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 시간과공간사 클래식 5
알베르 카뮈 지음, 김한식 옮김 / 시간과공간사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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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살다 보면 자신이 이방인으로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모두가 무언가를 당연시 여기는데 나 자신의 마음 깊은 곳에서는 강한 거부감이 피어오를 때 말이다. 그럴 때 적극적으로 스스로의 불만을 표출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침묵의 저항을 펼치는 이가 있다. 이 책에서는 그중 후자와도 같은 인물을 자세히 그려낸다.

 작 중 주인공인 뫼르소의 살인 동기를 다투는 과정 속에서 저자가 말하고 싶은 바는 무엇이었을까. 저자는 재판이라는 무대를 통해 세상을 축소해서 보여준다. 나 자신이 존재하지만 그에 대한 수많은 해석을 쏟아내는 타인들이 있다. 그러나 누구 하나 나 자신의 마음, 솔직한 심정을 대변해 주는 이는 없다. 저마다 편견으로 가득 찬, 관례라는 허울 속에서 나 자신을 규정짓기 바쁘다. 그러나 뫼르소는 이에 동조하지 않는다. 과장하지도, 왜곡하지도 않는다. 그저 우연하게 일어난 일이었지만 사람들은 논리를 들이밀며 이해하려고 할 뿐이다. 저자는 사람들이 세상을 이해하려고 들지만 사실은 그러한 인과관계가 존재하지 않는 곳이며 무의미함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세상 속에서 타인의 눈초리나 평가로부터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견지하는, 이방인과 같은 태도의 필요성을 이 소설을 통해 설파하고 싶었던 듯하다.

 요즘 세상에 더욱 와닿는 소설이다. 그럴듯한 도덕과 규범이 평화로운 세상을 이어나가게 하는 듯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정의와 연대 같은 단어는 현실과는 동떨어진 이상적 구호가 된 지 오래다. 그런 세상을 부정하고 도피하기보다는 그저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태도가 맞지 않을까. 결코 넘어설 수 없는 대원칙 하에 세상이 움직인다는 인식보다는 세상은 수많은 요소가 혼재하는 복잡계라는 것. 레드라인 같은 것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 소설을 읽으며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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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 공화국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 나와 내 돈, 내 사람을 지키는 최소한의 법률 지식
임호균 지음 / 모티브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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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600만. 우리나라에서 1년에 접수되는 소송 사건의 수이다. 형사 고소, 고발만 해도 50만 건이 넘는다고 한다. 손해를 좀 보더라도 넘어가고 참는 것이 미덕인 사회에서 수없이 많은 법적 분쟁이 일어나는 사회로 변모하기까지는 그리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사회적 자본인 신뢰가 철저히 무너져버린 탓이다. 이러한 사회에서 정말 큰 피해를 보는 사람들은 선한 사람들이다. 착한 사람 콘테스트에서 최후의 1인이 될 법한 이들이다. 별 의심 없이 사람을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법적인 안전장치를 설정하지 않고 살다가 문제가 터지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변호사이다. 착한 사람이 가장 큰 손해를 보게 되는 사례를 수차례 목도하며 이 책을 통해 알아두어야 할 최소한의 법률 지식을 담아냈다.

 "좋은 사람으로 사시되, 종이 한 장은 같이 두십시오." 저자는 이 문장을 기억한다면, 책의 절반은 읽은 셈이라고 말한다. 정말 안타까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법적으로 구제되지 않는 경우는 증거가 없는 상황이다. 구두로 약속하고, 종이 한 장 남기지 않은 채 거액의 돈을 빌려주다가 받지 못한다면 상대방의 책임을 묻는 과정의 난이도가 높아진다. 직접적인 증거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은 우리 주변에서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구두로 약속하고 내내 찜찜해 하는 것보다는 불편하더라도 종이 한 장 써두는 게 낫다. 보통 "우리 사이에 뭘"이라는 말을 주고받을만한 사이에는 애초에 무리한 부탁을 하지 않고, 또 그래야만 한다.

 변호사가 쓴 책임에도 불구하고 무조건 변호사를 찾아가라는 식의 이야기를 하지 않아 더욱 신뢰가 간다. 저자는 변호사를 찾아가야 할 사건과 그렇지 않은 사건의 기준을 설명한다. 피의자로 입건되는 형사 사건의 경우 변호사 선임이 굉장히 중요하다. 그러나 3000만 원 이하의 채권 사건 같은 경우는 소액 사건 심판이라는 제도가 있기에 변호사의 도움 없이도 진행할 수 있다.

 돈거래, 명예훼손, 전세보증금 미반환, 이혼, 임금 체불 등 겪지 않는 것이 좋지만 어쩔 수 없이 발생할 수도 있는 문제들이 있다. 이 책은 법치 국가에서 어떻게 하면 이와 같은 문제들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지 자세히 알려준다. 가독성을 높여주는 깔끔한 문장은 덤이다. 여러모로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책을 만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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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딥다이브 - 투자자를 위한 반도체 밸류체인 이해와 슈퍼사이클 올라타기
Pazz 지음 / 라디오북(Radio book)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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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최근 우리나라의 증시는 엄청난 상승세를 보였다. 그중 압권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같은 반도체 업종이었다. 반도체 관련 주를 샀는지에 따라 수익률이 극명하게 갈릴 정도였다. 그 정도로 반도체주의 엄청난 상승이 있었고 사람들의 관심도 뜨겁다. 그런데 투자자들은 정말로 반도체 업종에 대한 이해를 하고 있는 것일까? 기초 지식도 없이 시세만을 바라보고 투자에 나서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 책은 그들을 위한 책이다. 적어도 내가 투자하는 회사가 산업의 어느 포지션에서 무엇을 제조하고 파는지에 대해서는 알아야 할 것 아닌가. 저자는 KAIST에서 시스템 반도체 설계 전공으로 석박사 과정을 수료하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에서 20년 이상 경력을 쌓았다고 한다. 상품 기획, 사업 개발, 제품 개발 PM, 영업 마케팅 및 벤처 투자 등 다양한 업무를 맡았다. 현재는 40대에 조기 은퇴 후 전업 주식투자에 나선 개인투자자이다.

 책은 반도체 업종의 기초인 메모리 반도체, 비메모리 반도체 분류부터 다루는 전반부를 시작으로 산업 밸류체인, 공정, 대표 기업들 등에 이어 자신의 투자 경험을 담은 후반부로 구성되어 있다. 기초 내용도 초보자들이 이해하기에 쉽게 쓰여 있어 인상적이었지만 자신의 투자 경험을 토대로 한 조언을 담은 후반부가 더 와닿았다.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 기록이 있는데, 그는 2023년 2분기 말부터 2025년 상반기까지 6만 원 초반대의 평단가로 주식을 사 모았다고 한다. 이후 바닥에서 최고점까지가 평균 2배 정도였다는 점, 2027년 초 팹 증설에 따른 생산량 증가로 1년 정도 선행하는 주식시장의 거품이 꺼질 것이라는 생각, 2025년 하반기 불거진 AI 버블론을 토대로 2025년 11~12월에 10~11만 원에 전량 매도했다고 한다. 돌이켜보면 틀린 판단이었고, 그 또한 자신이 너무 보수적으로 생각했다는 반성을 했다. 그러나 책에서 솔직하게 남긴 그의 기록이 독자 입장에서는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 반도체 업종 관련 이슈들에 대해서도 그의 생각을 엿볼 수 있었다. 중국의 부상에 따른 위협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생각도 있었다. 그는 저가 레거시 메모리 쪽은 5년 안에 시장 점유율의 상당 부분을 가져갈 것으로 봤다. 그러나 첨단 공정의 경우 미국의 중국 내 EUV 장비 반입금지 조치로 인해 10년 정도는 따라잡기가 불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성숙기에 접어들고 있는 반도체 산업에 이어 다음 성장 산업은 무엇인지에 대해 그는 로봇과 바이오산업을 꼽았다. 로봇은 AI를 현실로 구현하는 피지컬 AI를 말하는 것인데 최근 관련 기업들이 주목받는 현상이 떠오르기도 한다. 바이오에 대해서는 AI 기술 발전에 의해 향상된 개발 속도에 주목했는데, 중장기적 관점에서 혁신 신약을 개발하는 바이오산업에 관심을 갖기를 당부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그간 주식시장의 주인공은 반도체였다는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반도체 업종 투자에 나서기 앞서 기초적인 지식을 쌓고자 하는 이들은 이 책을 본다면 도움을 받을 수 있을 듯하다. 또한 지식뿐만 아니라 저자의 투자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조언들도 새겨들을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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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고 글쓰기 - 서울대 나민애 교수의 몹시 친절한 서평 가이드
나민애 지음 / 서울문화사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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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우리가 읽을 책들을 고르기에 앞서 주로 참고하는 정보들은 무엇일까. 이 책을 읽어 본 사람들이 블로그 등 SNS에 남긴 서평, 신문이나 잡지에서의 책 소개, 인터넷 서점의 리뷰 등이 있을 것이다.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모든 책들을 다 읽을 수 없기에 타인의 서평을 보는 것이다. 그만큼 서평은 타인에게 있어 큰 영향을 끼치는 글이다. 이 책은 서평 쓰는 법을 다루는 서평 가이드이다. 저자는 현재 서울대학교 학부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대학교에서 수많은 학생들의 서평을 보고 고쳐주며 가르쳤던 경험을 살려 서평을 쓰고 싶어 하는 이들을 위한 쉬운 책을 썼다고 한다.


책에 대한 질문을 던져야

 저자는 서평러(서평을 쓰는 사람들)는 책에 대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말한다. 내가 읽은 책에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 그 답을 찾아내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생각의 근육이 필요하다. 책을 읽으며 의문을 갖고 이에 대한 답을 찾은 과정을 거치려면 생각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AI가 많은 것들을 해결해 주고 있는 요즘 생각하는 능력을 기르는 모습은 보기 힘들어졌다. 직접 쓰는 서평을 통해 생각의 근육을 키워보는 건 어떨까.


쓸 말이 없다면 비교와 유형화를

 책을 읽고 서평을 쓸 때 할 말이 없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다. 책이 너무 어려워도, 반대로 너무 쉬워도 그런 경우가 생긴다. 저자는 이런 경우 비교와 유형화를 활용해 보라고 말한다. 비교는 이 책의 주요 소재, 개념의 반대를 제시해 차별성과 동일성을 다루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선을 다룬 주제가 나온다면 악을 제시해 비교하는 것이다. 유형화는 책의 상위 유형, 하위 유형을 떠올리는 것이다. 책의 장르, 분류, 상위 개념 등을 활용해 서평을 쓴다면 한층 더 풍부한 내용으로 글을 채울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글 잘 쓰는 법을 다룬 책은 많아도 서평 쓰는 법을 소개하는 책은 흔치 않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주제 측면에서 희소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책이 그리 쉽게 읽히는 편은 아니지만 예시를 풍부하게 제시하며 독자의 이해를 돕고자 하는 노력이 돋보인다. 양질의 서평을 쓰고자 하는 이들이 본다면 도움을 받을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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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왔습니다! : 실리콘밸리, 워싱턴 D.C. 그리고 텍사스 - 토스증권 애널리스트가 직관한 미국의 핵심 기업과 산업
토스증권 리서치센터 외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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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개인투자자들이 주식 투자를 하면서 정보를 얻는 곳 중 하나는 증권사 리서치센터이다. 리서치센터에서 발간하는 리포트를 보며 산업과 종목에 대한 이해를 높인다. 물론 비판도 존재한다. 그들이 내는 리포트에는 매수 의견만 가득할 뿐 매도 의견은 보기 드물다는 점이다. 또한 자체적인 분석이 아닌 기업에서 말하는 것을 그대로 받아쓰는 식의 리포트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권사 리포트를 보는 것은 자신만의 관점을 지닌 애널리스트들이 분명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들의 독창적인 생각은 투자 결정에 있어 많은 도움이 되기도 한다. 이 책의 저자인 토스증권 리서치센터도 단순히 피상적인 정보를 전달하는 것을 벗어나 색다른 관점을 보여주기 위해 나섰다고 한다. 그들은 신생 리서치센터를 꾸리며 두 가지 목표를 내걸었다. 개인투자자를 위한 리서치센터가 되겠다는 것, 그리고 미국 주식 리서치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미국 주식 현지 정보에 목말라하는 개인투자자들을 위해 단순 정보 제공을 넘어 직접 미국으로 넘어가 기업을 탐방했다. 현지에서 얻을 수 있는 관점을 얻고 이를 개인투자자들에게 전파하고자 했다. 그들은 실리콘밸리, 워싱턴 D.C., 텍사스를 방문하는 과정에서 느낀 점들을 이 책에 담아냈다.

 책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현재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매그니피센트 7이 아닌 우주 산업이었다. 저자들은 NASA가 있는 텍사스에서 우주 산업의 과거와 미래를 향해나가는 현재를 탐구했다. 투자자들 입장에서 가장 궁금한 것은 결국 돈이 되느냐는 것이다. 우주 산업이 과연 돈을 벌 수 있는 사업인가에 대한 궁금증이 들었다. 이에 대해 저자들은 우주 산업을 먼 미래의 일로만 여겨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우주사업이 로켓 발사나 우주여행에서 더 나아가 희토류와 같은 광물 자원 확보, 위성통신과 같은 파생 산업을 통해 돈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질 것을 조언한다. 최근 스페이스 X 상장을 앞두고 우주 산업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는데, 수혜를 보는 분야와 관련 기업은 어디일지 공부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외에도 자율주행, 헬스케어 산업 등 현장 속에서 그들이 주목한 분야에 대한 리서치 내용들도 흥미로웠다.

 미국 주식에 관심은 많지만 이를 위한 정보는 턱없이 모자란 것이 현실이다. 국내 증권사들도 해외 기관들의 리서치 내용을 번역해 주는 서비스를 최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지만 해외 기업들에 대한 자체 리서치는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미국 현지 출장을 통해 생생한 정보와 관점을 전달하고자 한 저자들의 노력과 그 결과가 색다르게 다가온다. 개인투자자들에게 도움이 되겠다는 그들이 보여줄 앞으로의 행보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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