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 홈즈 : 모리어티의 죽음 앤터니 호로비츠 셜록 홈즈
앤터니 호로비츠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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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즈의 역사는 계속 된다!

 

추리소설의 역사에서 고전 중의 고전으로 평가받는 셜록 홈즈 시리즈! 그 이후를 현대에도 만날 수 있는 반가운 책이 출간되었다. 홈즈는 새롭게 번역이 되어 완역판으로 재출간 되는 경우가 많을 정도로 아직도 그 인기가 사라지지 않고 있는 명탐정이다. 그만큼 영화나 드라마, 심지어는 뮤지컬로도 만들어져서 홈즈는 새롭게 평가받고 재창조 되고 있다.

 

셜록 홈즈는 명탐정의 대명사로서 추리소설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이름이다. 셜록 홈즈는 영국의 추리소설가인 아서 코난 도일의 1887년 작 <주홍색의 연구>에 처음 등장한 이래로 장편소설 4편, 단편소설 56편에서 활약하였다. 셜록 홈즈의 인기는 대단해서 사람들은 실제 인물이라고 믿을 정도가 되었다. 그래서 <마지막 사건>에서 셜록 홈즈가 죽게 되자 많은 독자들이 항의 편지를 보내서 결국 몇 년 뒤에 아서 코난 도일은 셜록 홈즈를 되살려 낼 수밖에 없었다. 이 사건은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에서도 소개된 내용이라고 알고 있다.

 

그만큼 셜록 홈즈는 우리의 현실 속에 살아서 존재하는 사람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100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셜록 홈즈는 다양한 예술 분야에서 패러디되어 나타나고 있다. 게다가 아서 코난 도일이 쓴 작품 이후를 그린 작품이 등장하게 되었다. 그것도 아서 코난 도일 재단의 공식적인 인정을 받은 작품으로서 말이다.

 

아서 코난 도일 재단은 아서 코난 도일의 막내 아들이자 유작 관리자인 에이드리언 코난 도일이 설립하여 이후 코난 도일 경의 후손들이 작접 운영하고 있는 재단이라고 한다. 유작과 저작권을 관리할 뿐 아니라 엄격한 기준으로 작가 사후에 나온 셜록 홈즈 작품들을 평가하고 있다. 재단의 영향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재단에서 공식적으로 항의한 작품이 절판된 사례도 있다고 하니, 자신의 작품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주는 재단이 있는 아서 코난 도일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서 코난 도일 재단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한 콘텐츠에는 재단 고유의 마크가 찍혀 있다고 하니 그 콘테츠에 대한 신뢰감이 생겼다.

 

이 책을 지은 앤터니 호로비츠는 2007년 영국 출판업계 시상식에서 '올해의 작가'로 선정된 베스트셀러 소설가이자 각본가라고 한다. 그의 작품은 전 세계적으로 많은 판매고를 올리며 읽혀지고 있고 자신이 쓴 각본으로 영국 아카데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16살 때 처음 아서 코난 도일의 작품을 읽은 이후에 셜록 홈즈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밝히기도 해서 그의 작품이 기대가 되었다. 앤터니 호로비츠는 <셜록 홈즈: 실크하우스의 비밀>이리는 책을 써서 화제가 되었는데, <셜록 홈즈 : 모리어티의 죽음>은 그 전작을 잇는 작품이라 할 수 있었다.

 

그렇다고 <실크하우스의 비밀>을 꼭 읽어야지만 <모리어티의 죽음>을 읽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모리어티의 죽음>은 아서 코난 도일이 셜록 홈즈를 죽게 만들었던 <마지막 사건>이라는 단편 그 이후를 그리고 있다. 셜록 홈즈는 3년이 지나서 <빈집의 모험>이라는 단편에서 왓슨의 기록으로 다시 등장한다. 하지만 <마지막 사건>에서 셜록 홈즈와 대결했던 모리어티는 어떻게 되었을까? 그러한 의문에서 이 책은 시작하고 있다.

 

<모리어티의 죽음>은 처음에 한 신문이 등장한다. 그 신문에서는 조너선 필그림이 하이게이트 인근의 머턴 가 근처에서 잔인하게 살해되었다는 사실을 전했다. 그리고 '나'라는 주인공이 나타난다. '나'는 프레데릭 체이스로서 라이헨바흐 폭포 사건에서 죽은 모리어티를 확인하게 위해 미국에서 건너온 사람이다.

 

프레데릭 체이스는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탐정 사무소인 핑커턴의 직원이다. 그는 자신의 조수였던 조너선 필그림이 준 정보로 미국의 악명높은 범죄자인 클래런스 데버루가 영국의 모리어티와 손을 잡으려고 접촉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클래런스 데버루를 잡기 위해 대서양을 건너온 것이다. 프레데릭 체이스는 런던 경시청의 애설니 존스 경감과 함께 손을 잡고 악명 높은 범죄자의 뒤를 쫓는다. 단서를 뒤쫓으며 클래런스 데버루의 부하들을 한 명씩 찾아가는데, 그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잔인하게 살해 당하고 만다. 체이스와 존스 경감은 목숨의 위협을 느끼면서 클래런스 데버루를 잡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작품 속에서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었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에 대한 의문이었다. 그 인물이 내 판단을 흐트러뜨리기 위한 거라는 걸 알면서도 너무 존재감이 있어서 마지막 결말을 읽고도 의문이 들었던 것이다. 그리고 몇 가지 단서와 의문점을 통해 결말을 조금은 추측했어도 반전으로서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생각지도 못했던 사건의 진상을 드러내는 증거를 확인하기 위해서 책을 다시 펼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셜록 홈즈 시리즈를 모두 읽고 좋아한다면 이 책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사건들을 더 잘 이해하고 재미를 느낄 것이다. 하지만 다른 홈즈 시리즈를 읽지 않았어도 이 책을 읽고 재미를 느끼는데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 하나의 독립된 추리소설로도 손색이 없기 때문이다. 단지 셜록 홈즈 시리즈를 하나라도 읽었다면 그 당시 영국의 분위기와 탐정 수사 방식을 조금 더 친근하게 느끼고 재미를 느낄 것이다. 그리고 책 중간 중간에 셜록 홈즈 시리즈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나오기 때문에 그 구체적인 사건들을 자세히 알고 있다면 읽는 재미가 더 쏠쏠할 것 같았다. 읽지 않았어도 이 작품을 읽으면 셜록 홈즈 시리즈를 모두 읽고 싶다는 욕구가 생길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에 <세 명의 여왕>이라는 짧은 단편이 있는데, 왓슨의 이야기로 셜록 홈즈가 등장하고 있어서 무척 반가웠다. 앤터니 호로비츠가 적은 단편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아서 코난 도일이 썼다고 해도 믿을 정도로 작품 분위기와 등장인물들이 비슷하게 느껴져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며 셜록 홈즈는 이렇게 재창조 되면서 그의 역사는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아서 코난 도일이 셜록 홈즈를 창조해 냈지만 이미 그의 손에서 떠난 인물이 되어 버린 것이다. 셜록 홈즈는 살아서 우리 현실을 마음껏 돌아다니고 있다. 작가가 창조해 낸 세계, 인물이 생명력을 얻어가는 과정이 정말 대단하고 멋지다는 생각을 했다. 글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작가의 창조력이 다시 한번 존경스러웠다.

 

앞으로 셜록 홈즈의 이야기가 어떤 식으로 창조되어 어떤 세계로 뻗어 나가게 될 것인지 그 길이 사뭇 궁금해졌다. 그리고 셜록 홈즈의 세계가 반복·변주되면서 어떤 모습으로 확장되어 갈 지 기대가 되었다. 셜록 홈즈의 다음 작품을 기쁜 마음으로 기다리고 싶다.

 

 

* 황금가지 출판사로부터 사전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책을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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