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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한테 차이기 전 33분 ㅣ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43
토드 하삭 로위 지음, 김영아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5년 7월
평점 :
우리 아직도 친구야?
학교를 다녔을 때를 생각해 보자. 그때 학교를 혼자 다니지는 않았을 것이다. 교실을 이동하거나 밥을 먹을 때나 집에 갈 때 함께 돌아갔던 친구들이 있었을 것이다. 우리는 그런 친구를 '단짝'이라고 부르며 항상 함께할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현실은 어떨까? 그런 친구들과 사소한 일로 다투거나 다른 관심사가 생기고 어울리는 그룹이 달라지면서 점차 멀어지다가 결국 연락이 끊기고 만다. 먼 훗날 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우연히 만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 정도 되면 나중에 이름을 떠올리며 그런 애가 있었지,,, 정도의 기억만 남는 사람이 되고 만다. 이름이나 얼굴, 둘 사이에 있었던 일이 떠오르면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까?
그래도 돈독하고 즐거웠던 추억이 남는 관계였다면 나중에 연락해 보려고 시도해 보기도 한다. 요즘에야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활용하겠지만 예전에는 싸이월드나 학교 동창을 찾아주는 사이트를 활용하기도 했었다. 그렇게 다시 만난 친구에게 묻는다. 우리 아직도 친구야?,,, 하지만 실제로 이걸 직접적으로 물어볼 용기는 없다. 단지 너무나 오랜 세월이 흐른 탓에 서로의 관심사나 사고방식이 달라져서 뭐하면서 살고 있는지, 아니면 옛날의 추억만을 겨우 얘기할 수 있을 뿐이다. 그 친구와 진지한 마음을 나누기에는 너무 많은 시간이 흘렀고 생각이 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
이 책 속은 우리나라의 예를 들면, 초등학교 때에는 정말 단짝으로 친하게 지냈지만 중학교에 올라가면서 한 명은 공부를 잘하는 모범생으로, 다른 한 명은 운동을 잘하는 특기생으로, 서로 다른 환경에서 생활하게 되면서 점차 멀어지게 되는 친구 관계를 그리고 있다. 이 책의 주인공인 샘은 모건과 친했지만, 그 둘 사이에 끼어든 크리스의 존재로 인해서 나중에는 오히려 모건과 크리스가 더 친한 친구가 되어버리고 샘은 그들에게서 멀어지게 된다.
이 책에서는 다양한 그림들이 등장하면서 책의 이해를 돕고 있는데, 책이 더 재미있고 유쾌하게 느껴졌다. 특히, 위의 그림은 모건이 샘 자신에게서 멀어지면서 크리스와 친해지는 걸 단계별로 잘 보여주고 있다. 샘으로서는 크리스를 모건에게 소개해 준 것이 자신이기 때문에 모건과 크리스가 친해지자 더 속상했을 것이다. 샘은 모건과 옛날처럼 친하게 지냈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샘은 자신에게 화를 내는 모건이 언젠가는 화를 풀 것이라고 기대하기도 했다.
샘은 크리스와 친하게 지내고 자신과 멀어진 모건에게 화가 나서 종이에 모건이 멍청하다는 글을 적었다. 그런데 그 종이를 모건이 발견하면서 샘의 엉덩이를 차주겠다며 화를 낸다. 이 책은 샘이 모건에게 차이기 전 33분 간, 11시 41분부터 1시 25분 이후까지의 내용을 담고 있다. 그 짧은 시간 속에 샘과 모건, 크리스의 관계를 설명해 주고 있다. 모건은 샘이 하지 않은 일에 대해서도 말하면서 샘에게 화를 내고 있었는데, 아마도 크리스가 중간에서 없는 일들을 지어니면서 그 둘 사이를 더 멀어지게 만들었던 것 같다.
어쨌든 보통 이런 청소년 소설들을 보면, 이렇게 친한 단짝 친구가 싸우게 되면 언젠가는 어떤 계기를 통해 관계가 회복될 것이란 기대를 한다. 나 또한 이렇게 전혀 다른 샘과 모건이 서로의 오해를 풀고 다시 예전처럼 친하게 지내게 될 것이라 기대하며 어떤 일이 일어날까 궁금했었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나의 기대를 무참히 저버렸다. 샘과 모건은 서로의 오해가 풀렸어도 결국 예전의 관계로 돌아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돌아보면 이게 더 현실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로의 관심사가 달라지면서 함께 생활하는 그룹이 바뀌면 결국 멀어질 수밖에 없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리 그게 현실이라고 해도 다른 한편으로는 씁쓸한 것이 사실이었다. 이렇게 전혀 다른 두 사람이 우정을 새롭게 쌓아가는 모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기 때문이다.
예전에 친했던 친구들을 떠올려본다. 다시 만나서 즐겁게 수다를 떨고 싶다. 내가 그 사람을 진정한 친구라고 여긴다면, 아무리 많은 시간이 지났어도, 아무리 멀리 떨어져서 아무 소식도 모르고 살았어도, 우리는 여전히 친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우리 아직 친구지??
* 네이버 책좋사 미래인 서평단으로서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진짜 사실은 이렇다. 옛날 옛적에 샘 루이스와 모건 스털츠는 베프였다. 그러다가 둘은 친구이기를 그만두었다. 그리고 좋든 싫든, 둘은 더 이상 다시는 친구가 아니었다. 하지만 오랜 시간 둘은 분명히 베프로 지냈었다. 어쩌면 둘 다에게 평생 다시는 만나지 못할 진짜 베프였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모든 게 끝났다. (19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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