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 누구의 것인가 - 한국 기업에 거버넌스의 기본을 묻다 서가명강 시리즈 23
이관휘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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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은 누구의 것인가'. 책에는 단순해 보이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나가는 과정이 담겨 있다. 주주가 기업의 주인임을 뜻하는 주주자본주의의 역사와 문제점, 주주가 경영자, 채권자 등 다양한 이들과 겪는 갈등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책을 읽으며 우리나라 자본시장의 후진성이 가장 크게 다가왔다. 세계의 여러 선진국들에서는 주주자본주의를 넘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강하게 요구되고 있는 것이 현실인데 우리는 주주자본주의조차 제대로 뿌리내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업의 주주, 특히 소액주주들이 주주로서 공정하게 권리를 가져야 하는데 우리나라 현실에서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특히 중소형주 투자에 관심이 많은 필자로서는 더욱 그렇다. 이제는 대기업에서 소액주주의 권리를 침해하는 일이 발생하면 신문에 기사가 나며 비판이 쏟아진다. 그러나 중견기업쯤 되면 관심조차 없기에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중소형주로 분류되는 기업들에는 여전히 터널링과 같은 일이 주주들의 눈치조차 보지 않으며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선진국에서는 일어나지도 못할 일들이 아무렇지 않게 벌어지는 것을 보면 국내 주식 투자자로서 참담한 마음이 들 뿐이다.

 이 책을 통해 기업들이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방향이 무엇인지, 어떠한 가치를 추구해야 하는지 저자가 소개하는 세계적인 추세를 통해 알 수 있게 되었다. 그 과정을 보며 최근 들어 ESG가 대두되는 이유도 이해할 수 있었다. 요즘 많은 이들이 주식투자에 나서고 있다. 이는 다양한 이들의 관심이 자본시장을 투명하게 할 것이라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주주가 기업의 진정한 주인이 되는 그날이 오기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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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영상 수업 - 유튜브 영상부터 영화제작까지, 2021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심채윤 지음 / 껴안음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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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앱이 카카오톡이라는 기사를 봤다.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대부분 사용하는 메신저이기에 그럴만하다. 카카오톡에 버금가는 대중적인 서비스, 앱이 또 하나 있다. 바로 유튜브이다. 젊은 사람들뿐만 아니라 나이 드신 어르신분들도 유튜브 영상을 보고 지인과 공유하기까지 한다. 유튜브 내에서의 시장도 점점 커지는 것 같다. 이제는 전문 제작사가 생겨나 연예인까지 출연한다. 지상파 방송국을 통해서 볼 법한 영상 콘텐츠들이 유튜브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다. 개인도 영상을 만들어 자유롭게 공유하는 시대이다. 그런 점에서 영상 제작을 다루는 이 책은 눈여겨볼만하다. 책에서는 영상 제작 과정을 사전 제작-제작-후 제작으로 나누어 각각의 과정들을 설명한다. 유튜브를 시작으로 커져가는 1인 미디어의 시대에서 개인이 영상을 제작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이 많다.

 책의 제목이 '바른 영상 수업'이다. 자극적이지 않은 제목은 건조하게까지 느껴진다. 표지도 요즘 나오는 책들 기준으로 보면 굉장히 심플하다. 문장 또한 정갈하다. 조미료가 전혀 안 들어간 음식 같은 느낌이랄까. 책을 다 읽어보고 나니 제목의 '바른'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 저자는 개인이 영상을 손쉽게 만들어 공유하는 현시점에서 '선을 넘는' 영상들이 많아지는 것을 우려하는 듯했다. 여기서 '선을 넘는다'는 것은 구독자 수와 조회 수만을 노리며 영상을 자극적으로 만드는 행태를 의미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영상 제작자가 영상을 만드는 데 있어 최소한으로 가져야 할 윤리 의식을 말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 기준의 한 예로 '제작자 본인의 자녀에게 보여줄 수 있는 영상인가'를 제시한다. 요즘 세상에 퍼지고 있는 영상들을 보자면 이 기준에 미달할 것으로 보이는 것들이 많다.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진리를 모두가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단순히 영상 제작을 넘어 여러모로 배울 점이 있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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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투자는 새벽 4시에 시작된다 - 3년 만에 300억으로 돌아온 유목민의 투자 인사이트
유목민 지음 / 리더스북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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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월급 독립 프로젝트의 저자인 유목민님의 신작이다. 원래는 이전 책의 개정판으로 내려고 했지만 출판사의 설득으로 새로운 책으로 출간하게 되었다고 한다. 공교롭게도 저자의 첫 번째 책을 예전에 내가 리뷰했던 적이 있어서 그 서평을 다시 읽어봤다. 당시만 하더라도 단기 투자를 통해 성공한 투자자였기에 책 내용이 테마와 단타 위주의 내용이었던 듯싶다. 저자는 그 책을 쓴 이후로 투자 대상과 범위가 넓어졌다고 한다. 단기 투자보다는 중장기 투자로, 그리고 사모펀드와 비상장기업 투자로 나아가고 있었다. 세상의 변화를 끊임없이 관찰하고, 기록하는 그 끈기는 여전하지만 방향이 조금 달라진 느낌이었다. 그간 투자로 성공했다는 사람들의 수많은 인터뷰를 읽어왔는데 그들에게서 보이는 모습과 성장 과정이 저자에게도 보이는 것 같았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주식투자, 즉 현물투자는 대부분의 개인투자자들에게는 유일한 투자 대상이지만 저자에게는 이제 그것이 수많은 투자 옵션 중 하나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으며 전작보다 주식투자에 대해 더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투자자들은 저마다 자신만의 관점이 있는데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그의 투자 관점을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또한 바로 이어지는 케이스 스터디를 통해서 저자가 말하는 관점에 부합하는 실제 투자 사례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책을 읽으며 깊이 공감하고 배운 부분이 여럿 있는데 이를 소개하고자 한다.

 

없다가 생긴 것, 있다가 없어진 것

저자는 주식투자를 잘하려면 없다가 생긴 것과 있다가 없어진 것을 주변에서 유심히 관찰하고 이를 명확히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지금까지도 그 영향이 이어지는 코로나19로 인해 생긴 것은 무엇일까.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한 백신, 마스크, 진단키트 등 이전에는 주목받지 못했던 섹터들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자 주가가 천정부지로 올랐었다. 이뿐만일까? 생활 방식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외식을 꺼리게 되니 배달음식을 주문하고, 오프라인 장 보기가 아닌 온라인 배달, 새벽 배송을 이용하는 등 비대면화의 물결이 거세게 몰아쳤다. 또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니 인테리어나 각종 가구업체들의 실적도 눈에 띄게 상승했다. 코로나19라는 극적인 요인이 아니더라도 지금 이 순간에도 세상은 변화하고 있고 그 흐름에 기민하게 반응하는 투자자들이 크게 성공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불확실성이 리스크로 바뀔 때 투자하기에 가장 좋은 순간

장밋빛 전망으로만 가득 찬 주식은 찾아보기 어렵다. 기회와 잠재력이 있으면 그에 대비되는 불확실성 또한 분명히 존재한다. 저자는 불확실성과 리스크는 엄연히 다른 것이라고 말한다. 불확실성은 예측조차 되지 않는 것이고 리스크는 어느 정도 수치화되는 위험이다. 그렇기에 이미 숫자로 보이는, 예상되는 리스크는 더 이상 불확실성을 띠지 않고 선반영되었다고 보기에 투자를 고려하기에 좋은 상황이라는 것이다. 사실 주식투자를 하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막상 투자할 때 리스크를 선반영되었다고 보고 매수하기란 정말 쉽지 않다. 그러나 이후에 그 순간이 저점이었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때, 후회를 하곤 한다. 관점을 바꾸고 실행에 나서야 하는데 인간의 심리와도 맞닿아 있기에 정말 쉽지 않은 부분이다.

 

먼저 좋은 동료가 될 것

저자는 자신이 투자자로서 이렇게 성장하기까지 주변인들의 도움이 컸다고 말한다.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받는 관계였기에 지금 이 순간까지 같이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다. 흔히들 말하는 인맥이라는 것의 본질을 말해주고자 하는 듯했다. 나보다 반 보정도 앞서있는 사람들과 모여 서로 도움을 주고받고 같이 성장해 나가는 것. 투자에 있어 사람의 중요성, 또 서로가 윈-윈하는 관계의 지속성을 강조하고자 한 것 같다.

 

저자의 투자 관점을 배우고 익히기에는 충분한 책이었다. 주식투자자로서 더 명확한 관점을 가지고 이를 적극적으로 실행에 옮겨야겠다는 다짐을 다시금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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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 카네기 자기관리론
데일 카네기 지음, 최미르 옮김 / 가로책길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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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관계론』으로 유명한 데일 카네기의 또 다른 저서이다. 1948년에 출간된, 굉장히 오래된 책이다. 서문에서 저자는 자신의 강의를 듣는 수강생들이 수많은 걱정으로 시간을 보내는 것을 보며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법을 알려주기 위해 책을 썼다고 밝힌다. 원제목도『How To Stop Worrying & Start Living』이다. 책에서는 우리가 알지 못했던 새로운 사실을 알려주지는 않는다. 한 번쯤은 들어봤을 교훈이 나열되어 있으나 특기사항은 수많은 실제 사례들이다. 저자는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삶에 대한 수많은 걱정거리와 문제들에 이미 해답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실천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우리가 잊고 살았던 그 해답을 실제 행동에 옮긴 사람들의 이야기를 덧붙여 독자가 실천하게끔 한 흔적이 돋보였다.

 이 책을 읽으며 느낀, 그가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핵심은 “현재에 집중하라”였다. 이미 지나간 과거와 오지도 않은 미래에 대한 생각과 걱정으로 현재를 망치게 되면 이 또한 후회하는 과거가 되어 버린다. 현재에 집중하며 살아가면서도 소소한 걱정들은 내려놓고자 노력하면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여담이지만, 1장(걱정에 관한 기본적인 사실들)을 읽으며 어릴 적 다녔던 수학학원의 선생님이 자꾸만 생각이 났다. 젊은 여자 선생님이셨는데, 그분은 항상 “지금, 여기에 집중해. 그러면 돼.”라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셨다. 그분께서도 혹시 이 책을 읽으셨던 걸까. 문득 그 생각이 들었다.

 책 중간중간 ‘연 소득 5,000달러를 목표로 하는 가정’ 과 같은 문구들을 읽으며 ‘5만 달러겠지, 숫자 관련해서는 오타가 많네’라고 생각했었다. 이 책이 1948년에 나왔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이다. 2022년에도 초판 완역본이 새로이 출간되는, 70년 넘는 세월에도 살아남은 이 책에는 분명히 그럴만한 이유가 있지 않을까.『인간관계론』이 타인과의 관계를 다루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라면, 『자기관리론』은 자기 자신의 마음을 어떻게 다스려야 하는지 알려주는 책이다.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필요한 자세, 태도를 배우기에 훌륭한 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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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가 내 삶을 바꿀 수 있을까? 이철희의 정치 썰전 2
이철희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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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국 사태로 여론이 들썩일 때 자신의 내면 속 부끄러움을 털어놓으며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철희 의원의 책이다. 정치 썰전 2라는 부제가 있는데 1권을 본 적이 없기에 시리즈로 이어지는 무언가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이철희 의원은 이례적으로 초선임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의 전략기획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예전에는 아무리 정치평론가로 활동을 했다지만 핵심인 업무를 맡는 것에 다소 의아함을 느꼈지만 이 책을 읽으며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에서 중책을 맡길만한 안목과 식견이 돋보였다. 또 진보층과 중도층을 겨냥하는 정당에 소속되어 있는 국회의원으로서 당의 단점으로 꼽히던 전략과 실행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 인상 깊게 다가왔다. 국민에게는 짜증을 유발하는 정치 공방이 어떤 의미로, 무슨 이유로 벌어지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잘 알게 되었는데, 역시 모든 일은 다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제목에 대해 저자가 내놓은 답은 '예스'다. 그는 사회를 바꿀 수 있는 저비용 고효율, 가성비 좋은 방법으로 정치를 꼽는다. 국민들은 흔히 정치인들이라면 눈살을 찌푸리고 이는 곧 정치 혐오, 더 나아가 정치에 대한 무관심으로 이어진다. 저자는 정치에 대한 무관심이 정치와 사회의 질을 떨어뜨린다고 생각하기에 이를 막고 설득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책을 낸 것 같다. 가급적 선입견을 버리고 책을 읽고자 했는데 공감이 가는 부분도 있고 어려운 부분도 있었다. 짜증만 낼 것이 아니라 시민으로서 현실 정치에 어떤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지, 그 행사력이 실재하는지에 대한 깊은 고민도 해보게 되었다.

 파편적인 정치 이슈를 다루기보다는 정치의 본질과 그 이유를 탐색하고자 하는 책인 듯하다. 열정이 소진된 것 같다며 불출마를 선언한 그였는데 이 책에서 찾고자 한 정치의 본질을 통해 본인의 잃어버린 열정을 되찾고자 하는 것이 아닐까. 정치 성향과는 상관없이 현실 정치인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언제나 흥미롭다. 그의 솔직한 생각이 많이 담겨 있는 것 같아 더욱 그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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