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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향 2009-04-10 04:44 삭제
한 남자가 지하철 역 안 의자에 가만히 앉아 있다가 갑자기 주변 사람들을 향해 때리거나 목을 조르는 등 공격적인 행동을 보인다. 주변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몰려들어 남자를 뜯어말려 놓는다. 그런데 남자가 주변을 내달리다가 지하철이 오는 소리를 듣고 지하철로 뛰어든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경찰들은 남자의 찢어진 옷 주머니에서 유서 비슷한 종이를 발견한다. 유서에는 자신이 지금까지 식품 회사로부터 접대를 받아왔으며 자신의 아킬레스 건을 폭로하겠다는 빌미로 최근 일어나고 있는 '식품 파동'을 조기에 종결하라는 협박을 받아오면서 더 이상 견딜 수 없다는 얘기들이 적혀 있었다. 그는 바로 식품의약품안전청 차장이었던 것이다. 이 유서로 인한 사회적 파장은 엄청나서 그와 관련된 식품 업체의 수사에 대한 관심과 비난은 겁잡을 수 없는 지경이었다.
그런데 경찰은 남자를 시체를 수습하는 중에 팔에 주사바늘을 발견하게 되고 CCTV를 확인하면서 지하철에서 죽은 남자에게 다가간 어떤 남자가 있었다는 걸 확인하게 된다. 경찰들은 살해되었을지도 모른다는 가정을 하고 그 쪽으로 수사의 초점을 맞춘다. 그러던 중 남자의 몸에서 마약성 진통제인 날부핀을 발견되고 죽은 남자에게 다가간 남자를 찾는데 주력한다. 하지만 CCTV에서 뒷모습만 찍혀 알아볼수가 없어서 수사에 난항을 겪게 된다.
그러던 중 차장이 수사하고 있던 것이 '석면 가루'가 들어간 의약품들을 분석하고 있었던 것을 알게 되고 제약회사들을 대상으로 수사를 벌인다. 한 제약회사 관계자는, 이번 석면 가루 파동으로 수 백억원의 손해가 날 것으로 예상될 정도로 힘든 게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사람을 죽일 정도는 되지 않는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경찰들은 죽은 남자에게 다가간 사람이 제약회사와 관련되었을 거라고 의심을 했지만 확실한 증거를 찾을 수 없었다. 죽은 남자나 살해범은 곧 석면가루의 공포에 사로잡힌 대중들에게 잊혀져 갔다.
-> 최근에 일어나고 있는 사회 문제인 먹거리 파동과 유해물질에 대한 공포, 권력을 가진 자들에 대한 접대 문화에 대한 걸 중심으로 사회파 미스터리의 소재를 생각해 보았다. 먹거리와 우리가 사용하는 것들에 대한 안전에 대한 공포는 우리의 삶의 모습까지도 변화시키고 있다. '순수 유기농'을 찾으며 건강을 위해서라면 비싼 것도 감수한다. 하지만 그 비싼 것이 '안전'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이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