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피
강희진 지음 / 나무옆의자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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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사는 탈북자들의 이야기

 

6.25전쟁이 일어난 지 65년이 되었다. 이게 무슨 기념일이 된다고 TV에서는 특별 기획 프로그램이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전쟁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그저 긴 휴전 상태일 뿐이다. 그리고 남과 북은 점점 다른 나라가 되어 가고 있다. 같은 언어를 사용하지만 가치관이 전혀 다른 민족이 되어 가는 것이다. 그래도 북한 주민들은 굶어 죽지 않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그곳을 탈출해 남한으로 넘어온다.

 

오늘도 다른 국가들의 도움이 없을 경우에는 북한 주민들이 심각한 기아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뉴스가 나왔다. 6.25 전쟁 당시에는 지하자원으로 남한보다 경제적 우의를 점하고 있던 북한의 경제가 공산주의의 한계를 보이며 결국 기아에 허덕이는 가난한 나라가 되어 버렸다.

 

우리는 현재의 북한 상태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한다. 그저 국제기구나 외국의 뉴스를 통해 조금씩 접할 뿐이다. 그리고 적십자 등의 기관을 통해 수만 톤의 쌀을 북한에 보내주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그 많은 쌀은 민중에게 돌아가지는 못했다. 모든 것을 똑같이 균등하게 분배한다는 공산주의의 사상은 결국 또 하나의 계급 사회만을 양산해 냈을 뿐이다. 지배자 동지들과 그 나머지들로.

 

이 소설 속에서 자신의 얘기를 하는 여자는 '포피'라고 불린다. 포피는 탈북자로서 남한에서 검정고시를 통과해 유명한 사립대에 합격해서 석사를 전공한 엘리트이다. 그녀는 좋은 대학교를 졸업해 이 사회에서 멋지게 일할 것을 꿈꾸었지만 언어나 문화적인 차이가 드러나 어려움을 겪게 된다. 그녀는 결국 키스방에서 일하게 되는데, 자신을 찾아온 소설가에게 자신의 탈북 얘기를 들려주게 된다.

 

포피는 북한에서 처참한 상황을 겪게 된다. 한 마을이 사라질 정도로 사람들은 계속 굶어 죽고 어쩔 수 없어 중국으로 탈출한다. 탈출하는 상황에서 아빠는 북한 군인에게 잡혀 끌려가고 포피의 엄마는 조선족 남자 형제들에게 몸을 의탁하게 된다. 그러다 포피는 그들 중 막내 형제의 도움으로 엄마와 함께 남한으로 넘어와 살게 된다.

 

이러한 과정들이 포피의 말로 전해지고 있었다. 그런데 처음부터 끝까지 포피의 말로만 채워지고 있는 점이 조금은 아쉬웠다. 키스방이라는 닫힌 공간에서 내용을 전개하기 위해서 포피가 직접 말하는 형식을 갖춘 것이라고 보지만,,, 조금 더 다양한 형식을 사용해 보면 내용이 더 풍부해지지 않았을까 한다.

 

포피는 키스의 미학에 대해서 미술 작품과 다양한 사례를 가지고 설명하고 있다. 다른 어떤 행위보다 서로 더 깊은 감정을 나눌 수 있다고. 쓸쓸하고 외로운 남자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줄 수 있는 위안의 행위라고 말이다. 여기서 탈북자들이 남한에서 적응하기 힘들어하고 할 수 있는 일이 많이 없다는 현실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모두가 일을 찾기가 힘든 시기인 만큼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일에 탈북자들이 많이 빠져든다고 한다.

 

북한의 처참한 상황과 중국 조선족과의 불편한 관계, 남한에서 힘들 게 살아가는 탈북자들의 이야기... 이것을 보면서 한 가지 든 의문은 왜 북한에서는 정권에 대한 시위가 없냐는 점이었다. 언론 통제로 기사화 되지 않고 있는 것일까? 이 소설이나 탈북자들의 경험을 들어봐도 독재 정권에 대해서 어떤 종류의 시위도 듣지 못한 것 같다. 죽을 각오로 탈출은 하는데, 왜 목숨이 경각에 달려 있는데도 독재 정권을 무너뜨리려고 행동하지 않는 것일까?

 

포피의 엄마도 남한으로 탈북해 왔어도 여전히 김정은에 대한 찬양을 늘어놓고 있다는 점을 보면 그건 하나의 신앙이 아닐까 싶었다. 그렇게 세뇌를 당한 걸까? 하지만 북한 지도자들은 그렇게 살이 쪘을 정도로 잘 먹고 있으면서 정작 민중들을 뼈만 남아 굶어 죽는데도 김정은을 맹목적으로 따르는 이유가 무엇일까? 이 책을 읽어도 여전히 알 수 없었다. 북한 정권에 대한 비판보다는 탈북자들의 고난과 남한 적응기가 초점이니까...

 

남한과 북한이 언젠가는 통일이 될 수 있을까???

 

 

* 네이버 책좋사 나무옆의자의 서평단으로서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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