비에게 쫓기는 종류가 많은 것 같다. 동양의 공포 영화는 일본의 <링>을 필두로 귀신의 복수나 전염병 등을 다루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에는 <여고괴담> 이후에 학교나 특정한 공간에서 일어나는 공포 영화가 많이 나왔다. 최근의 공포 영화는 많이 보지 않아서 무슨 경향이라고 말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말이다. 어쨌든 이 중에서 우리나라의 토속 신앙과 관련한 공포물은 많이 접해보지 못한 것 같다. 특히, 무속신앙은 공포물보다는 <만신> 등의 다규멘터리로 만들어져서 무속인의 애환을 많이 그려온 게 사실이다. 그러던 와중에 한국 전통 토속신앙을 바탕으로 한 공포물을 접하게 되었다.

 

이 소설은 산악자전거 동호회 팀인 '매드맥스' 회원 7명이 라이딩 중 제주도의 동굴을 탐험하다 실종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되고 있다. 그 이후 9개월이 지난 어느 날, 주인공 진명은 친한 선배의 부고를 듣고 장례식장에 가게 된다. 진명은 원래 의사가 되려고 했는데, 레지던트 때 약혼녀인 수혜에게 생긴 비극적인 사건으로 퇴마사인 법사가 되어 활동하고 있었다. 진명은 김주열 선배의 죽음을 조사하던 중 원한을 가진 귀신이 관련된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선배는 진명에게 자신의 아내인 금주와 딸 세연을 부탁한다. 선배를 저주로 죽인 원혼이 바로 영력이 센 무녀였던 것이다. 이렇게 영력이 세고 원한에 사무쳐 있으면 그 저주는 쉽게 풀리지 않고 그 주변인에게까지 피해가 미치게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얘기를 들은 금주는 화를 내지만 자신의 주변에서 생긴 불행한 사고로 진명에게 의지하게 된다. 그리고 백발의 무녀 정체를 조사하던 중 소록도에 있는 엄마를 찾아가 금주 자신과 그 백발의 무녀에 대한 상관 관계를 듣게 된다. 그 백발의 무녀가 묻힌 곳이 바로 제주도의 '김녕굴'이었다. 진명과 금주는 무녀의 저주를 풀기 위해 그 동굴로 향하게 되는데...

 

책 자체는 430쪽 이상의 페이지를 차지할 정도로 꽤 두꺼운 편이라고 할 수 있는데, 내용이 긴장감 있고 재미있어서 쉽고 빨리 읽혔다. 특히, 백발의 무녀가 괴기스럽게 나타나는 장면은 꽤 공포스러웠기 때문에 공포물을 좋아하거나 한여름 밤에 오싹한 한기를 느끼고 싶다면 읽어 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특히, 영화 <퇴마: 무녀굴>로 8월 20일에 개봉한다고 하니, 얼마나 공포스럽게 만들어졌을지 기대가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며 책 속에 나오는 장면들을 상상해 보았는데,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사람의 심장이 두근두근 할 정도로 공포스럽고 오싹하게 해줄 것 같았다.

 

어쨌든 한국의 토속신앙인 무녀를 소재로 이만큼 공포스러운 작품을 만들어 낸 것이 꽤 성공적으로 느껴졌다. 중간에 <엑소시스트>의 정화 의식과 같은 장면이 나오는데, 이 책에서도 강렬한 인상을 주는 부분이었다. 특히, 조금(?)은 잔인하고 눈살을 찌푸리게 되는 장면도 있는데, 마음이 약하거나 감수성이 예민한 사람은 조심히 보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비일상적이고 전에 보지 못한 낯선 공포를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백발의 무녀가 저주하는 대상이 금주보다는 자신에게 직접적으로 해를 끼친 자들의 자손을 향하는 게 내용 흐름 상 더 낫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그에 대한 복수는 생각(?)보다 약했기 때문에 조금 의아한 점이 있었다. 이것 외에도 제주 김녕굴에 얽힌 설화나 뱀 신앙, 샤머니즘에 대한 전설 등을 다루고 있어서 책의 내용이 더 풍부하게 느껴졌다.

 

이 책에서 공포를 주는 소재로 '방울'과 '뱀'을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 예능 프로그램인 <런닝맨>에서 술래가 발목에 방울을 달고 사람들을 쫓아다닐 때를 떠올리면 그 공포심이 얼마나 심할 지 쉽게 상상이 갈 것이다. 특히, 무속의 방울은 무령으로서 악귀를 쫓고 신령을 부르는 무구로 사용되는데, 악귀인 백발의 무녀는 자신의 영력으로 뱀들을 부리는 사술을 부리고 저주를 내리기 위해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저주를 받는 당사자는 이 방울 소리가 더 공포스럽게 느껴질 것이다.

 

어쨌든 작가의 첫 장편소설이라고 하니, 이후에 들고 나올 작품들이 기대가 되었다. 우리나라만의 공포·호러·스릴러 등의 장르문학의 세계를 그 나름대로  형성해 나갈 것 같기 때문이다. 또한, 신진오 작가가 장르 작가 사관학교라 불리는 '매드클럽'에서 소설작법을 익히고 도움을 받았다니, 매드클럽이라는 곳이 궁금해졌다. 앞으로 신진오 작가의 정진을 기대해 본다.

 

 

* 황금가지 서평단으로서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영화 <퇴마: 무녀굴>에 대한 정보 소개※

☞ 책의 내용과는 다른 점이 있다. 진명이 정신과 의사이자 퇴마사로 나오고 그의 조수와 함께 사건을 해결해 나간다고 한다. 책과는 다른 영화만의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서 개봉하면 빨리 보고 싶다. 그리고 마지막 결말이 책과 똑같을지, 아니면 다르게 될지도 궁금하다.

 

제19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폐막작 선정 영화 <퇴마: 무녀굴>


김휘 감독 사단과 김성균, 유선, 차예련, 천호진, 김혜성 등 최고의 배우들이 만났다,

샤머니즘을 바탕으로 한 플롯과 감각적인 연출이 만들어낸 한국 공포영화의 걸작!


정신과 의사이자 퇴마사인 진명과 그의 조수인 지광은 기이한 현상에 시달리는

금주를 치료하던 중 그녀 안에 있는 강력한 존재와 마주하게 된다.

절대 비극의 산물인 강력한 존재의 실체는 계속해서 대물림되며 주변 사람들을 극단의 공포로 몰아간다.

제19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된 김휘 감독의 <퇴마: 무녀굴>은

샤머니즘을 바탕으로 한 플롯과 현대적으로 감각적인 연출이 만들어낸

한국 공포영화의 걸작으로 평가함에 모자람이 없다.


공포영화 같은 스릴러인 데뷔작 <이웃사람>으로 성공적인 출발을 알린 김휘 감독은

마치 어린 시절에 듣던 무서운 이야기의 잔상들을 상기시키듯 감성적이며

충격적인 영상들로 관객들을 얼어붙게 만들며 퇴마사로 변신한 김성균과

강력한 존재를 품고 있는 비밀의 여인으로 돌아온 유선의 고품격 연기가 영화의 몰입도를 배가시킨다.

폐막작 <퇴마: 무녀굴>은 판타스틱영화제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정통 공포영화라는 점과 더불어

근래 고전을 면치 못했던 한국 공포영화계에 큰 활력을 불 어넣을 것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출처: 부천국제영화제 작품 소개)


▶ 영화 <퇴마: 무녀굴> 영화 정보: http://goo.gl/Rvl3oy 

종말은 없다. 영혼에는 출생도 죽음도 없다. 한번 생겨난 존재는 없어지지 않는다. 그것은 태어나지도 않고 영원하며, 항상 존재하며 죽지 않는 태고의 존재자. -힌두교 경전 `바가바드 기다` 중에서 (43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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