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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감정론 ㅣ 현대지성 클래식 70
애덤 스미스 지음,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11월
평점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자본주의의 아버지라 불리는 애덤 스미스는 국부론이라는 책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애덤 스미스가 생전에 가장 소중하게 여겼던 저서는 국부론이 아니었다. 그것은 바로 도덕감정론이었다. 자신의 묘비명에 도덕감정론을 적어달라고 할 정도였다. 이 책은 그가 글래스고 대학의 도덕철학 교수로 있던 시절 강의를 바탕으로 1759년에 처음 발표한 것이다. 여러 번의 개정을 거쳐 그가 세상을 떠나기 직전인 1790년에 최종본인 제6판을 남겼다. 즉, 도덕감정론은 그의 첫 저서이자 마지막 저서인 것이다.
국부론이 보이지 않는 손, 자유 시장의 원리로 유명하다면 도덕감정론은 윤리적 측면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그의 시각을 담고 있다. 국부론이 개인의 이기심에 초점을 맞췄다면, 도덕감정론은 타인을 향한 공감, '공정한 관찰자'로부터 생겨나는 내면의 양심을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인상적인 부분은 도덕규범, 미덕에 관한 내용이었다. 애덤 스미스는 '도덕은 함께 살아야 배울 수 있다'라고 말한다. 책의 내용에 따르면, 그는 자녀가 부모에게 효성을 다하고, 형제자매에게 다정하게 행동하기를 바란다면 그들을 자연스럽게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는 환경에 두라고 조언한다. 당시의 상류층은 자식들을 먼 곳의 기숙학교로 유학 보내는 경우가 흔했는데, 이런 환경에서는 가족 간의 애정, 유대감이 쌓이지 않아 가정 내의 도덕 규범이 확립되기 쉽지 않은 것이었다. 환경의 중요성은 친구 관계에서도 작용한다. 그는 사람이 자기 자신과 자주 어울리는 이들의 감정과 생각을 본능적으로 닮아가게 된다고 말한다. 고결한 사람을 친구로 두면 그 사람의 태도를 자연스레 미덕으로 느끼게 된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부도덕한 사람을 가까이하면 기존에는 그런 태도를 꺼려 했더라도 서서히 거부감이 사라지게 된다. 이 내용을 보며 워런 버핏이 평소에 조언하던 내용인 '자신보다 나은, 배울 점이 있는 사람들을 주위에 두어야 한다'는 말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시대가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세월의 무게를 이겨낸 고전은 읽다 보면 그럴만한 가치가 있음을 알게 된다. 인간의 내면을 깊이 파고드는 이 책은 도덕, 윤리보다 경제 논리가 점차 우선시되는 작금의 사회 분위기에 경종을 울린다. 여러모로 생각하게 되는 바가 많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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