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 군주론 미래와사람 시카고플랜 시리즈 9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김용준 옮김 / 미래와사람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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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주론은 피렌체의 외교관이자 정치학자였던 니콜로 마키아벨리가 남긴 책이다. 현재에도 널리 읽히는 정치학의 고전으로 군주가 나라를 다스리는 데 있어 다소 파격적인 방법들을 제시한다. 이 책은 그 군주론을 제목 그대로 읽기 쉽게 풀어쓴 것이라 하는 데, 군주론의 본문 내용 전 저자인 마키아벨리의 삶을 상세하게 담고 있다. 또한 군주론 본문 뒤에는 마키아벨리가 그의 친구에게 보낸 서신 전문을 담고 있다. 이는 고전인 군주론을 쓴 마키아벨리의 뜻을 파악하고 당시의 시대적 상황에 대한 이해를 하는데 도움이 된다.

 군주론에는 마키아벨리가 세상을 냉정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그의 통치론은 인간의 선의에 기반하지 않는다. 선의만을 가지고 통치에 나서는 군주는 오래 살아남을 수 없다고 본다. 이러한 그의 생각은 18장에서 분명하게 드러난다. "현명한 군주는 (중략) 신의를 지킬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지킬 필요도 없습니다. 모든 인간이 선하다면 이 조언은 적절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인간은 사악하기 때문에 군주와 맺을 약속을 지키지 않으므로 군주도 그들과의 약속을 지켜야 할 의무가 없습니다." 인간을 이기적이고 순간의 이익에 눈이 먼 존재로 바라보며 그들을 통치할 군주는 인간과 짐승의 탈을 번갈아 써야 한다는 그의 생각은 잔혹하고도 섬뜩하게 와닿는다.

 마키아벨리는 메디치 가문이 몰락한 시점에 공직자로서 승승장구하다가 메디치 가문이 재집권하자 공직에서 쫓겨나게 된다. 그 후 메디치 가문에 충성을 다하는 의미로 쓴 것이 바로 이 군주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등용에 실패한 채 생을 마감했으니 개인의 삶을 기준으로 놓고 봤을 때 그 목적을 이루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그가 남긴 이 책만큼은 앞으로도 권력의 힘을 이용하려는 자들에게 지침서로서의 역할을 계속 이어나갈 것만 같다. 이 책에 대한 양극단의 평가는 별개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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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우역사문화공원 101인 - 그와 나 사이를 걷다
김영식 지음 / 파이돈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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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망우역사문화공원에 묻혀있는 101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망우역사문화공원은 망우리 공원이 이름을 새로 바꾼 것이라 한다. 시립 추모공원으로 근현대사 속의 많은 역사적 인물들이 이곳에 묻혀있다고 한다. 저자는 그 인물들을 지속적으로 찾아내며 그들의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알리고자 했다고 한다. 그 결과 이 책은 개정 4판에 이르게 되었고 최종판이 될 것이라 한다.

 책에는 101인의 삶이 각각의 파트로 짤막하게 담겨있는 구성으로 되어있다. 그 인물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 그들의 행적이 역사적으로 어떤 가치가 있는지를 중심으로 서술되어 있다. 방정환, 이중섭, 유관순, 한용운, 안창호 등 우리나라 근현대사에서 빠질 수 없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있다. 이외에도 언론, 미술, 음악, 스포츠, 종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의 발자취를 남긴 이들을 알아갈 수 있다. 그럼에도 가장 인상적인 것은 조국의 독립을 향한 꺾이지 않는 열망으로 목숨을 바친 이들의 이야기이다. 부모가 모두 순국한 탓에 무연고 처리가 된 유관순 열사의 이야기는 읽는 독자로 하여금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지금에라도 표지비가 세워졌다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의 부제는 '그와 나 사이를 걷다'이다. 삶과 죽음의 경계인 묘지를 잘 표현한 말 아닐까. 이 책을 읽고 망우역사문화공원에 간다면 그 곳에 묻힌 분들을 더 깊이 이해하며 장소의 역사적 가치를 알아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17명에 불과했던 인물들이 100여 명이 되기까지 수많은 기록들을 보고 밝혀낸 저자의 집념과 의지에도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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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0분, 전자책으로 월급벌기 월급벌기 시리즈
박현조 지음 / 길벗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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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 워런 버핏에 대한 책에서 읽었던 인상적인 문구가 하나 있다. "잠자는 동안에도 돈이 들어오는 방법을 찾아내지 못한다면 당신은 죽을 때까지 일을 해야만 할 것이다." 물론 이 말은 주식투자를 대상으로 한 말이겠지만, 주업 이외에 여러 부업들을 통해 끊임없이 돈을 벌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주업으로 이런 시스템을 구축한, 수많은 곡의 저작권을 통해 돈을 버는 작곡가와 같은 사례도 있지만 평범한 이들이 이런 시스템을 구축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부업의 개념으로 일을 할 수 있으면서도 주업 못지 않은 수익을 꾸준히 내는 게 중요하다. 이 책은 전자책을 통한 수익 창출법, 또 하나의 색다른 부업을 소개하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저자의 닉네임 또한 '방구석투잡러'로 광고대행사에서 일을 하다가 현재는 전자책 코칭 강의를 하고 있다고 한다.

 책에서는 전자책 출간의 기획부터 시작해서 판매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것을 다루고 있다. 가장 흥미로운 것은 역시 기획이었다. 20페이지의 분량 정도만 채워도 주제와 내용이 좋다면 잘 팔리는 것이 전자책이라고 한다. 저자가 소개한 기획안에 대한 부분이 특히 인상적이었는데, 카페나 지식iN 등을 통해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 니즈를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판매를 다루는 3장에서는 처음 접하는 내용들이 많았다. 전자책이라 하면 크* 같은 플랫폼에서 파는 방법만 있는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판매처가 다양했다. 첫 전자책 판매에 나서는 사람들에게 저자가 추천하는 방식은 펀딩이다. 펀딩은 이미 완성된 것을 파는 것이 아닌 계획안을 가지고 펀딩 사이트 내 이용자들로부터 후원을 받는 것이다. 이 방식을 통해 독자의 관심도를 사전에 파악함으로써 자신이 설정한 주제가 성과를 내기에 적합한지 알 수 있다. 이외에도 책에는 디자인 요소를 어떤 방식으로 제작하고 구상하면 좋은지, 컨설팅 사례 등 전자책 출판에 나서고자 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내용들이 많았다.

 예전과 달리 사람들은 자신의 직업 이외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해 내고 있다. 꼭 출판하지 않더라도 이런 세계가 있음을 알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세상을 보는 시야가 넓어질 수 있다. 전자책이라는 또 하나의 세계를 알 수 있는 좋은 책이었고, 출판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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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솔로지 - 호모사피엔스가 지구의 지배종이 될 때까지의 거의 모든 역사
송준호 지음 / 흐름출판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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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의 소개를 처음 접했을 때, 어떤 책인지 감이 잘 안 잡혔다. 책의 저자는 의과대학교수인데 주제는 인류의 역사이다. 뭔가 매치가 잘 안되는 느낌이었다. 아무래도 의학자이다 보니 생물학적 관점에서 인류를 바라보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저자는 어린 시절 자신에게 영향을 준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처럼 미래를 이끌어나갈 청년 세대에게 무언가 일깨워주는 책을 쓰고자 했다고 한다. "호모사피엔스가 어떻게 생물학적 굴레와 유전의 법칙을 뛰어넘어 지금의 세상을 구축했는지"를 알려주고자 한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3장에 나오는 "이타성의 출현" 이었다. 우리가 흔히들 생각하기로는 이타적인 사람보다는 이기적인 사람들이 더 번영하며 살아남을 것이라 생각한다.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에 따르면 개체는 유전자의 생존을 위해 적응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타적인 개체는 분명히 존재한다. 왜 그런 것일까. 저자는 네덜란드 철학자 바뤼흐 스피노자의 말을 인용한다. "덕은 결국 자기 자신을 보존하고자 하는 노력이다." 이타성조차도 유전자의 생존을 위한, 계산인 것이다. 뒤이어 형제와 사촌의 예를 들어 포괄적합도의 개념을 설명하는데 이 부분 또한 굉장히 흥미로웠다. 형제나 사촌을 남겨도 나의 유전자는 일정 부분 보존되기에 혈연끼리의 이타성도 과학적으로 입증이 되는 것이다. 저자는 비혈연 관계에서의 이타성에 대해서도 말하는데, 이는 인류이기에 가질 수 있는 성질인 상호 호혜적 이타주의라는 개념으로 풀어낸다. 개체의 생존과 별 상관없어 보이는 이타성이라는 것도 결국 생존하기 위해 유전자가 계산해낸 것이라는 사실, 이를 여러 학자의 이론을 통해 설명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갈수록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이다. 인류가 만들어 온 것들이 인류를 향한 위협으로 되돌아오기도 한다. 대표적인 것이 기후 변화 문제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기술의 발전이 필요한데 우리나라에서는 유독 과학 기술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다고 한다. 뛰어난 인재들도 험난한 자연 계열, 공학 계열보다는 출세에 맞는 의학도로서의 길을 택하는 것이 현실이다. 저자가 이 책을 쓴 이유 중 하나가 여기에 있다. 점점 살기 어려워지는 현실로 인해 당장의 개인적 안위만을 생각하게 된 미래 세대에게 인류의 역사를 통해 미래에 대한 비전을 보여주어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혀주고 더 큰 꿈을 꿀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미래를 이끌어갈, 인류의 미래를 좌우할 이들이 책 속 나와있는 인류의 적응, 진화 과정을 보며 근시안적 사고를 지양하고 보다 넓은 시각으로 이 세상을 바라볼 수 있기를 기원하며 서평을 마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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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또한 갓생 - 뾰족한 공감으로 세대의 판을 뒤집은 GS25 갓생기획 이야기
GS리테일 갓생기획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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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책을 읽으면서 재미를 느낀 적이 그리 많지 않았는데, 이번에 정말 재밌는 책을 만났다. 이 책은 GS리테일 내 프로젝트인 '갓생기획'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갓생'은 God과 生의 합성어로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사는 일상을 뜻한다. 갓생기획은 GS리테일의 MZ 세대 직원들을 모아 상품 기획부터 출시까지 상부의 간섭을 최소화하며 일을 진행한다고 한다. 유통업계의 핵심 타깃으로 떠오르고 있는 MZ 세대의 취향에 맞춘 상품을 만들어내기 위한 도전인 것이다.

 책 초반 갓생기획의 탄생부터 흥미진진했다. 유통계의 대기업인 GS리테일에서 보고를 생략하는 조직이 만들어지기까지의 이야기가 자세히 나온다. 유통업계의 화두로 떠오른 MZ 세대를 사로잡기 위해 GS리테일의 상부에서도 방안을 마련하라는 지시가 실무자들에게 내려온다. MZ 세대인 실무자들은 MZ 세대의 특성을 비롯해 '보고를 위한' 준비를 하다가 자신들이 보고, 가고, 먹는 것들, 즉 자신들의 취향을 보고하기로 마음 먹는다. 더 나아가 상품 기획부터 출시까지 온전히 MZ세대 직원들로 이루어진 조직에서 맡아 해보겠다는 기획을 내놓는다. 이 기획안은 책임자부터 시작해 임원까지 올라가 최종 승인이 났다고 한다. 제품 제작이 실제로 들어가는 단계에서만 보고를 받기로 하고 그 이전의 기획 단계에서는 어떤 보고나 승인도 필요 없어진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갓생기획의 이야기에서 여러 가지 느낀 바가 많았다. 유행이 빠르게 돌고 또 지나가는 시대에서 유통기업이 살아남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갓생기획의 사례가 하나의 좋은 답안을 내놓은 것 같았다. 실무자 위주의 슬림한 조직을 만들어 유행하는 것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관리자급 직원들의 컨펌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한다. 이를 통해 MZ 세대의 취향과 유행에 뒤처지지 않게, 적시에 상품을 출시해 낸다. 말은 쉽지만 기존의 보고 체계에 대한 도전으로도 보일 수 있는 것을 대기업에서 승인해 주었다는 점도 실로 대단해 보였다. 상품 기획 과정도 흥미로웠다. 단체 채팅방을 하나 만들어 자신들의 일상을 공유한다. 자신이 간 식당, 보는 유튜브 영상 등을 올리며 취향 속에서 자연스럽게 기획안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단순한 수다가 아닌 '꼬리에 꼬리를 무는 대화'를 하며 생산성을 끌어올린다고 한다. 이를 통해 상품의 기획이 이루어진 예도 나오는데 굉장히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책을 읽으며 든 또 하나의 생각은 관리자급 직원들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였다. 제품의 기획부터 출시까지 대부분을 젊은 실무자층에서 잘 해낸다면 관리자급 직원들이 해야 할 역할은 무엇일까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되었다. 이는 물론 모든 산업에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유통업은 트렌드에 워낙 민감한 업종이기에 숙련자의 노련미보다는 젊은 감각이 더 중요한 것이다. 슬림한 조직일수록 관리자의 주 업무인 컨펌이 줄어들 텐데 이들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안이 무엇일지 조직에서는 또 다른 고민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 또한 갓생>은 GS리테일의 젊은 감각들이 모여 상품을 만들어 내는 과정을 생생하게 다루고 있는 책이다. 실제로 갓생기획표 상품을 본 적은 많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도전기가 흥미진진하게 느껴지는 것은 새로운 것에 대한 그들의 끊임 없는 고민과 열정이 와닿았기 때문 아닐까. 아이디어에 목마른 사람들,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야 하는 사람들이 본다면 더욱 좋을 책이다.


*컬처블룸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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