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 멸치와 일기장의 비밀 - 남해 죽방렴 이야기 한국의 재발견 2
최은영 지음, 양상용 그림 / 개암나무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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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전통 어업 방식, 죽방렴

 

 

은수가 멸치가 미운 이유는 멸치때문에 정들었던 대전을 떠나 남해군 삼동명 지족리라는 듣지도 보지도 못한 고향으로 떠나야 했기 때문이다. 지족리라는 곳은 할머니의 고향으로서 은수의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일을 알아보던 은수 아버지가 할머니의 고향으로 내려가 멸치를 잡겠다고 한 것이다. 은수로서는 친한 친구들과 헤어져 갑자기 작은 어촌 마을로 가야해서 더 화가 나고 슬펐다.

 

 

그래서 지족리라는 어촌 마을이 따뜻한 햇살이 비추고 갈매기가 한가롭게 날아다니는 풍경 좋은 곳이어도 은수로서는 정을 붙일 수 없었다. 그런 은수가 전학 간 학교에서 친절하게 다가온 반 아이들을 차갑게 대하며 멀리한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은수로서는 깨닫고 있었다. 이제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이 바로 이곳이라는 것을. 그리고 이제 이곳에 할머니와 은수의 아빠처럼 적응해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하지만 은수의 자존심으로는 쉽게 그것을 허락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더 삐뚫어지게 나가고 짜증을 내고 화를 내며 모든 사람들을 밀어냈다. 오히려 상대방이 자신을 싫어한다고 생각하면서 서운해지기까지 하면서 말이다.

 

 

그러던 차에 은수는 할머니가 어렸을 때도 지금의 자신처럼 새로운 곳에서 친구를 사귀지 못해 힘들어 하는 미야코라는 일본인 아이의 일기장을 발견하게 되고 그 아이에게 친근감을 느끼게 된다. 할머니에게서 미야코와의 추억담을 들으며 은수는 친구 관계를 다시 생각해 보았다. 대전에 있던 친한 친구들이 자신을 잊어가고 있다는 슬픈 사실을 실감하면서 말이다.

 

 

은수는 어른들이 힘을 합쳐 만든 죽방렴을 보게 된다. 은수는 가족들과 함께 이곳에 터전을 마련하게 된 것이다. 반 아이들과도 달리기에서 친구를 일부러 넘어뜨린 걸 계기로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아이들과 친해지게 되었다.

 

 

은수는 아빠에게도 서운했던 점을 솔직하게 말함으로써 마음을 열게 되었다. 아빠가 자신의 감정을 이해해주기를 바랐으니까 말이다. 은수는 결국 이곳에 친구들을 만들게 되고 대전의 친구들을 초대하는 것으로 더 많은 친구들을 사귈 수 있게 되었다. 은수의 삶의 세계가 더 넓게 확장되고 풍부해진 것이다.

 

 

실제의 죽방렴 모습이 신기했다. 죽방렴에서 잡은 멸치가 비린내가 안 나고 더 신선해서 값을 최고로 받을 수 있다니 새로운 사실을 알았다. 거기다 자연의 원리를 이용한 원시적인 고기잡이로서 세계에서 유일하게 우리나라 남해안에서만 이어져 오고 있다는 것을 보면 이러한 죽방렴을 보존시키는 게 중요할 것 같았다. 이러한 죽방렴이 조선시대 문헌에 등장할 정도이니 적어도 500년 이상된 고기잡이법이라는 알 수 있었다. 우리나라 전통 문화를 알 수 있어서 좋았다.

 

 

* 알라딘 도토리 통신의 서평단으로서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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